그 동안의 소일거리

소일거리 2023. 6. 22. 18:33 Posted by 바나나피쉬

적기도 귀찮아서 가만히 있었더니 뭐가 뭔지 생각이 안 나는군... 써 놓긴 해야. 

Janelle Brown, I'll Be You -  오더블 다시 듣기 시작했다. 여전히 스릴러가 최고임을 깨달으며... 다른 장르로는 진출 못 하는 중. 같은 작가의 Pretty Things 재미있게 들어서 시작했다. 어릴 적 배우로 활동했던 쌍둥이 자매가 자라면서 점차 소원해지다가 결국 한 명이 실종(?)되고 본격적으로 내용이 전개된다. 제목은 어려서부터 쌍둥이가 상대방 역할을 한 적이 있었고 각자의 삶을 찾아 나서면서도 서로를 부러워했던 기억이 있어서 붙인 듯.  뭔가 뻔하면서도 안 뻔한 내용인데 산책하면서 듣기는 좋았다. 거기다 그 때쯤 넷플릭스 다큐로 한 바탕 난리 난 주제와 딱 맞물리더라고. 

Jeneva Rose, The Perfect Marriage - 요즘은 시점 바꿔가면서 전개되는 소설이 많은데 이것도 마찬가지. 아내와 남편의 시점이 왔다 갔다 하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잘 나가는 변호사인 아내와 예전에 책 한 권 히트치고는 별 볼일 없이 여기 저기서 글쓰기 강의나 하는 남편이 주인공인데, 문제는 이 별 볼 일 없는 남편이 바람을 피우면서 시작되는 것이지. 그런데 하필이면 바람 상대가 살해당하고 남편이 범인으로 지목된다. 아내는 남편이 바람 피운 사실을 알고 절망하면서도 무죄를 증명할 사람은 자신 뿐이라며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변호에 나선다. 범인 후보가 줄줄이 등장하는데, 과연 진짜 범인은 누구인가? 이것도 꽤 재미있게 들었는데 사실 요즘은 다 재미있다... 거기다 고르는 게 비슷비슷한 유형이라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스토리가 나오는 게 신기할 따름. 

Greer Hendricks and Sarah Pekkanen, The Wife Between Us - 오더블의 스타 Julia Whelan이 읽는다. 역시나 잘 읽고요. 남부러울 것 없는 결혼 생활을 하던 주인공은 남편에게 이혼을 당하고, 이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남편이 재혼한다는 소식을 듣는다. 어떻게든 재혼을 막아보고자 전남편에게 끈질기게 접근하고, 새로운 결혼 상대에게까지 손을 뻗는 주인공. 앞 부분은 주인공과 재혼 상대의 시점이 왔다 갔다 하면서 전개된다. 그러나! 반전이 있지요. 전부인이 갈등하고 새부인(-_-;)이 결혼 준비를 하는 앞부분 자체도 딱히 재미가 없는 건 아니다. 주인공이 비밀을 숨기고 있다는 내용이 계속 나오는지라 언제 어디서 터질 지 기대하던 와중에 생각지도 않았던 반전이 똭! 그 뒤부터는 계속 쏟아져 나오는데 너무 과하지 않고 설득력이 있어서 좋았다. 오랜만에 열심히 들었네...

Carola Lovering, Too Good to Be True - 이런 거 나 어디서 다 찾았냐... 이것도 돌아다니면서/자기 전에 열심히 들어 끝냈다. 반은 자면서 들은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만. 20년 다니던 회사에서 잘리고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을 부양하지 못한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면서도 바람은 피우는 남자, 과거 이야기를 줄줄이 꺼내 놓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 하는) 아내, 그리고 OCD가 있어서 남자 만나기를 꺼려하다가 결국 한참 나이 많은 남자(모든 게 다 거짓인!)와 결혼까지 결심하는 젊고 예쁘고 심지어 엄청 부유한 여성. 이 세 명의 시점이 교차하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이것도 재미는 있는데 이렇게까지? 싶은 내용이라 좀. 캐릭터도 딱히 매력적이지 않은데 그래도 결말이 궁금해서 계속 듣게 된다. 요즘 SNS 없었으면 소설 어떻게 썼을까 싶은 상황이 워낙 많아서... 모든 정보는 SNS에 있다. 복수 당하고 싶지 않으면 어디에도 자취를 남겨서는 안된다!

이거 말고도 <당신들은 이렇게 시간 전쟁에서 패배한다> 읽고/듣고 있다. 엄청나게 입소문을 타길래 읽었는데 흠... 이렇게 안 읽히는 소설은 사실 오랜만. 무슨 내용인지 알 수가 없어서 앞 뒤 왔다 갔다 하면서 읽었다. 그래도 결말은 매우 훌륭. 뒷부분으로 가면서는 왜 이렇게 썼는지 이해가 되는데, 그 앞이 오락가락. 번역이 좀 어렵게 된 거 같긴 하다. 오더블로 들으니 나름 군더더기 없이 끝나는 문장이 한글로는 마구 늘어나 있고(이렇게까지 의역할 필요가?? 싶은)... 그러나 영어로도 딱히 쉽지는 않고...뭔가 각잡고 앉아서 들어야 할 기분이라 반 정도 듣고 내버려 뒀다. 이제는 뭘 들어야 할까... 

아, <마당이 있는 집>도 후딱 읽어버렸다. 재밌군 재밌어. 요새 다 이런 분위기의 책만 읽어서 그런지(여자 작가, 여자 주인공, 스릴러, 비밀, 살인 -_-;) 후루룩 잘 읽히기는 하지만 남는 게 없... 

1월 중순(?)의 소일거리

소일거리 2023. 1. 15. 11:55 Posted by 바나나피쉬

- 코로나고 뭐고 해서 <아마데우스> 이후로는 연극을 안 봤는데 어제 오랜만에 뭔가를 봤다. 흠... 너무 오랜만이라 그런지 거슬리는 부분이 굉장히 많았지만, 이건 나의 문제인 듯. 아무튼... 연극 시도 자체는 굉장히 좋았다. 그러나! 왜 하필 그 주제인지 잘 모르겠고 한국 외의 지역에서 공연 가능성이 있을까 하면 그것도 딱히 아닌 듯하고 1시간 남짓 공연이라 좀 더 늘릴 필요도 있을 것 같은데 과연 어떤 이야기들을 나열해야 할 것인가... 근데 엄청 울다 왔다. 특수 계층(?)을 공략해야 할 듯. 와서는 논문도 찾아봤는데... 7권으로 나온 책에서 내용 추려 내려면 어쩔 수 없긴 했겠지. 

- <헤어질 결심> 드디어 봤다. 탕웨이 매력 철철. 왜 이렇게 난리인지 조금은 알겠다. 박해일은 <한산>에서 이것이 연기인가... 싶은 모습이었는데 여기서는 예전의 발랄(?)함이 좀 보여서 아, 이래서 배우구나 했다. 김신영이 나오는 걸 모르고 봤으면 더 좋았을 텐데 언제 나오나,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다가 막상 화면에 나오니 약간 힘이 빠졌고, 박용우야말로 전혀 모르고 봐서 헐... 검색도 해 봤다. 그나저나 탕웨이 한국어 꽤 잘하던데 이거 누가 먼저 읽어준 다음에 그거 듣고 따라 한 건가? 예전에 장땡땡이 일본어로 영화 찍을 때 상대역 일본 배우가 녹음해준 거 듣고 배워서 말투에 목소리 톤까지 비슷하게 됐다는 인터뷰를 읽은 기억인데 (처음에는 둘 구분 못했을 정도라고), 그렇게 되면 본인 연기는 어떻게 나오는 거지? 라는 물음이 갑자기 생겼다는 거 아니냐. 아무튼 목소리 톤도 좋고 발음도 나쁘지 않고 훌륭. 

- <헤어질 결심>을 볼 결심이 생겨나지 않아서 다른 영화를 이것 저것 봤는데. <페일 블루 아이> 이건 또 괴작이... 연기는 다 좋았는데 갑자기 컬트에서 하이퍼리얼리즘으로 튕겨나가니 벙.... 이거 시리즈로 만들건가? <상사에 대처하는 로맨틱한 자세>는 넷플릭스 막 구독 시작했을 때 엄청 광고하던 영화로 기억하는데 흠... 뻔하면서도 안 뻔하게 만들려고 노력했던 것 같고, 주인공이 다 귀여워서 모든 흠이 덮이더라는. 이 정도면 훌륭하다. 극 중 여자 주인공이 커다랗게 h 가 쓰여 있는 캔버스백을 가지고 나오는데 어디 것인지 궁금. 맘에 들어서가 아니라 너무 익숙한 로고인데 찾을 수가 없어서... 별별 검색을 다 해 봤는데 못 찾았다. 

- <The Mirror Has Two Faces> 바바라 스트라이샌드와 제프 브리지스가 주연한 영화다. 넷플릭스에서는 주인공 두 명 이름으로 한글 제목 한 거 같은데 생각이 안 나네... 의외로 재미있게 봤다. 요즘 영화와는 또 다른 완숙미(?)가 있구먼. 제프 브리지스가 한 10살은 어린 걸로 알고 있는데 둘이 꽤 잘 어울리고 내용도 참신(?하다기에는 클래식이지만)해서 좋았다. 역시 영화는 아무 생각/정보 없이 그냥 보는 게 좋다. 그리고 롬콤은 90년대(브리짓 존스의 일기 1도 넣어줘야 하니 2000년대 초반까지도 포함)가 최고다. <당신이 잠든 사이에> 또 봐야지. 이건 TV에서 해 줄 때마다 넋 놓고 봤는데 OTT에서도 틀어 놓고 넋을 잃는다. 예전 비디오 가게에서 처음 빌려봤던 이후로 줄곧 꽂힘. 벌써 Good old days 인가.

- <링컨 더 뱀파이어 헌터>도 내용만 알았는데 보기 시작했다. 잔인해서 눈을 어디다 둬야 하나 싶긴 한데, 다 분장이라고 생각하면 아무 생각없이 볼 수도 있겠더라. 1/3정도 봤나... 끝은 낼 수 있을까? 어찌됐든 내용 상으로는 제법 논리적이라서 아무리 역사 왜곡이라 해도 수용 가능한 범위다. 

- 그러고 보니 <인생은 아름다워>도 봤구나. 전혀 기억을 못했네. 다들 감동이라고 하는데, 우는 건 우는 거고, 극 중 캐릭터가 개짜증 나는 건 나는 거지. 너무 너무 싫은 캐릭터인데 주변에 너무 많아서, 너무 널리고 널려서 진짜 짜증났다. 현실의 반영이니까 그렇겠지만 왜 이런 캐릭터밖에는 안 나오는 건지 슬프더라 흑. 후회하지 말고 있을 때나 잘 하자. 나도 너도. 아, 노래는 둘 다 괜찮더라. 라라랜드에서 영감을 많이 받은 모양인데 코러스? 백댄서?는 그만큼 뽀대가 안 나서(스케일의 문제?) 좀 그랬다... 

새해에는 로설 끊어야는데 아직도 못 끊고 (그래도 예전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 나이 들어서 손댔기에 망정이니 이거 고딩 때에 시작했으면 내 인생은 거기서 끝났을 듯. <도파민네이션>에도 비슷한 상황이 나오더라만... 사실 심심해서, 할 일이 없어서 꽂힌 거 같긴 하다. 현생을 제대로 살아야 하는데 의외로 현생에서 할 일이 없... 게다가 다른 책은 읽고 싶지도 않으니 도파민의 문제가 맞나 보다. 엉엉. 

1월의 잡담

상념 2023. 1. 3. 22:34 Posted by 바나나피쉬

오페라의 유령 25주년 특별 공연 보고 있는데 역시 난 오페라의 유령을 안 좋아하는군. 공연은 두 번 봤는데 둘 다 그냥 그랬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아마도 스위니 토드일테고 그 외에는 케이트 블란쳇 나온 엉클 바냐였나. 이바노프도 가끔 생각은 난다. 아 바리시니코프 나온 것도. 그때 링컨 센터 페스티벌이 대박이었구먼. 딱히 뭔가 많이 본 것도 아닌데… 한 철이었나 싶기도 하고. 이렇게 기억으로 사는가. 스토파드의 새 연극은 보고 싶기도 하다만… 올해 7월까지 연장 공연한다니 가능성은 있으려나? 일단 책을 읽고 있는데 연극은 아무래도 공연을 통해 완성되는 것이라 집중이 썩 잘 되지 않는다. 꽤나 대작이고 울면서 나온다는데 과연? 영국 가면 뭐 재미있는 거 하려나? 나는 아무래도 리바이벌파라. 근데 내가 20년 쯤 더 살면 요즘 올리는 극이 다 리바이벌 대상일테지 흑. 한 동안 래티건이랑 카워드 엄청나게 올리더니 내가 관심을 끊어서 모르는 건지 유행이 지나간건지. 지금 보니까 조쉬 그로반이 스위니 토드로 리바이벌 하는 모양이군. 제시카 차스테인은 인형의 집. 대니얼 래드클리프도 뮤지컬 또 하는구나. 그렇지 아직도 star struck이라 ㅎㅎ 양심 챙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