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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by Stephens'에 해당되는 글 26건

  1. 2011.10.07 The Big Sleep 2
  2. 2011.09.04 A Midsummer Night's Dream (RSC, 1994) 2
  3. 2011.09.01 The Camomile Lawn (1992) 2
  4. 2011.08.20 The Best Man (2006) 2
  5. 2011.08.01 Twelfth Night 4
  6. 2011.06.16 Vexed 2

The Big Sleep

Toby Stephens 2011. 10. 7. 10:52 Posted by 바나나피쉬
The Lady in the Lake는 졸면서 대충 들었고, 제일 처음 방송한 게 The Big Sleep 이라 그래서 어제 자기 전에 들었다. 물론 중간에 잤다 -_-;; 첫 방송 끝나고 가디언에서 리뷰 나왔는데 토비 스티븐스 목소리가 "spot-on"이라고 극찬을 해대길래 진짜인가 하고 다시 들었다는.

가디언 기사에 딸려나온 사진

언제나처럼 나는야 객관적인 팬. 댓글에는 너무 "동부" 액센트라고 했다만... 잘 모르겠다. 서부 액센트는 얼마나 달라? 토비 스티븐스도 딱히 동부 액센트 하는 거 같진 않던데... 영국 배우라는 걸 너무 의식하고 들어서 그런가 그럴듯하게 잘 하는데 둥글게 마는 느낌이 조금 있다. 그래도 다른 배우들보다는 잘 한다. 완전 둥글둥글하게 마는(휴 로리도 제일 신경쓰는게 "r" 발음 정확하게 하는 거라 그랬지 - 그러나 휴 로리의 액센트도 걸고 넘어지는 미국 사람들이 있다는 걸 감안하면... 어렵다) 걸 많이 들어서 그렇게만 안 해도 뭐. 뜬금없지만 데미안 루이스가 진짜 미국 액센트 잘 하는 듯 (데미안 루이스가 나오는 라디오 드라마도 오늘 들어서 그렇다). 남부로 가면 어떨지 모르겠다만서도. 데미안 루이스도 30분짜리 본드 소설 읽은 게 있는데, 여기서는 토비 스티븐스의 본드가 압승!

The Big Sleep 꽤 재미있다. 근데 등장인물이 너무 많아 -_-;; 목소리 다 헷갈리고 이름 헷갈리고 도대체 누가 누군겨? 한데다 잠 자기 전에 반쯤 정신 나간 상태로 들어서 오늘 정신 차리고 다시 들었다. 아이고... 필립 말로 완전 느끼하다. 거기다 덤비는 여자들이 왜 이리 많은가. 대사는 지금 기준으로 보면 많이 유치한 편이다만, 사건이 계속 이어져서 재미있다. 30년대 LA의 포르노 산업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_- 원작에는 동성애에 대한 것도 나온다던데... 가만. Queer! 라고 소리쳤던 게 그건가? 이미 30년대에 queer 라고 썼던 건가. 오스카 와일드 때만해도 그 뜻은 아니었던 거 같은데. 흠... 아니 1910년대까지만 해도 queer하면 미친 거에 가까운 단어 아니었던가. 아무튼.

필립 말로가 등장하는 레이먼드 챈들러 작품은 거의 다 영화화 되었다고 한다. The Big Sleep 은 40년대에 무려 험프리 보가트와 로렌 바콜 주연으로 제작되었다고. 카사블랑카도 안 본 사람으로 -_-;; (그래도 Dark Passage는 봤다. 이것도 보가트와 바콜 주연) 험프리 보가트의 필립 말로가 어땠을 지는 상상이 잘 안 된다마는 꽤 어두운 분위기였을 거라 추측. 앞으로 3주 동안 나머지 다 해 준다니 열심히 쟁여놓긴 해야겠다. 일단 책은 읽기 싫고 읽을 시간도 없고... 인물 중심 드라마면 대충 들어도 되는데 범죄/추리물은 정신 바짝 차리고 몽땅 다 들어야 뭐가 뭔지 알 수 있으니 아예 날 잡아놓고 듣든지 아니면 한 시간 반 산책 코스를 돌든지 해야겠다. 일주일 동안 꼬박 산책하면 다 듣긴 하겠구나. 계속 날이 맑기를.

A Midsummer Night's Dream (RSC, 1994)

Toby Stephens 2011. 9. 4. 11:32 Posted by 바나나피쉬

도대체 왜 선전도 안 하나 해서 구글했더니 이게 딱 나왔다. 1994년 RSC 공연 장면 중 퍽이 장난쳐서 이제 다 헬레나를 좋아하게 된 부분인 듯. 허미아 역의 목소리가 왠지 익숙하다 했더니 라이샌더가 토비 스티븐스이고 허미아가 엠마 필딩이라고. 다 필요없고! 엠마 필딩 팬이 되겠다. 원래 헬레나와 허미아가 키 차이가 나는 설정인 줄 이거 보고 처음 알았다. 직접 보면 정말 재미있을 듯. 현대적으로 바꿔서 옷도 파스텔 톤으로 입고 나오고 문도 달고 했나보다. 근데 중간에 진짜 엠마 필딩 문에 박은건가? 액션 연습 엄청했겠다 싶은게... 

나도 노천극장에서 영어로 하는 거 봤는데 왜 생각이 하나도 안 나나. 중간에 당나귀 가죽 뒤집어쓰고 장난치는 것만 생각난다 ㅠ_ㅠ 아마존에 RSC 공연 DVD가 있다고 해서 두근두근하며 찾아봤는데 같은 프로덕션 다른 캐스팅이었다. 쳇. 은근 기대했는데 운이 따라주질 않는군. 구했어도 아마 엠마 필딩만 보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이번 Drama on 3 리코딩은 진짜로 숲 속에서 했다고 한다. 분위기를 살리려고 -_-;; 오베론과 티타니아가 숲 속에서 e-book 보며 대사 읽는 사진이 인터넷에 떠돈다고 하여 찾았다.
출처는 http://www.perfectmotion.tv/#1 making 동영상도 있다. 토비 스티븐스 살 좀 뺐나 아님 머리를 짧게 잘라서 그런가 회춘하고 있구나... ㅠ_ㅠ 진짜 주인공은 Puck이라 역할을 맡은 Freddie Fox (오만과 편견에서 다시 여동생으로 나온 에밀리아 폭스의 남동생이라고. 1989년 생이다. 늦둥인가)가 꽤 많이 보인다.

 


The Camomile Lawn (1992)

Toby Stephens 2011. 9. 1. 11:58 Posted by 바나나피쉬
이거 나름 재밌다. 리뷰마다 쓸데없이 야한 장면 너무 많다고 난리던데 나는 만족. 제니퍼 일리 몸매 진짜 좋다. 입이 떡 벌어질 정도 ㅋㅋ 오만과 편견에서 다 감추고 나오려면 얼마나 힘들었을고. 뭐 사실 감춘다고 감춰질만한 몸매가 아니지만. 좀더 "racy"한 드라마가 아니라서 오만과 편견 스탭들이 슬퍼했을 듯하다. 물론 콜린 퍼스에 의하면, 결혼하기 전에 다시와 리지가 잤을 거라고 하니.. -_-;; 사심가득한 대답이었나. 그런데 문제는 이때랑 오만과 편견 찍었을 때랑 제니퍼 일리 얼굴에는 변화가 없다는 것. 완전 노안이다 흑.

배경은 2차 세계 대전으로 콘월의 Camomile Lawn과 런던 사이를 오가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다섯 사촌과 쌍둥이 형제가 전쟁을 살아 남아 45년 후 장례식에서 재회하게 되는데 이 장례식을 계기로 다들 과거를 회상하게 된다. 전시라고 해서 걱정만 하고 우울하게 사는 게 아니라 나름의 할 일을 찾아내서 (그게 군인들에게 "위안"을 주는 것이든, 남편 재산 탕진하며 노는 것이든, 아니면 유부녀랑 하룻밤 보내려고 갖은 애를 쓰는 것이든)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 듯. 평소의 꽉 막힌 기준에서 벗어나 그 전에도 그 후에도 누려볼 수 없는 자유를 만끽하며 어떻게든 전쟁에 도움이 되어 보려고, 그러면서도 인생을 살려고 애쓰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동명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드라마로 원작은 여자 캐릭터가 더 확실하게 살아있다고. 드라마도 여자 캐릭터 중심으로 남자들은 그저 주변 인물 같은 분위기다.

제니퍼 일리의 칼립소라는 캐릭터 자체가 약간 이해하기 어려운 타입이라 연기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거부감이 든다. 돈만 보고 자기보다 훨씬 나이 많은 남자랑 결혼한 후 자유분방한 생활을 즐기는 캐릭터. 거기다 목소리도 그렇고 엄청나게 과장하는 연기라. 하지만 따지고 보면 가장 현실적인 캐릭터였는지도 모르겠다. 토비 스티븐스는 그때부터 지금의 매너리즘이 보인다 - 목소리 톤이나 머리 흔드는 거. 사촌 중의 하나로 칼립소에게 프로포즈했다가 거절당한 후 자원 입대해서 휴가 나올 때마다 약속했던 comfort 달라며 칼립소를 쫓아다니는 올리버 역. 근데 왜 이렇게 울리는지... 마초 스타일 남자 울리는 게 그 당시 유행이었나 아니면 우는 연기 잘 해야 아 배우구나 한 건가. 이분도 full "frontal"은 아니지만 흘러가듯 슬쩍 올 누드 나와주시고 -_-;; 아들이 2살인가 이후로는 다 벗은 모습 (specifically, "willy") 본 적 없는데 TV에 나와서 화들짝 했다는 매기 스미스의 인터뷰도 있었다고. 또 다른 cousin인 폴리 역의 타라 핏제럴드가 제일 괜찮았고 소피 역을 맡은 레베카 홀이 진짜 귀엽게 나온다. 지금이랑 똑같이 생겼는데 연기도 제법 잘 하고 꽤 중요한 역을 맡았다. 9살인가 10살이었다는데 당시 20대 초반이었던 다른 배우들보다 나은 것 같기도 하고. 레베카 홀 엄마가 굉장히 유명한 흑인 오페라 가수라고 알고 있다만 어쩌면 이렇게 혼혈 티 하나도 안 나게 태어났는지 신기하다. 하얀 얼굴에 주근깨도 잔뜩이고 머리카락 검은 거 말고는 거의 표 안 난다. 백인우월주의 표방이 아니라, 아무래도 표 안 나면 백인 중심 연예계에서 연기하는 데는 좋겠지. 거기다 시대극으로 들어가면 흑인 배우는 사실 설 자리가 없으니까 말이다. Wide Sargasso Sea에서도 주인공으로 나오는데 이건 의도적인 건지 아니면 우연히 그렇게 된 건지 궁금하다. 
 

펠리시티 켄달이 Aunt Helena 역을 맡아서 분장까지 해가며 연기 투혼 발휘하시고. 이 드라마에서 유일하게 현재/과거 다 연기하는 배우다.  다른 특이사항이라면 제니퍼 일리의 엄마인 로즈마리 해리스가 나이 든 칼립소로 나온다는 점. 둘이 꽤 비슷하다. 눈이랑 입 부분이 특히. 나이 든 올리버 역의 배우도 은근 토비 스티븐스 닮아서 재밌었고. 다른 캐릭터도 비슷한 배우들 잘 고른 듯. 시간 떼우기에는 괜찮은데 다시 보라고 하면 안 볼 거 같다. 이제는 다운튼 애비 시즌 2를 기다리며 The Hour나 봐야겠다.

The Best Man (2006)

Toby Stephens 2011. 8. 20. 03:37 Posted by 바나나피쉬
Youtube에 드라마 전체가 다 올라와 있길래, 거기다 내 컴퓨터 realplayer는 다운로드도 되길래 한꺼번에 다 다운받아서 자기 전에 봤다. 무슨 내용인가 했는데 의외로 재밌더구먼. 주연 중 하나인 Richard Coyle은 왠지 꽤 낯이 익은 얼굴인데 아마도 커플링 잠깐 잠깐 봤을 때 눈에 익었나보다. Keeley Hawes는 키이라 나이틀리와 꽤 비슷한 인상(구강 구조 때문인지 비슷한 얼굴형이 꽤 있다)이나 키도 커 몸매도 더 좋아 가슴도 물론 크고 -_-;; 매튜 맥페디옌이랑 아직도 잘 살고 있나... 토비 스티븐스는 진짜 인터뷰에서 말했듯 완전 상류사회의 캐리커쳐로 나온다. 부모 잘 만나 돈도 많고 부족한 거 없고 일 별로 안 해도 먹고 살 만 하고.

어린 시절에 우연히 만나 줄곧 친구로 자라 온 두 남자의 이야기. 과거 둘만 알고 있는 비밀 (이거 요 몇 년 사이에 나온 한국 스릴러/공포 영화의 전형적 패턴 아닌가...)이 갑자기 나타난 매력적인 여자에 의해 밝혀질까 전전긍긍하는 사이 (또 다른 패턴으로는 두 남자가 다 이 여인에게 빠지고...) 전혀 예상 못한 새로운 사건이 벌어지는데 쩜쩜쩜. 이런 전형적이라 할 수 있는 이야기이나 나름 반전도 있고 여자의 캐릭터 설정도 꽤 잘 되어 있는 편이라 재미있게 봤다. 그리고 감독 및 각본가가 매우 건전한 남성들이었는지 호모섹슈얼 코드가 있긴 하나! (이렇게 집착 심한 관계라면 없을 수가 없지) 두드러지지는 않은 것 같다. 아니면 단지 내가 토비 스티븐스를 완전한 헤테로섹슈얼로 보고 있어서 전혀 의식을 안 한 걸 수도 있고. 그렇게 따지자면 리처드 코일도 완전 남자답긴 하지. 혹은, 너무 신경질적으로 나와서 어떤 성적인 면도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인지도. 이도 저도 아니라면, 그래 킬리 호즈가 너무 멋져서...? 다 괜찮은 데 제일 맘에 안 들었던 게, 커서의 토비 스티븐스 캐릭터와 15세 무렵의 캐릭터가 너무 다르다는 것. 어릴 적에는 오히려 차분하고 냉정했던 거 같은데 커서는 왜 그렇게 목소리 떨리고 신경질 내고 울고 불고 난리치는 캐릭터가 된 것이냐. 이거 말고는 다 만족. 유투브 영상이 의외로 화질이 좋아서 큰 화면 띄워도 괜찮았다는 게 또 하나의 수확.  

이제는 매튜 맥페디옌과 토비 스티븐스가 나오는 Perfect Strangers에 도전할 예정. 이것도 유투브에 다 올라와 있다. 각본 쓴 사람이 매우 유명하던데 나름 기대 중이다.

Twelfth Night

Toby Stephens 2011. 8. 1. 03:09 Posted by 바나나피쉬
1996년에 나온 십이야를 다시 봤다. 이모진 스텁스는 키도 크고 몸도 좋은데다 얼굴 골격도 남자 같아서 수염 하나 달랑 붙여놔도 남자로 보인다. "세익스피어 인 러브"의 기네스 팰트로도 키 크고 얼굴 크지만 그래도 뭔가 섬세한 면이랄까 아니면 그 동안의 이미지 메이킹이랄까 그런게 있어서 딱히 남자답다는 건 못 느꼈다만. 십이야는 세바스찬 역을 맡은 배우랑 이모진 스텁스가 꽤 닮기까지 해서 더 그럴사하다. 키도 비슷한지 아니면 그렇게 보이도록 촬영을 한 건지. 당시 트레버 넌(십이야 감독)이랑 이미 결혼을 했던 듯한데 아무리 nepotism이 만연해도 캐스팅 잘 못했다는 말은 안 들었을 거 같다. 십이야는 원문으로 읽은 적도 없지만 그래도 항상 두 여자 주인공이 중심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올시노 무시했지 아마 -지금 다시 보니 나의 불순한 마음 탓인지 올시노가 많이 띄는구나.

올시노 공작 역(그런데 왜 count 라고 하는 걸까. 백작이었나)의 토비 스티븐스는 정말 남자다운데 헐리우드 스타처럼 정제된 면은 덜해서 뭔가 부족하다고 해야하나 더 인상적이라고 해야 하나. 영국 배우지만 미국인의 상징인 개츠비 연기가 전혀 어색하지도 않은 것은 완성품이 아니라 완성되어 가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지금이야 40이 넘어서 뭔가 원숙미도 있지만 -그래도 한 50은 되야 안정적일 분위기- 아직도 소년같은 면이 있다 (이건 순전히 작년에 방송한 라디오 골드핑거에서 토비 스티븐스가 맡은 제임스 본드 역이 boyish했다는 기사를 읽었기 때문인지도) 주름은 비록 자글자글 하지만 ㅠㅠ 거기다 코가 마음에 드네. 내 이상의 코는 탐 크루즈 코였던 같은데 이제 토비 스티븐스 코로. Pert nose 라는 표현을 어떤 기사에서 썼는데 코가 잘 움직여서 (콧구멍이 좀 튀긴하지) 그런가. Expressive eyebrow는 알고 있었지만 expressive nose라 ㅋ 거기다 왼쪽만 올라가는 입꼬리하고. 그리고 발성이 생각보다 안 좋은 듯. 목소리가 크게 올라가면 뻥 뚫리지 않고 약간 쉰다. 흑. 콧소리도 작렬. 요즘 맘에 드는 토비 스티븐스의 nasal word는 behind. 버,하(여기서 콧김 한방)인드 이렇게 발음하는 거 따라하는 중.

십이야 생각하다가 샜다. 남녀 전환이랄까 남장 여자랄까 이건 엄청나게 고전적인 주제인데 당시의 사회상을 생각해 보면 이게 고정관념과 전통과 권위에 대한 전복인지, 그저 재미인지 아니면 당시 gender 자체가 딱히 고정이 된 게 아니었는지 잘 모르겠다. 거기다 다 좋은데 제일 이해할 수 없는게 올리비아와 세바스찬의 결혼. 내막이 다 밝혀졌어도 굳이 결혼해서 산다고 ㅠㅠ 이 둘이 과연 잘 살았을까 싶다. 요즘 가족 관련된 책을 너무 많이 봐서 결혼에도 매우 회의적이다. 비올라와 올시노는 잘 살았을 듯. 올시노가 올리비아를 쫓아다녔던 것도 그냥 겉모습만 보고 반해서 그런 건데 나중에 비올라가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자 매우 기뻐하며 반긴 게 웃겼지. 토비 스티븐스의 다소 능글맞은 얼굴과 함께. I shall have share in this most happy wreck이라고 했던가. 셰익스피어 작품에 항상 등장하는 fool과 노느라 정신없는 사람들 모습도 매우 재미있다. 여기서도 초점은 여주인공. 거기다 세비스찬과 안토니오의 관계는 과연 무엇인가. 어렸을 때 동화버전 읽으면서도 나는 항상 궁금했다고!! 베니스의 상인에서도 햄릿에서도 남자 주인공과 그 절친의 관계가 애매하다. 여자는 단지 매개인 것인가. 셰익스피어는 단지 첫눈에 반하는 것에 집착했던 것인가. Measure for Measure 보니까 그런 거 같기도 하고...

십이야의 또 다른 주인공은 광대역의 벤 킹슬리다. 여기서 노래를 불러주며 분위기를 돋구는 한편 유일하게 비밀을 알아채는 현자의 역할도 한다. 예전에 벤 킹슬리의 간디 영화에 대해 읽고 이거 blackface냐 (엄밀히 말하면 yellowface일까) 끌탕한 적이 있는데 알고보니 아버지가 인도 사람. 절반은 인도인이니 간디역을 맡아도 뭐라 할 말은 없었겠더라. 근데 그냥 보통 역에서는 전혀 표가 안나서. 나이젤 호손은 2000년대 초에 이미 세상을 떴다고. 2001년까지만 해도 영화나 TV에서 종종 봤던 거 같은데 왠지 슬프다. 숀 코너리 죽으면 정말 슬플거야.. 이안 맥켈런이나 마이클 갬본도. (멀쩡한 사람 미리부터 보내고 있다 -_-;;)

Vexed

Toby Stephens 2011. 6. 16. 05:13 Posted by 바나나피쉬
Toby Stephens, Lucy Punch 주연.
2010년 BBC. 3부작.

IMDB 구경하다 보니 토비 스티븐스가 vexed 라는 TV 드라마를 찍었길래 여기 저기 뒤져서 찾아냈다. 처음에 설명을 봤을 때는, 아니 심각한 불륜 형사 드라마냐, 싶었는데 완전 코미디라고. 토비 스티븐스가 맡은 역할은 DI Jack Armstrong으로 일은 대충대충, 괜찮은 여자만 발견하면 눈돌리고, 인종차별, 성차별적인 발언도 아무렇지 않게 하는 마초. 그러나 뭘 하든 어설프다는 게 단점이다. 루시 펀치는 DI Kate Bishop. 브리스톨에서 전근해 왔고, 남편과 약간의 문제가 있다. Jack Armstrong이 하는 짓을 보면서 매번 경악하다 결국은 적응해서 정든다. 기본적으로 로맨틱 코미디의 라인을 따라가는 지라 둘이 투닥투닥하면서 노는 게 사건 해결 보는 것보다 더 재미있다.

토비 스티븐스는 언제나 너무 심각한 역할만 했던 기억이 있는데 - 십이야에서 올시노 공작 역은 그다지 진지하거나 심각하지 않았지만 로체스터나 개츠비나 뭐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심각하고. Possession에서는 망나니였으니 - 여기서는 완전 개그를 펼친다. 덤으로 올누드까지 선보이시고. 이런 거 처음봐서 적응이 안 돼!!! Youtube에서 로빈 후드 존 왕으로 나온 거 잠깐 봤는데 거기서도 완전 웃기긴 했다만 (Long Live ME라고 -_-;; 거기다 가이 드 기즈본에게 do you love me? 작렬) 그건 나름 시대극이니까. 너무 오버한다고 리뷰가 났던데 안 그러던 배우가 껄렁거리고 나오니, 이것이 연기 변신인지 오버인지 헷갈릴 정도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극본이 너무 썰렁하다. 정말 썰렁하다. 개그 자체도 그다지 재미가 없고 그저 주인공 둘이 만담하는 거 보여주려는 목적으로 찍은 드라마 같다. 그런데 정이 든다는 게 더 문제. 주인공 둘이 꽤 잘 어울린다. IMDB 리뷰 별점이 높은 이유도 둘 다시 붙여서 드라마 찍으라고 그러는 거 같다. 에피소드 1은 노처녀 연속 살인 사건. 2는 자산가 살인위협 사건. 3은 아이돌 가수 유괴 사건. 두번째가 제일 별로였던 듯. 에피소드 1이 꽤 재미있었다. 3은 영국 드라마답게 잔인한 것도 수렴 안 하고 보여줘서 눈 돌리고 있느라 힘들었고. 아직까지도 시즌 2 소식이 없는 걸 보니 이건 3회로 끝을 맺나보다. 이거 보고 나서 다시 토비 스티븐스에 꽂혀서 오디오북 찾아 보고 있다. King Solomon's Mines이랑 레이몬드 챈들러 소설을 BBC에서 라디오극으로 만든 거에 목소리를 바쳐주셨는데... 레이몬드 챈들러 국적이 어디야? 배경은 캘리포니아더만. 읽어주는 거 프리뷰 한 1분 들었는데, 그거 설마 미국 액센트야?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