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초

소일거리 2022. 3. 10. 10:21 Posted by 바나나피쉬

요즘 밤마다 뭔가를 보고 있기는 한데 보통 딴 짓을 하면서 보기 때문에 내용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는... 

- 일단 <스페이스 포스>를 끝내긴 했다. 오랜만에 병맛 유머를 들으니 재미는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전에 나온 유사한 시리즈보다 딱히 재미있는 건 모르겠다. 다만 존 말코비치가 이런 역할이라니, 싶긴 했다. 원래도 이렇게 딱딱 끊기는 말투였는지 아니면 역할에 맞춰서 연기를 하는 건지, 그것도 아니라면 나이 들어서/아파서 말투가 바뀐 건지(곰팡이균에 노출된 다음부터 목소리가 엄청 떨리는 사람을 알고 있어서...) 모르겠네. 중간에 노래 부르는 장면도 나왔는데, 자코모 배리에이션을 봐야 하나... 등장인물 구성도 꽤나 PC하더라. 앞으로는 다 이렇게 나올 건가보다. 그동안 너무 자극적인 데 익숙해져서 그런가 잘 모르겠다.

- <너의 조각들>이었나. 토니 콜레트 좋아하는데 이건... 일단 끝이 궁금해서 하루에 몰아 봤다. 8편짜리라 하루 종일 봐서 끝냈다. 흠... 마을에 일어난 총격 사건을 계기로 엄마의 과거를 찾아 나서게 된 딸의 이야기가 과거 회상과 맞물려서 진행이 되는데, 엄마가 감추고 있던 비밀이 워낙 많아서 끝까지 안 볼 수가 없었다. 그런데 캐릭터가 다 하나같이 비호감. 딸도 비호감, 엄마도 비호감. 주변 인물들 죄다 이상하고, 말 안 해 주고 안 듣고. 딴 걸 하면서 봐야지 속 터져서 원... IMDB 평이 낮은 데는 다 이유가 있던 것인가. 그러나 끝까지는 보게 된다는 점에서 내용 자체가 별로인 건 아니다. 아무튼... 스포 없이는 뭐라 쓸 말도 없네. 

- 그리고 대망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이걸 왜 또 만들었는지는 모르겠다만... 처음에는 스티븐 스필버그가 왜?? 할 정도로 별로였고 중간 부분에는 그럭저럭 괜찮다가 막판에 쪼금 감동적으로 끝. 연출이고 노래고 춤이고 줄거리고 다 떠나서 토니 배우 너무 못한다. 오죽하면 Ansel Elgort soulless performance 라고 검색까지 해 봤을까. 진짜 심하더라... 다른 리뷰도 영화 자체 괜찮고, 특히 아니타와 베르나르도 배우 너무 잘하고, 마리아 역의 레이철 지글러도 (라티나 백설공주라고 욕 먹는 거 같던데 이 나이에 이런 연기/노래 누가 하겠나) 발굴 잘 했다고, 그리고 각본 맡은 토니 쿠쉬너의 감각을 칭찬하면서도 안셀 엘고트는 신랄하게 까더라. 거기다 영화 개봉하기 전부터 문제가 터지는 바람에 영화 홍보도 제대로 못 하고 다른 배우들한테 피해를 입혀서인지 더 까는 경향도 없지 않고. 오죽했으면 스티븐 스필버그랑 뭐 있는 거냐, 생명의 은인이라도 되냐, 캐스팅 하는 사람들 그 때 다 무슨 일 있었냐 하면서 난리... 그 누구와도 케미스트리 없고. 100% 동감한다. 그렇지만 20대에 노래되고 춤되고 연기되는, 거기다 좀 알려진 할리우드 남자배우가 있냐... 하면 없... 다들 30대에다 슈퍼히어로 영화 프랜차이즈에 묶여서 시간도 안 되는 듯. 나머지 배우들이 신인급이라 얼굴 알려진 스타 한 명 넣어야 흥행할 거라고 일단 캐스팅한 모양인데 너무 너무 별로... 노래도 못해 연기도 별로여 얼굴도 쩝. 키가 커서 춤추면 눈에 띄긴 하지만 그렇다고 춤이 많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아이고야... 원작을 하도 오래 전에 봐서 그런가 마리아가 이렇게나 금사빠인 줄은 미쳐 몰랐고(이 아가씨 어쩔려고... 가 입밖으로 막 나왔다), 왜 뜬금없이 햄릿이랑 헷갈려서(오빠 때문에 그런 듯) 넋을 놓고 있었고... 시기 적절한 이야기이고 각본도 업그레이드해서 이전의 인종차별적인 요소를 많이 배제하긴 했는데 글쎄... 모르겠다. 

일단은 이걸로 끝. 재탕을 주로 해서 새로운 건 손을 못 대고 있네... <해밀턴> 언제 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