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guardian.co.uk/film/2007/may/31/theatre
Guardian 2007년 5월 30일 기사 The Prodigal Son
그는 햄릿이었고, 본드 악당이었고 로체스터였다. 이제 토비 스티븐스는 술꾼을 연기하기 위해 무대로 돌아온다. 그가 마크 로슨에게 왜 이 역이 고통스런 반향을 불러오는 지 말한다.
해롤드 핀터의 "배신"에 나오는 두 대사는 토비 스티븐스에게 특별한 중요성을 지닌다. 삼각 관계가 씁쓸한 이별에서 희열 가득한 만남에 이르기까지 거꾸로 진행되는 1978년 연극의 리바이벌에서 그는 불륜을 저지르는 문인 에이전트 제리 역을 맡았다.
하나는 아버지들(*제리와 로버트)의 토론 중, "남자 아기가 여자 아기보다 더 많이 울어"라고 하는 것이다. 우리가 만나기 전날 밤, 아내인 배우 애나-루이즈 플로우먼이 스티븐스의 첫 아들 일라이를 낳았다. 일라이가 태어난 후 스티븐스의 어머니인 매기 스미스가 에드워드 알비의 "드뷰크의 여인" 공연을 마치고 축하하러 들렀다.
그러나 연극의 다른 대사는 스티븐스와 스미스 둘 다에게 좀 더 고통스런 개인적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한 장면에서, 제리는 돈마 웨어하우스 공연에서 사무엘 웨스트가 연기하는 그의 출판업자 친구 로버트와 술을 마시며 점심을 먹는다. 제리는 위스키를 들이키며 바이러스에서 회복 중이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이 벌레를 없앨 유일한 방법이 스카치지. 밤에도 점심 때도 말야. 이게 재발할 걸 대비해서 점심 때도 계속 스카치를 마시는 중이라고."
알콜 섭취에 대한 우스꽝스러운 자기 기만, 특히나 로버트라는 이름의 누군가와 대화하는 것은, 결국 스스로를 죽음으로 몰고 간 알콜 중독으로 재능을 소모해 버린 빼어난 연극 배우 로버트 스티븐스의 아들에게 분명 유령을 불러낼 것이다. 그러나 로버트 스티븐스의 몸에 매기 스미스의 얼굴을 딱 갖다붙인 듯한 38세의 토비에게 "배신"에서의 술판 점심은 몇 번이고 돌아볼 만한 것이다. 나는 그에게 부모의 얼굴과 재능을 물려받은 것만큼 아버지의 자기 파괴적 유전자의 존재를 두려워하냐고 묻는다.
그는 한숨을 쉬고 잠시 멈추더니 두번 말을 시작하려다 말고는 대답한다. "그랬다고 생각해요. 그런 것 중 하나죠. 저는 아버지의 알콜 중독을 가졌어요. 가지고 있죠. 운좋게도 30이 됐을 때 벗어났어요. 로버트가 알콜 때문에 죽은 걸 봤는데도 멍청하게 계속 마셨죠. 심리적인 고문같은 거라고 말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순전히 육체적인 필요에 의한 것이었어요. 엄청난 양의 술을 마시고 또 계속 더 원하게 만들어진거죠. 좀 마시자마자 더 마시고 싶거든요. 그러니 아예 안마시는 게 살기 더 쉬워요. 가끔은 그게 그립기도 하지만요."
새천년이 시작될 쯤 위기가 왔다. 양아버지인 작가 베벌리 크로스 -매기 스미스는 로버트 스티븐스와 이혼한 후 그와 결혼했다- 의 죽음에 괴로워하며 24시간 내내 술마시는 날들이 시작됐다. 텔레비전의 "카모마일 론"과 무대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로 겉보기에는 성공한 배우였지만 그는 대사를 잊어버리기 시작했고 수 리터의 달달한 액체로 몸이 불어나 "페드라"의 뉴욕 공연을 본 뉴욕 타임지의 평론가는 "히폴리투스(*페드라 배역 이름)는 스테어매스터(*계단식 운동기구)를 해야겠다"라고 썼다.
맨하탄에 있는 동안 스티븐스는 바에서 밤을 보내고는 아누위의 "성으로의 초대" 리바이벌 오디션에 나타났다. 대본에 집중할 수 없어서 엄청나게 화가 난 그에게 다행스럽게도 동정어린 감독이 재조정을 제안했다. 일시적으로 정신을 차린 그는 역할을 얻었지만 이것이 계속되면 "추락해서 타버릴" 것임을 알아차렸다. 리허설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그는 습관적으로 보드카 한 병을 샀으나 그것을 맨하탄 숙소 냉장고에 열지 않은 채 넣어두고 한달 동안 술을 마시지 않기로 다짐했다. "스스로에게 감기 걸린거라고 속인" 식은땀 나게 아팠던 두 주 후, 그는 너무나 기분이 좋아진 것에 충격을 받았다. 이 때 그는 애나-루이즈를 만났고 그 후로는 술을 마시지 않았다. 그의 가장 유명한 역할인 RSC의 햄릿과 본드 영화인 "다이 어나더 데이"의 악당 구스타브 그레이브즈를 이 금주 기간 중에 맡았다.
이런 경험을 통해 스티븐스는 연기 쪽이 음주를 쉽게 받아들인다는 것을 참지 못하게 되었다. "피터 오툴과 리처드 버튼이 보드카 두 병을 마시면서 햄릿을 연기해냈다는 이 로맨틱한 신화말이죠. 미안한 말이지만 말도 안되요. 안 마시고 했으면 제길 도대체 얼마나 대단했을 거에요?"
그가 자기 파괴적인 수 년을 보내는 동안 어머니가 뭐라고 한 적은 있는지? "짐작은 하셨을 거라고 생각해요. 로버트와 그 모든 걸 다 경험하셨거든요. 그 후로 어머니와 이것에 대해 이야기를 했는데 믿을 수 없을만큼 지지를 해 주셨어요."
그러나 스미스는 연극 관련 인용문 사전의 몇 장을 차지할 정도로 신랄하고 잔인한 유머로 명성이 높다. 예를 들자면, "코리올라누스"에서 토비가 나체로 등장했을 때, 스미스는 막간 동안 거길 마지막으로 본 게 그가 다섯살이었을 때라고 크게 말해 극을 거의 훔쳐갔었다(*다른 기사에서는 The Camomile Lawn 때라고 나왔던 듯). 자식교육도 그렇게 화려한 언어로 했는지?
"곤란할 때가 있어요," 그는 인정한다. "정말 똑똑하고, 정말 강한 사람이에요. 직업상에서는 그렇게 해도 대부분 넘어가죠. 사람들은 어머니가 다른 사람에게 까다로운 만큼 스스로에게도 그렇다는 걸 아니까요. 만약 어머니가 잘 못하면 사람들은 '그쪽이나 신경써요'라고 할 거에요. 하지만 어머니는... 그런 걸 보면서 자랐어요. 그 대상이 되는 건 믿을 수 없을만큼 재미있기도 하고 때로는 꽤 끔찍하기도 하죠. 감춰진 위트를 이해할 줄 알아야해요. 어머니가 아내한테 그렇게 하기 시작한 때가 있거든요. 그리고 제 아내가 "어머니가 나에게 정말 무례하게 대하셨어"라고 말했어요. 그래서 제가 그랬죠. "진짜 가족이 됐네. 가슴 깊이 안아주신거야."
아이들은 자기 삶 속의 사람들이 인격을 일정하게 유지하길 원한다. 무대에서 모습을 바꾸는 것이 직업인 배우의 아이로 자라는 게 어려웠나?
"지금이 더 쉬워요," 스티븐스는 말한다. "저는 그 어느 때보다 객관적이고, 엄마가 하시는 일을 이해할 수 있어요. 크게 웃다가 다음 순간에 깊은 고통을 느끼는 것 같은, 어머니가 하는 그런 것을 기술적인 동경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거든요. 하지만 어렸을 때는, 솔직히 말해서, 창피했어요. 엄마가 걷고 있는데 저는, '악, 뭐하는 거야? 왜 옷을 저렇게 입었어? 그리고, 아악, 저 남자랑 키스해야 한다고.' 그러니까, "오디푸스" 보러간 게 기억이 나거든요. 그거 보고 돌아버리는 줄 알았어요."
연극에 종사하는 부모와 양아버지를 볼 때, 스티븐스의 직업은 피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는 가족 사업의 열쇠를 쉽게 물려받지는 않았다고 기억한다. "이게 제가 원하는 거라는 걸 확인하려고 꽤나 노력하셨어요. '오 좋아, 이 애도 그 쪽에 뛰어들겠군," 이런 건 아니었죠. "이게 정말 네가 하고 싶은 거라면, 왜지? 너 진짜로 본 연극은 몇 편이나 되니?"
스티븐스는 "배신"을 본 적은 없지만, 드라마 학교에서 극을 읽었다. 1978년에 초연되었고 원작은 1977년에서 1968년 사이에 이루어진 일로, 로저 미셸의 리바이벌은 이 시간 배경을 따른다. 불륜을 저지르는 사람들이 몰래 나가 공중전화를 건다는 대사, 여자를 때린 것을 자랑하는 남자같은 세부 장면은 현대 문화와 너무 동떨어졌기에 스티븐스는 "시대극으로밖에 연기할 수가 없지만, 그렇다고 모두 나팔 바지를 입고 나타나는 그런 완전한 시대극은 아닐 거에요"라고 말한다.
그러나 원작의 한 부분은 바뀔지도 모른다. 핀터가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어버렸다고 씁쓸해 한, 신중하게 명시된 침묵 말이다. "우리는 리허설 전에 그와 점심을 했고, 그가 초반 대본 리딩을 들으러 왔거든요. 제가 말했죠. '제가 땡땡땡 같은 거 따랐으면 하나요?' 그러니까 그가 말했어요. '그거 다 무시해요. 내가 내 작품 공연할 때는 그거 다 무시하거든.' 침묵은 사실 배우에게 힌트나 조언을 주려고 있는 거에요. 그리고 어떤 침묵은 정말로 좋아요. 음악처럼 잘 짜여졌거든요. 하지만 연기하다 보면 어떤 건 필요없다는 걸 알게 되죠."
그의 햄릿과 이 연극 사이에는 삼 년이 지났다. 그 사이에 영화 몇 편, BBC1 "제인 에어"의 로체스터, 그리고 뉴질랜드에서의 오랜 안식일 -나는 이게 일을 까다롭게 골랐거나 환상이 깨져서냐고 비췄다- 이 있었다.
"그렇죠. 이 직업을 오래 할수록 제가 얼마나 운이 좋았는지 더 느껴요. 점점 더 어려워지거든요. 그냥 줄어드는 거 같아요. 영화는 하나도 없는 것 같고, 극장에서는 관객을 끌어들이는 게 점점 더 어려워지거든요."
돈마에 오는 관객 중 일부는 "다이 어나더 데이"를 본 수백만 명 중에 포함될 것이다. 다니엘 크레이그가 영화에서 살인면허를 받기 전 스티븐스는 몇몇 신문에서 본드 유망주로 이름이 올랐다. 그가 시리즈에서 007과 악당 둘을 다 연기한 최초의 배우가 될 것이라고 말이다.
"그게 어디서 나왔는지 모르겠어요." 그는 웃는다. "그러니까 말이죠, 진짜, 크레이그가 금발이라고 난리였잖아요. 근데 빨간 머리(*진저라고는 했다만 -_-;; 빨간 머리지...)한테 그 배역 주는 게 상상이 되요? 암살 음모가 나올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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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페드라 엄청 까였다 했더니 (그것도 의상으로 -_-;;) 배나와서 그랬구나. 역시 뉴욕 타임즈 평론가님은 예리하시지. 이분은 게이라 그 쪽에 더 관심을 가지신 건가? 보통은 왠만큼 뚱뚱하지 않고서야 몸매갖고 뭐라 안 하지 않나? 사진 상으로는 그렇게 뚱뚱해 보이지 않던데... 쩝. 페드라/브리타니커스가 술퍼먹고 못 깨서 낮공연 늦은 연극인 듯. 이 기사는 예전에 읽은 적이 있는데 그냥 대충 훑어만 봤나보다. 그 때는 뭐 Betrayal에 관심이 별로 없어서 그랬나. 지금도 뭐.. 딱히.
매기 스미스의 독설이 그렇게 한 바닥 나왔다고 흠. 인터넷에 인터뷰에서 나온 인용구가 많이 돌아다니긴 한다만 그 정도일 줄은 헉. 거기다 며느리한테도 독설작렬 +_+ 요즘 제일 재밌게 읽었던 quote는 해롤드 핀터/톰 스토파드 대화. 해롤드 핀터가 Comedy Theatre를 Pinter Theatre로 이름 바꾸는 거 성사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스토파드가 안 되면 해롤드 핀터 본인 이름을 Harold Comedy로 바꾸는게 어떠냐고 했다는 -_-;; 둘 사이 안 좋았나... 그런 건 아닌 듯 한데 흠. The Real Thing에서 헨리가 중간에 pause 라고 대사하는 게 있는데 이거 혹시 핀터 연극에서 따 온 건가 너무 궁금해 ㅠ_ㅠ 근데 알 길이 없어 흑. 그래서 다시 Betrayal 듣고 있다. 사무엘 웨스트 기사도 있는데 이건 쓰시는 분이 너무 어렵게 꼬아서 번역 시도하기도 사실 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