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graphing Fairies

Toby Stephens 2012. 11. 11. 07:46 Posted by 바나나피쉬

구해 놓은 건 1년도 더 전인데 어제서야 봤다. 요즘은 뭐든 처음부터 집중하는 게 힘들어서 중간에 보고 멍때리다 다시 보고 이러는데 이것도 아니나 다를까 -_-; 그래도 재미있게 봤다. 1917년에 요정의 사진을 찍었다는 두 소녀의 이야기가 있었다는데, 영화는 이걸 배경으로 해서 이야기를 엮어 나간다.

 

주인공인 찰스 캐슬은 꽤 잘 나가는 사진작가로 결혼식 다음 날 등산을 하다 발밑이 꺼지는 바람에 아내를 잃는다. 시간이 지나도 아내에 대한 그리움은 사라지지 않고, 스스로 목숨을 끊을 생각은 없지만 그렇다고 새로운 인생을 꾸려나갈 생각도 전혀 없다. 전쟁을 겪어왔기 때문인지 당시엔 영매를 통해 사후 세계와의 접촉을 원하는 사람이 많았고 다른 세상에 대한 동경에 힘입어 요정의 사진도 큰 관심을 끌게 된다. 찰스 캐슬은 본인 스스로가 사진 조작에 능했기 때문에 요정의 사진이 거짓임을 알게 되고 한 모임에서 그 사실을 폭로한다. 그러나 사건은 그 모임에 참석했던 목사의 부인이 두 딸과 함께 찍힌 요정의 사진 한 장을 가져오면서 시작된다. 아무리 살펴봐도 사진에서 조작의 흔적을 찾을 수 없자 찰스 캐슬은 목사의 부인이 사는 동네를 방문하고 요정에 대해 이야기 하기 위해 숲에서 그녀와 만날 약속을 한다. 그러나 약속 장소에서 부인은 목이 부러져 죽은 채로 발견된다. 그 곳에 있는 나무에 올라갔다가 떨어진 것. 부인의 장례식이 끝나고 두 딸을 쫓아 다시 숲으로 간 찰스 캐슬은 아이들이 어떤 꽃송이를 먹는 것을 발견하고, 그 꽃을 주머니에 넣는다. 동네 여인숙에서 저녁을 먹던 중, 찰스 캐슬은 아무 생각 없이 그 꽃을 입에 넣고 곧 새로운 세계를 발견한다. 사람의 눈으로는 감지할 수 없었던 물체들을 보게 된 것. 다시 숲으로 돌아온 찰스 캐슬은 요정을 발견하고 그 요정을 통해 부인과의 행복했던 시간을 다시 경험한다. 천국을 맛보았다고 믿은 캐슬은 사진 도구를 가져다 요정을 촬영하고 세상에 요정의 존재를 알리려 한다. 그러나 요정의 존재를 믿지 않는 목사는 캐슬이 자신의 부인과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을 거라 의심하고, 어느 날 딸이 똑같은 나무에 올라갔다가 떨어져 부상을 입자 나무를 베어 요정의 존재를 없애려 한다. 요정이 현재와 다른 세계를 이어줄 것이라 믿은 캐슬은 목사를 막으려다 결국은 그를 죽이게 된다. 사고사였음에도 캐슬은 죄를 인정하고 사형선고를 받는다. 꽃송이 하나를 소중히 간직한 채. 죽음은 중요하지 않다고 확신하는 캐슬, 그리고 교수형을 당한 뒤, 그는 죽었던 아내를 되찾는다.

 

죽음, 종교, 다른 세상에 대한 희망, 이런 게 섞여서 다소 우울하지만 꽤 재미있는 영화가 됐다. 토비 스티븐스는 샤방샤방 완전 어리고. 목소리도 엄청 가늘다. 열정은 있지만 사실 삶을 포기했고, 요정을 통해 희망을 얻는 역할이라 어떤 때는 열정으로 넘치다 어떤 때는 좌절하는 역할 잘했다. 근데 너무 어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