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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책'에 해당되는 글 96건

  1. 2012.01.31 Hyde Park on Hudson
  2. 2011.11.28 지난 주
  3. 2011.09.08 Betrayal 2
  4. 2011.08.06 햄릿 공연 사진 몇 장 4
  5. 2011.07.10 Widowers' Houses
  6. 2011.01.27 The Importance of Being Earnest

Hyde Park on Hudson

연극+책 2012. 1. 31. 03:11 Posted by 바나나피쉬

사무엘 웨스트가 조지 6세 역을 맡는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었던 영화, 의 라디오 드라마 버전. 원래 연극이었는지 라디오 드라마였는지는 잘 모르겠다. 작가인 리처드 넬슨은 엄청 유명한 미국 극작가라고 한다. 토니 노미네이트도 여러 번. 이 극은 훌륭하신 BBC에서 2009년에 엠마 필딩님과 팀 피곳-스미스님을 모셔다가 만들어 주셨다. 거기다 버티 역은 무려 코린 레드그레이브 (95년 설득의 엘리엇 경). 영화 버전에서는 빌 머레이가 FDR 역할이라 해서 기삿거리가 되었지. 코미디만이 아니라 정극도 잘한다! 이런 식으로. 그런데 사진 보니 FDR과 엄청 비슷하긴 하다.

 

 

출처: http://mediagallery.usatoday.com/Bill+Murray,+from+SNL+to+FDR/G2920


맨 마지막 부분은 뭔가 흐지 부지했다. 내가 잘 안 들어서 -_-; 주인공은 확실히 데이지인데 (영화에서는 로라 리니가 맡았다고) 나는 FDR과 조지 6세에 더 관심이 갔던 모양이다. 조지 6세(극에서는 버티라고 부른다)가 굉장히 흥미로운 캐릭터로 나온다. 말은 더듬지만 유머 감각 있고, 자신의 의무에 대해서도 확실히 알고 있고, 부인도 잘 달랠 줄 알고. 코린 레드그레이브가 의외로 안 더듬어서 - The King's Speech에서 콜린 퍼스가 얼마나 더듬었는 지 생각하면 빈도수 현저히 떨어짐 - 좀 괴리감이 있었는데 그래도 인간적인 매력이 잘 드러난다. FDR과 나이차이가 꽤 나는데 (그렇지 많아봐야 40대였겠지) 사무엘 웨스트가 버티 역할 잘 했을 듯. 사무엘 웨스트 본인도 콜린 퍼스가 연기해서 오스카 받은 지 얼마 안 된 시점에 이 역을 맡게 되어 좀 안타까웠던 거 같다. 비교가 많이 될테니. 퀸 엘리자베스 역은 올리비아 콜만이 맡았다니 기대된다 +_+ (진짜 plump 하시지) 젤 웃겼던 부분은 왕이 식사하러 가면서 FDR 어머니를 에스코트 했는데 이름 발음이 안 나와서 고생하니까 (Mrs. Roo...에서 계속 버벅) 어머니가 못 참고는 Let's go, King! 이런 식으로 끌고 갔다는 이야기 캬캬캬. 아, 재밌어 +_+ 근데 FDR이 진짜 그랬을 거라고는 못 믿겠다. 엘레노어는 영부인 이미지 뿐만 아니라 한 일도 워낙 많은 원조 캐리어 우먼 스타일이라 상상이 안 되네.. 사실과 허구를 섞었다고 하니 영화 개봉만 되면 사방에서 난리날 듯 하다. 뭐가 진짜고 뭐가 아니고 기타 등등.

지난 주

연극+책 2011. 11. 28. 12:56 Posted by 바나나피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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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도 역시 놀다가 다 날렸다. 구겐하임 뮤지엄가서 한 시간인가 구경하고 오고. 역시 아는만큼 보이는 것이지. 브라이스 마덴이라는 작가의 온통 회색으로 칠해진 모노크롬 그림을 보고 야스미나 레자의 Art가 떠올랐다면 나는 이제 문화인? 일리는 없고. 모노크롬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놀라운 세상이었다. Opacity가 보이긴 하지... 회색이니까. 근데 흰색은 어쩔거여 ㅠ_ㅠ 구겐하임에서는 요즘 마우리지오 카텔란이라는 조각가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데 작품을 천장에 매달아놔서 빙 돌아가며 보는 구조였다. 나이들어 갑자기 고소공포증이 약간 생긴지라 멀찍히 떨어져서 봤다는. 거기다 난간이 너무 낮아서 허리 좀만 숙이면 뚝 떨어질 듯하여 무서웠다. 떨어져서 목부러져 죽을까봐. 뮤지엄가서 이런 생각하는 나란 인간은 정신상태가 어찌된 것인지 곰곰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다.

구겐하임 갔다가 venus in fur을 보러갔다. 이건 원래 1800년에 쓰여진 자허 마조흐의 소설인가라던데 마조히즘이 이 작가에서 유래된 것이라 한다. 오리지널 Venus in furs (티티안의 그림인 venus in the mirror인가의 영향을 받은 듯- 왜 소설은 복수이고 연극은 단수로 썼는지 모르겠다만 어쨌든) 를 바탕으로 극을 쓴 작가 겸 감독이 여자 배우 오디션을 하는 것으로 연극이 시작된다. 발음도 제대로 못하고 연기도 안되는 여배우라는 애들이 와서 오디션 보는 것에 절망한 작가는 이제 집에나 가야겠다 하며 짐을 챙기는데 갑자기 들어온 멍청한 금발머리 타입의 입걸고 목소리 큰 여자에게 말려들어 같이 대사를 쳐주게 된다. 처음 모습과는 달리 완전히 극에 몰입되어 끝내주는 연기를 보여주는 여배우에 감동한 작가는 이제 본인도 그럴듯하게 상대역을 연기하고 여배우는 점점 극을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바꿔간다. 이쯤에서 현실과 극 상황이 서서히 일치하게 되고 심각한 부분을 중화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인지 가끔 여배우가 본래 모습으로 돌아와 농담따먹기 하는 것도 보여준다. 막판으로 가서는 나도 헷갈리기 시작 -_-;; 남자 배우는 휴 댄시가 맡았는데 너무 젊어보이는 걸 빼면 나름 어울렸다. 거기다 독일 작가의 소설을 바탕으로 극을 만든 거라 배우들은 continental accent를 쓰고. 처음에는 미국식 영어로 시작했다 영국식 비슷하게 바꾸는 역이라 휴 댄시는 완전 잘 하시고. 니나 아리앤다는 사실 얼굴이 슈퍼스타감이 아니라는 걸 빼고는 키커 몸매 좋아 거기다 s/m 삘 나게 검은 란제리에 가터벨트에 망사 스타킹에 부티 신고 등장하여 분위기 장악하신다. 영화화할 것도 같은데 그렇게 된들 니나 아리앤다는 인지도도 떨어지고 하니 주연 뺏길듯 ㅠㅠ 이미 20세기 초부터 이어진 연극/영화의 갭이라고나 할까. 대표적인 예로는 줄리 앤드류스가 있겠다 -_-; 아무튼 재미있게 봤다. 거기다 90 minutes of kinky fun 이라는 광고 문구대로 허벅지까지 올라오는 부츠 신기는 장면, 목줄-_-;; (초커) 매 주는 장면, 드레스 지퍼 올려주는 장면 등 살색은 별로 없다만 (그 동안 본 살색 연극이 좀 많았다 -_-;; 특히 Angels in America) 완전 숨죽이게 하는 장면이 많이 나와서 웃겼지. 극장 전체가 고요.

그리고 안 보려다 표가 있길래 Private Lives도 봤다. 표는 무사히 샀는데 엉뚱한 자리 앉아서 눈 껌뻑거리다가 정신을 차리고 자리 옮김 ㅠ_ㅠ 킴 캐트럴은 그 나이에도 몸 빵빵하고 멋지더라는. 리뷰에서도 매번 강조했지만 절대로 섹스 앤 더 시티의 사만다가 아니다!!! 상대역인 폴 그로스도 괜찮았다. 알고보니 이 분은 예전에 몇 편 꽤 재미있게 봤던 Eastwick에서 잭 니콜슨이 했던 역으로 - 그러니까 demon 이었나 - 출연했더라. 라디오 버전에서는 스티븐 프라이와 빌 나이, 폴 스코필드에 로렌스 올리비에까지 등장했는데 이 역이 마초스러우면서 말 많고 느물거리는 역이라, 거기다 "게이" 작가인 노엘 카워드가 originate한 것이라, butched-up 게이 스타일인 것이지. 꽤 재미있었다만 나는 라디오 드라마 백날 들어야 안 들린다는 것을 깨닫고 좌절과 절망에 시달렸다 흑. 안 생겨요도 아니고 안 들려요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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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절대 사진 따위 안 찍지만 Private Lives 보러 가면서 시간이 남아 찍었다. Venus in Fur 하는 극장. 킴 캐트럴은 역시 인지도가 높으니 스테이지 도어에도 사람들이 달려나가 줄 서더라. 나는 언제 한 번 서보나. 귀찮아서 앞으로도 설 일은 없겠지만서도.

Betrayal

연극+책 2011. 9. 8. 12:07 Posted by 바나나피쉬

Betrayal 런던에서 리바이벌.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가 엠마 . 마일스가 로버트 역인가. 원래는 콜린 퍼스가 물망에 올랐다고 들었다만 이제는 영화 올인이겠지. 작년에 알바니에서도 공연했는데 해롤드 핀터 작품이라는 것만 알았지 아무 생각 없었다 가려고 했어도 버려진 도시에선 아무것도 없었어! 2007년 웨스트 엔드 캐스팅이 대박. 토비 스티븐스에 사무엘 웨스트에. 더블라 커원은 루퍼트 펜리-존스의 부인이고. 캠브리지 스파이즈 리유니언 정도 되는 건가.  

 

http://www.guardian.co.uk/stage/2007/jun/06/theatre2 마이클 빌링턴 리뷰

다른 배신”? 겨우 4 전에 피터 홀이 핀터의 미궁과도 같은 배반의 천성에 대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극을 공연했다. 로저 미셸의 리바이벌은 육체적인 유동성, 감정적 정확함, 그리고 축적되는 고통이란 감각의 혼합으로 충분히 공연 가치가 있다.

 

중심 축은 그럴듯한 출판업자인 로버트로,  아내 엠마는 그의 가장 친한 친구 제리와 오랜 관계를 맺고 있다. 사무엘 웨스트의 로버트는 처음에는 불륜의 추이를 숭고하다고 만한 무관심으로 바라보는 차갑고 계산적인 나쁜 놈으로 보인다. 웨스트는 점차 냉소적인 가면이 부서진 심장을 가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엠마가 불륜을 저질렀다는 것을 알게되자 그는 무너진다. 이어진 제리와의 점심에 그는 여봐란 듯이 크라뱃을 매고 등장하여 입술을 꼭다문 미소 밑에 그의 상처를 숨긴다. 웨스트는 심지어 로버트에게 있어서 남자간의 강한 우정의 파괴가 부정보다 크다는 것을 비친다.

 

그렇다고 이것이 다른  연기를 축소시키는 것은 아니다. 엠마 역의 더블라 커원은 생각을 연기해 내는 능력이 있다. 그녀의 훌륭한 순간은 베니스 호텔 장면에서 나오는데, 그곳에서 로버트가 알고 있었음을 깨닫는 것을 오직 눈꺼풀을 살짝 내리는 것으로 표현한다.

 

토비 스티븐스는 불륜을 저지르는 제리에게 역설적인 순수함을 부여한다. 스티븐스는 모든 것을 마지막으로 알게될 뿐만 아니라, 제리가 그를 향한 로버트의 복잡한 감정을 알아 채지 못하는 건장한 이성애자임을 암시한다.

 

미셸 공연의 미덕은 어느 틈도 남김없이 고찰한다는 데에 있다. 공연은 윌리엄 더들리의 디자인에 매우 힘을 입었는데 그의 디자인은 물결치는 하얀 커튼과 더불어 핀터의 너무나도 짜여진 연극의 공식적인 균형에 아름답게 대비된다.  1978년에 연극을 무시했던 사람으로써 말을 취소하게 되어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 

 

크라뱃 매고 나타난 로버트인가. 보티첼리의 천사같다던 사무엘 웨스트가 왜 이렇게 ㅠ_ㅠ

 

아마도 연극 마지막 부분인 듯

이 공연에서는 엠마가 중심에서 약간 물러나고 로버트/제리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 하다. 잠재적 동성애 코드를 넣으려고 건지도. 평균 4개를 받은 공연 ( 5 만점)이고 사무엘 웨스트/토비 스티븐스가 극찬을 받았다. 특히 사무엘 웨스트가 토비 스티븐스의 제리 앞에서 폭발하는 장면이 엄청났다고 (크라뱃 매고 점심 먹을 때인 ). 해롤드 핀터답지 않은 연극이라 초연 시에는 비판을 받기도 했나보다. 지금은 완전 대표작이 되어버린 같다만. 거기다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연극이라 해롤드 핀터의 불륜 상대였던 여자분이 (이분도 매우 유명한 저널리스트였던 듯) 이거 읽고 기겁을 했다고. 80년대에 제레미 아이언스, 킹슬리, 패트리샤 호지 주연으로 영화화되었다. 인터넷의 블로그에서는 2007년 연극 평이 완전 과대광고였다고 까는 글도 있었다. 사무엘 웨스트는 게이들한테 은근 인기가 많은지 (토비 스티븐스도 그런가) 둘이 같이 나와서 엄청 기대했다는 댓글도 있고 ㅋㅋ 거기다 내용 자체에도 대놓고 나온다. Maybe I should have had an affair with him [Jerry] myself 라고 로버트가 -_-;;
 

그리고! 해롤드 핀터, 마이클 갬본, 패트리샤 호지가 1990년에 BBC Radio에서 Betrayal 방송한 들었다! 해롤드 핀터는 원래 배우로 시작했다고 알고는 있었고, The Homecoming 라디오 드라마 들을 때도 놀라서 허걱거리긴 했지만, 진짜로 잘한다. 자기 작품이니 오죽 잘할까  해롤드 핀터가 로버트 . 마이클 갬본이 제리 . 해롤드 핀터는 목소리나 톤이나 분위기가 사무엘 웨스트랑 비슷하다. 정형화된 연기라 그런가. 대입하기는 쉬웠다 ^-^;; 목소리 톤은 사무엘 웨스트가 약간 높은데 그래도 yes 발음이라든가 전체적인 말투가 꽤 비슷 (y 발음 완전 분명하게 ㅋㅋ 이에스). 마이클 갬본은 좋다고도 나쁘다고도 없고 어떻게 보면 제레미 아이언스와 닮은 목소리인데 토비 스티븐스와는 이미지가 다르다. 해리포터의 덤블도어만 생각하면 전혀 연결이 안 되지 아무렴. 그래도 상상은 할 수 있어 - 상상력만 늘어가는 흑. 제리는 기본적으로 똑똑한 사람인데 토비 스티븐스가 연기했으면 좀. 중간에 로버트가 제리보다 자기 몸이 더 좋다고도 하고 ㅋㅋ 그러나 제리도 맹한 부분이 있는데다 끝까지 전혀 상황 파악이 되는 역할이라 잘 했을 거 같긴 한다. 리뷰를 너무 많이 읽어서 그런가 Old Times 때의 허거거걱은 없었다만 라디오 드라마 자체는 65분밖에 되서인지 재미있게 들었다.  이제 해롤드 핀터 팬질을 -_-;;

햄릿 공연 사진 몇 장

연극+책 2011. 8. 6. 13:19 Posted by 바나나피쉬
귀찮아서 사진 저장도 못하고 그냥 복사로 -_- 이미지는 다 google. 2막 마지막 장면. 이 장면이 꽤나 토론 거리가 많은 거 같은데 여기서 클로디우스를 찔러 죽이느냐 마느냐의 긴장감이 관전 포인트이다. 그리고 햄릿 독백 장면도. 막상 찾으려니 귀찮다 -_-;; 난 사실 햄릿 그닥. 이왕이면 코미디가 좋아서. The Taming of the Shrew를 언제 한 번 봐야할 텐데. 내일은 그래도 As You Like It 본다!!! 시간의 흐름을 무시한 뒤죽박죽 사진.

Widowers' Houses

연극+책 2011. 7. 10. 11:02 Posted by 바나나피쉬
어떤 분의 은혜로운 트윗을 보고 이안 맥켈런이 BBC 라디오 드라마 on 3에서 조지 버나드 쇼의 Widowers' Houses(한국어로는 홀아비의 집이라고)를 공연한다는 걸 알게 됐다. 전에도 BBC 라디오 방송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훌륭하다니. 어렸을 때 가끔 새벽에 라디오 듣다 보면 드라마를 해주곤 했었는데 19금 드라마나 정치색 강한 (반공 중심/ 혹은 제5공화국 분위기) 드라마만 있다는 느낌이어서 나중에는 관심을 갖은 적이 없다. 오히려 그냥 오디오북을 찾았지 라디오 드라마 같은 건 안중에도 없었는데. 요즘 며칠 동안 계속 라디오 드라마 녹음해서 듣고 있었다는. 거기다 은혜로운 BBC는 다시 듣기도 된다. 일주일 동안이나! Widowers' Houses를 시작으로 The Woman in White 4부작, 오늘은 The Vanishing, 그리고 유투브에서 The Homecoming 과 Brideshead Revisited 까지. 완전 신났다.

Widowers' Houses는 조지 버나드 쇼의 "unpleasant plays" 중의 하나로, 나머지 둘은 The Philanderer (어떤 리뷰에서는 The Plunderer라고 -_-;;)와 Mrs. Warren's Profession 이다. 후자만 생각하고 Widowers' Houses도 매춘굴 이야기인가 했더니 이건 허름한 건물에 세를 놓아 가난한 사람들로부터 돈을 착취하는, 현재로 말하자면 악덕 부동산업자의 이야기였다. 조지 버나드 쇼는 정말 시대를 앞서나간 사람이었는지, Widowers' Houses는 100년이 지난 지금 들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고 괴리가 없는 훌륭한 극이다. 거기다 엄청난 여자 캐릭터인 블랑쉬는 요즘 나와도 충격적일 듯.
 
 
이안 맥켈런이 사토리어스 역. 말이 필요없다. 매우 훌륭하다. 댄 스티븐스가 해리 트렌치. 허니서클 윅스가 블랑쉬 역. 댄 스티븐스 연기 잘한다. 찌질하면서 가벼운 역. 거기다 약간 코맹맹이 소리에 이히힛 하면서 웃는 게 귀여워 ㅠ_ㅠ 허니서클 윅스도 훌륭하다. 허스키한 목소리에 훌쩍이는 소리도 내고 (it makes no difference 에 코 훌쩍하면 whatever, I'm bored 의 뜻이라고... 코 훌쩍 하길래 감기걸렸나, 싶었는데 그게 아니었나 봐) 소리지르는 거 하며 훌륭했다. 간만에 재미있는 드라마를 들어서 흐뭇하다. BBC싸이트를 스토킹하겠다 이제. 유투브에서 발견한 The Homecoming 도 훌륭했다. 내용은 전혀 이해 안 되지만 -_-;; 해롤드 핀터 작품이 뭐... 그렇지. The Homecoming은 2007년에 제작한 것인데 무려 작가인 해롤드 핀터가 주연을 맡았다. 맥스 역. 원래 배우 출신이라 들었는데 처음에는 마이클 갬본이 하는 줄 알았다. 훌륭해 훌륭. 마이클 갬본이 샘. 사무엘 웨스트가 레니. 루퍼트 그레이브스가 테디. 그리고 지나 맥키(Forsyte Saga 생각나고...)가 루스 역.  나 예전에 이거 읽었는데 하나도 생각이 안난다. 읽는 날 어디 도망갔었나...

The Importance of Being Earnest

연극+책 2011. 1. 27. 16:18 Posted by 바나나피쉬

거의 딱 10년 전에 드라마 수업을 들었다. 텍스트로 읽고 분석하는 수업이고 다 강의만 하는 거라 편할 줄 알고 들었는데 결국 점수는 안 좋았다. 그래도 듣도 보도 못했던 극작가들을 알게 되고 그들의 작품을 알게 되었으니 결과적으로는 좋았다고 할 수도.

그 수업에서 읽었던 것 중 하나가 The Importance of Being Earnest. 사전 끼고 앉아서 낄낄거리면서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나서 루퍼트 에버렛이 주연한 An Ideal Husband 를 봤는데, 대사 중에, To love oneself is the beginning of a life-long romance 를 듣고 무한 감동을 받은 기억도. 나중에는 오스카 와일드 무덤도 찾아갔었다. 키스 자국만 무수하게 남은 비석도 보고 (비 와서 색이 바랬다만) 외설적이라 파손-_-;;되었다는 천사 상도 보고 왔었지.

리바이벌이 꽤 많이 되었던 걸로 아는데 직접 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책도 너무 오래 전에 읽어서 가물가물 하고, 콜린 퍼스와 루퍼트 에버렛이 나온 영화 버전도 본 지가 2년은 되어서 중간에 둘이 부르는 노래 말고는 생각나는 게 별로 없었다. 충격적인 결말이야 알고 있었지만. 연극에서는 Lady Bracknell 을 남자 배우가 맡는 게 관행이라고 해서 그런가... 하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번 공연에서는 눈에 띄는 게 Lady Bracknell 뿐인 듯 관련 기사는 모조리 그 쪽으로 치우쳐져 있더군.

유미주의인지 탐미주의인지를 추구한 작가답게 대사가 기발하고 재미있다. 제일 유명한 대사 중의 하나가 아마도, To lose one parent may be regarded as a misfortune; to lose both looks like carelessness (대충 이런 내용) 이었던 듯. 다들 웃느라 정신없었다. 거기다 프리뷰 때라 그런지 자잘한 실수도 있어서 (소품을 떨어뜨린다거나, 담배 불이 안 붙는다거나) 보는 재미야 쏠쏠했다. 근데 안 들려 ㅠ_ㅠ 왜? 영국식 영어라?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