갬빗 (2012)

Colin Firth 2013. 11. 29. 18:58 Posted by 바나나피쉬

갬빗 봤다. 원래 마이클 케인 주연작이고 이번은 리메이크라고. 콜린 퍼스 님이 나오시니 얼른 가서 봐야지.

 

내용은 대충. 해리 딘 (콜린 퍼스) 은 미술품 감정사로 전직 소령이자 모사가인 동료 (극 중에서도 Major 라고 부른다. 영화의 나레이터이다) 와 작당하여 자신의 고용주인 억만장자 라이오넬 샤반다 (앨런 릭맨) 를 등쳐먹기로 계획을 세운다. 예술품 소장이 취미인 그에게 모네의 사라진 그림 Haystacks at Dusk (샤반다는 이미 Haystacks at Dawn 을 소장하고 있다) 의 모조품을 팔아 그 동안 당했던 모욕에 대한 보상도 받고 돈도 벌려는 생각. 이를 위해서는 공모자가 한 명 더 필요한데, 그게 바로 텍사스의 카우걸 필로미나 푸즈나우스키 (카메론 디아즈) 다. 해리 딘은 그녀의 할아버지가 2차세계 대전 당시 모네의 그림을 가져갔을 거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그녀를 통해 샤반다에게 모조품을 팔려고 한다. 하지만 순진해서 아무것도 모를 거라 생각했던 푸즈나우스키는 엉뚱한 데 재능을 발휘해 샤반다의 관심을 끌고, 해리 딘은 이를 저지하려다 밑도 끝도 없이 당하기만 하는데. 그래서 계획은 성공했을까나?

 

사실 재미는 없었슈. 내가 아무리 콜린 퍼스 팬이라 한들 재미 없는 건 없는 거지. 그래도 입꼬리 살짝, 아주 살짝 올라가게 미소짓는 건 많이 나와서 기뻤다 ㅋㅋ 여전히 수트 빨 좋고, 다리 길고. 안경도 엄청 잘 어울리드만.

 

1시간 반 정도 밖에 안 하는 영화인데도 엄청 지루하게 느껴졌다. 그 이유 중의 하나는 아무래도 클리셰가 많아서가 아닐까. 이건 뭐 클리셰 덩어리. 처음부터 끝까지 무슨 내용이 될 지 빤하게 보이니 집중도가 엄청 떨어지더라. 위에  줄거리만 봐도 어떻게 될 지 보이지 않나?

 

그리고. 번역이 ㅠ_ㅠ 물론 나도 100% 다 들은 건 아니지만 (왜 안 들리냐고 엉엉엉) 그래도 너무 엉뚱한 데서 자막이 틀려버리니. 숫자도 두어번 틀리고 (September 라고 말했는데 자막은 8월이라고), 부정문인데 긍정으로 번역해 버리고. 말도 빠르고 은유적인 부분도 많아서 (특히나 해리 딘이 "Major" 얘기할 때) 번역하기 어려울 거라는 건 잘 알겠지만 이건 감수를 아예 안했거나 한 번 딱 보고 그냥 번역해 버렸다고 밖에는 못하겠더라.

 

클리셰가 많다는 건 어떤 면에서는 좀 구식이라는 건데. 원작에도 일본인들이 주 적으로 나오는 지는 모르겠다만, 이건 21세기에도 이런 식이냐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딱히 PC를 찾는 건 아니지만 이건 뭐 거의 백여년 전부터 쓰던 스테레오타입을 가져다가 놓으니... 약간 비꼬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져.

 

카메론 디아즈의 남부 액센트 가지고 엄청들 까더라 (이것도 영국인이 보는 미국 남부 스테레오타입인가!). 귀엽기는 했네. 몸매도 대박. 어차피 연기력을 바라는 것도 아니고. 다만 콜린 퍼스와 앨런 릭맨을 가지고 이거밖에 못했냐! 라는 불만이 있는 것이지. 앨런 릭맨도 연기는 훌륭한데 뭔가 임팩트가 없어... 중간의 두어 장면 빼고는 남는 게 딱히 없다. 그래도 TV에서 해 주면 넋놓고 또 보기는 하겠지... 아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