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도 벌써 중반을 넘어서서 후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왜 이렇게 시간이 빠르게 가는 것이냐. 분명 2주 전에 시간 많으니까! 했더니 오늘일세... 처리할 일이 이것 저것 있어서 귀찮아!를 입이 마르도록 외치며 지내고 있다. 그렇다고 뭔가를 하는 것도 안 하는 것도 아니여... 나는 집순이라 며칠이고 집에서 안 나가도 괜찮은 인간인데 나마저도 우울해지다니 이건 정말 새로운 세계로구나.
5월에는 뭘 했나... 아직도 리디의 노예로 살고 있다. 거기다 네네까지 진출해서 포인트 모으는 중. 미쳤나봐. 거기다 BL 만화도 본다 -_-;; 미쳤어. 이렇게 놀고 있으니 내가 그동안 얼마나 놀았는지가 확 와 닿으면서, 남들처럼 열심히는 못 살겠다 싶은 것이... 일을 바꿔야하나. 글도 하도 안 써지고 못 써서 필사를 한 번 해볼까 했는데 그마저도 귀찮아서 한 장 하고 끝이다. 앤 패디먼의 훌륭한 영어 실력을 모방하고자 했는데 책을 잘못 골랐나.
아, 요즘 읽고 있는 책은 Smoke Gets in Your Eyes다. 한국어로도 번역되었다길래 일단은 킨들을 지르고 번역된 건 도서관에서 대출을... 쿨럭. 괜찮은 책이다. 20대 여자 장의사로 이목을 끌긴 했지만 워낙 기본기가 있는 분이라 그런지 (학벌에 약하다. 그리고 중세사 전공이라잖아) 일상과 학문을 적절히 섞은 좋은 글이 많다. 물론 뜬금없이 인용되는 부분도 없다고는 못하겠다. 몇 년 전에 죽음 관련 책을 사 두고 아직도 안 읽고 있는데 (벽돌 수준의 두께라 감히 손을 못 댔다. 방 구석 어딘가에 깔려 있을 듯) 이 책은 접근성이 높아서 좀 더 본격적인 책으로 가기 전 워밍업으로 읽으면 되겠다 싶다. 물론 몰랐던 사실을 너무나 많이 알려줘서 약간 충격이기도 하다. 영어 공부 한답시고 원서는 그대로 보는 편인데 요즘은 번역도 궁금해져서 둘 다 같이 보고 있다. 그러나! 번역에 오류가 좀 있더라고요. 제일 벙찐 건 Medieval Times를 언론사로 번역하셨... 이거 중세시대처럼 꾸며놓은 테마 파크 아닌가. mead wench면 차 심부름하는 아가씨가 아니라 중세시대 옷 입고 테마 파크에서 서빙하는 여자 직원 아녀? 중세사 전공은 일자리가 워낙 없어서 이런 테마 파크 직원 아니면 갈 데 없다는 거 아니었나!!! (여기 말고도 갈 데는 물론 있다.) 피넛 버터 에피소드에서도 Jif는 접착제가 아니라 피넛 버터 브랜드자녀! 그리고 책을 언급하면서 "내가 복사한" 이라는 말이 나와서, 헐... 책 복사는 불법아닌가, 절판도 아닌데, 했더니 my copy, 내가 갖고 있는 책이라는 걸 이렇게 ㅠ_ㅠ 이거 말고도 꽤 있더라고. 역시 번역은 문법이 아니라 배경 지식의 문제인가. 접한 적이 없으면 모르는 게 당연할 수도 있고... 그러나 좀 충격. 물론 가장 큰 충격은 10년도 더 전에 YA 소설 읽다가 배에 식스팩 있다는 걸 음료수캔 여섯개짜리(이것도 식스팩이긴 하지)를 한 번에 들 수 있을 정도라고 번역한 걸 발견했을 때였다만. 나는 한 손가락으로도 식스팩 들 수 있지만 배에 왕 자는 없다고. 으흐흑.
아무튼 이러고 있다. 인터넷 뒤지면서 리뷰도 읽고 있는데 번역이 별로라는 리뷰에 번역하신 분 본인이 댓글을 달아서 허거걱. 그래 비난하기는 쉽지만 직접 하라면 나는 더 못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록은 해 두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