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짓 존스의 베이비

Colin Firth 2016. 10. 3. 00:51 Posted by 바나나피쉬

전작이 나온 지 이미 10년이나 된지라 별 기대도 없었고, 르네 젤웨거 성형 사진이 많이 떠돌아서/ 게다가 콜린 퍼스가 너무 늙어서 -_-;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없었는데, 안 봤음 후회했을 뻔.

오랜만에 진짜 진짜 재미있게 영화봤다. 하도 소리 지르며 -_-; 봐서 주변에 미안했을 정도다. 영화 나왔을 당시에 집착했던 건 다 이유가 있었다. 내가 또 여기에 추억이 많지. 처음 브리짓 존스의 일기를 본 건 룸메이트랑 함께였는데 - 지금은 없는 월드 트레이트센터 극장에서 - 오만과 편견에 바탕을 두었다는 걸 전혀 모르고 아무 생각없이 갔다가 헉 하고 빠져 돌아왔었다. 룸메는 휴 그랜트 나온다고 같이 가자 한 거라 대실망했던 걸로 기억한다. 그 길로 원작이랑 다음 편까지 다 사고 DVD 사고 한 동안 빠져서 허우적거리다 2편까지 열심히 봤다만, 그 뒤로 잊고 있었다. 물론 영화 자체가 완벽했던 것도 아니고, 내용이며 전개며 - 특히 2편 방콕 나왔을 때 - 문제가 많다면 많지. 그래도 넋놓고 보기엔 그만이었다.

이전에 기사 나온 거 읽은 바로는 내용이 산으로 간다 싶었는데 막상 까보니 나름 짜임있고, 이유 맞아 떨어지고 (판타지를 지나치게 자극하긴 하지만) 이만큼 세월이 지났는데도 등장 인물은 다 멀쩡하게 출연해서, 아 이게 이런 영화였지 싶더라. 다만 통통해도 정말 예뻤던 르네 젤웨거가 심각하게 늙어버려서 슬펐고 - 눈에다 무슨 짓을 한겨, 정수리는 이미 비어가고 있었지만 그래도 탱탱했던 콜린 퍼스가 그보다 더 심각하게 늙어서 슬펐슈. 살을 너무 많이 뺐나 아니면 이 나이때가 고비인 것인가 그도 아니면 머리 모양이 어설퍼서? 염색이라도 좀 해 주든가 (아마도 가발같지만)... 보기 전에 평 몇 개 읽고 갔는데, 콜린 퍼스 멋있다고. 솔직히 예전에 비하면 지금은 아무리 좋게 봐줘도 아녀... 나의 사랑은 이 정도다. 브리짓 존스 The Edge of Reason DVD 꺼내서 보고 있는데 10년 사이에 정말 많이 늙었다. 아이고 슬퍼라. 그래도 수트 빨은 언제나 좋으니까. 다리도 낭창낭창하고 -_-; 첫번째 영화를 다시 보고 싶은데 지역 코드가 달라서 플레이가 안 되는구나.

패트릭 뎀시는 휴 그랜트에 비할 바가 못 되서 그것도 좀 슬펐다. 물론 휴 그랜트를 여기 데려왔으면 더 슬펐겠지. 너무 늙어서... 셋 중 제일 많이 늙었을 게야. 어째 10년 만에 그렇게 늙냐. 재미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세월이 느껴져서 아쉬웠다. 나는 더 늙었겠지... 내용은 뭐 그냥 판타지다만 끝이 잘 마무리된 느낌이다. 이후로 영화가 더 나올 일은 없을 것 같다. 기념으로 3번째 소설 주문하고, 10월 중순에 출간 예정이라는 4번째 권을 기다려야겠다.

아, 그나저나 번역 뭐여... 이건 의역도 아니고 그렇다고 바꾼 대사가 재치있지도 않고. 그냥 들리는 그대로라도 번역해주면 안될까. 요즘은 배경 지식 많아서 일부러 안 바꿔도 다들 이해할텐데... 스크립트도 따라온다면서 왜 이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