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책

연극+책 2019. 7. 24. 16:17 Posted by 바나나피쉬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서 소설을 읽기 시작했다. 사실은 리디 로맨스 소설과 만화를 끊기 위해서인데 둘 다 봤다는 게 함정. 진짜 그만 봐야지. 이건 중독이다.

1. 루스 웨어, 인 어 다크 다크 우드
<우먼 인 캐빈 10>을 매우 흥미진진하게 “들어서” 다른 책도 읽어 보기로. 같은 장르이며 훨씬 더 유명한 <나를 찾아줘>도 읽고 싶긴 한데 (아 물론 작가는 다르다) 꽤 긴 듯하여 영화만 보고 책은 포기했다만 이건 그나마 읽을만한 길이라 선택. 뭐 그냥 저냥 재미있었다. 여자라 겪을만한 일이 줄줄이 나오고 나름 짜임새가 있으나 <우먼 인 캐빈 10>과 유사한 구조였다. 그러나 나는 뒷부분까지 범인이 누군지 짐작도 못했지 흠.

2. 로버트 브린자, 얼음에 갇힌 여자/ 나이트 스토커
여성 작가가 쓰는 장르소설이 뜨면서 남자 작가들이 여자 이름 써서 책 낸다는 기사를 읽고 헐... 했는데 이 책은 작가 이름이 대놓고 로버트라 안심 반 걱정 반. 남자 작가치고는 특이하게 주인공이 여자 경감이다. 거기다 슬로바키아 출신이고. 물론 영국인과 결혼해서 시민이긴 하겠다만 나름 신선했다. LGBT 비중이 높다 했더니 작가가 게이였네. 그래서 여자 주인공을 내세웠다고 하면 이거야말로 편견이겠지. 아무튼. 한국에는 시리즈 중 두 권만 번역되었는데, 이 외에도 세 권 정도 더 출간된 듯. 이것도 아무 생각없이 읽기 좋다. 밀레니엄 시리즈도 생각나는데 영국은 영국이지 북유럽과는 뭔가 분위기가 다르다. 범인의 나레이션이 앞부분부터 나온다는게 특징이랄까.

3. 안경원숭이, 황제와 여기사
19금만 내리 읽다가 평이 좋아서 사버렸다. 밤 11시쯤 시작해서 새벽 4시까지 쉬지도 않고 읽었는데 뒷부분에 로맨스가 진행되면서는 뭔가 시들해져서 읽는 둥 마는 둥. 페미니즘 요소 매우 많고 잘 녹아들어 있어 정말 좋다. 그런데 아무 생각 없이 읽기는 좀 힘들고 재미가 없... 유머도 좋은데 작명이 심해 ㅠㅠ 거기다 이런 남주는 현실에 없어 아예 없어. 배경이 아니라 남주가 판타지다. 물풀 작가의 <혼수는 검 한 자루>와 비슷한 맥락이고, 너무 너무 좋은 내용이지만 나의 교육 환경이 발목을 잡는다... PC하지 않은 걸 읽으며 까는 맛이 있어야 스트레스 해소용 독서인 것인가. 너무 대충 읽어서 더 그런가. 아무튼 이걸 끝으로 리디에서 발을 빼겠다. 이미 많이 읽었어. 일상 생활 불가능할 정도로. 정신을 차리고 정말 읽어야만 하는 책을 읽자. 엉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