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중순(?)의 소일거리

소일거리 2023. 1. 15. 11:55 Posted by 바나나피쉬

- 코로나고 뭐고 해서 <아마데우스> 이후로는 연극을 안 봤는데 어제 오랜만에 뭔가를 봤다. 흠... 너무 오랜만이라 그런지 거슬리는 부분이 굉장히 많았지만, 이건 나의 문제인 듯. 아무튼... 연극 시도 자체는 굉장히 좋았다. 그러나! 왜 하필 그 주제인지 잘 모르겠고 한국 외의 지역에서 공연 가능성이 있을까 하면 그것도 딱히 아닌 듯하고 1시간 남짓 공연이라 좀 더 늘릴 필요도 있을 것 같은데 과연 어떤 이야기들을 나열해야 할 것인가... 근데 엄청 울다 왔다. 특수 계층(?)을 공략해야 할 듯. 와서는 논문도 찾아봤는데... 7권으로 나온 책에서 내용 추려 내려면 어쩔 수 없긴 했겠지. 

- <헤어질 결심> 드디어 봤다. 탕웨이 매력 철철. 왜 이렇게 난리인지 조금은 알겠다. 박해일은 <한산>에서 이것이 연기인가... 싶은 모습이었는데 여기서는 예전의 발랄(?)함이 좀 보여서 아, 이래서 배우구나 했다. 김신영이 나오는 걸 모르고 봤으면 더 좋았을 텐데 언제 나오나,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다가 막상 화면에 나오니 약간 힘이 빠졌고, 박용우야말로 전혀 모르고 봐서 헐... 검색도 해 봤다. 그나저나 탕웨이 한국어 꽤 잘하던데 이거 누가 먼저 읽어준 다음에 그거 듣고 따라 한 건가? 예전에 장땡땡이 일본어로 영화 찍을 때 상대역 일본 배우가 녹음해준 거 듣고 배워서 말투에 목소리 톤까지 비슷하게 됐다는 인터뷰를 읽은 기억인데 (처음에는 둘 구분 못했을 정도라고), 그렇게 되면 본인 연기는 어떻게 나오는 거지? 라는 물음이 갑자기 생겼다는 거 아니냐. 아무튼 목소리 톤도 좋고 발음도 나쁘지 않고 훌륭. 

- <헤어질 결심>을 볼 결심이 생겨나지 않아서 다른 영화를 이것 저것 봤는데. <페일 블루 아이> 이건 또 괴작이... 연기는 다 좋았는데 갑자기 컬트에서 하이퍼리얼리즘으로 튕겨나가니 벙.... 이거 시리즈로 만들건가? <상사에 대처하는 로맨틱한 자세>는 넷플릭스 막 구독 시작했을 때 엄청 광고하던 영화로 기억하는데 흠... 뻔하면서도 안 뻔하게 만들려고 노력했던 것 같고, 주인공이 다 귀여워서 모든 흠이 덮이더라는. 이 정도면 훌륭하다. 극 중 여자 주인공이 커다랗게 h 가 쓰여 있는 캔버스백을 가지고 나오는데 어디 것인지 궁금. 맘에 들어서가 아니라 너무 익숙한 로고인데 찾을 수가 없어서... 별별 검색을 다 해 봤는데 못 찾았다. 

- <The Mirror Has Two Faces> 바바라 스트라이샌드와 제프 브리지스가 주연한 영화다. 넷플릭스에서는 주인공 두 명 이름으로 한글 제목 한 거 같은데 생각이 안 나네... 의외로 재미있게 봤다. 요즘 영화와는 또 다른 완숙미(?)가 있구먼. 제프 브리지스가 한 10살은 어린 걸로 알고 있는데 둘이 꽤 잘 어울리고 내용도 참신(?하다기에는 클래식이지만)해서 좋았다. 역시 영화는 아무 생각/정보 없이 그냥 보는 게 좋다. 그리고 롬콤은 90년대(브리짓 존스의 일기 1도 넣어줘야 하니 2000년대 초반까지도 포함)가 최고다. <당신이 잠든 사이에> 또 봐야지. 이건 TV에서 해 줄 때마다 넋 놓고 봤는데 OTT에서도 틀어 놓고 넋을 잃는다. 예전 비디오 가게에서 처음 빌려봤던 이후로 줄곧 꽂힘. 벌써 Good old days 인가.

- <링컨 더 뱀파이어 헌터>도 내용만 알았는데 보기 시작했다. 잔인해서 눈을 어디다 둬야 하나 싶긴 한데, 다 분장이라고 생각하면 아무 생각없이 볼 수도 있겠더라. 1/3정도 봤나... 끝은 낼 수 있을까? 어찌됐든 내용 상으로는 제법 논리적이라서 아무리 역사 왜곡이라 해도 수용 가능한 범위다. 

- 그러고 보니 <인생은 아름다워>도 봤구나. 전혀 기억을 못했네. 다들 감동이라고 하는데, 우는 건 우는 거고, 극 중 캐릭터가 개짜증 나는 건 나는 거지. 너무 너무 싫은 캐릭터인데 주변에 너무 많아서, 너무 널리고 널려서 진짜 짜증났다. 현실의 반영이니까 그렇겠지만 왜 이런 캐릭터밖에는 안 나오는 건지 슬프더라 흑. 후회하지 말고 있을 때나 잘 하자. 나도 너도. 아, 노래는 둘 다 괜찮더라. 라라랜드에서 영감을 많이 받은 모양인데 코러스? 백댄서?는 그만큼 뽀대가 안 나서(스케일의 문제?) 좀 그랬다... 

새해에는 로설 끊어야는데 아직도 못 끊고 (그래도 예전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 나이 들어서 손댔기에 망정이니 이거 고딩 때에 시작했으면 내 인생은 거기서 끝났을 듯. <도파민네이션>에도 비슷한 상황이 나오더라만... 사실 심심해서, 할 일이 없어서 꽂힌 거 같긴 하다. 현생을 제대로 살아야 하는데 의외로 현생에서 할 일이 없... 게다가 다른 책은 읽고 싶지도 않으니 도파민의 문제가 맞나 보다. 엉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