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gels in America

연극+책 2020. 3. 16. 01:35 Posted by 바나나피쉬

오더블로 들었다. 2018년 브로드웨이 버전. 앤드류 가필드가 프라이어 역. 웨스트엔드에서는 조 피트를 러셀 토비가 했다고 들은 기억이고, 그러면 그 때 루이스는 누구였나? 브로드웨이에서는 제임스 맥아들(McArdle - 한글로 적으니 웃기구나)이 루이스였고 하퍼 역은 드니스 고프. 리 페이스가 조 피트 역. 몇 달 전에 심지어 프리-오더로 사 놓고는 띄엄띄엄 듣다 요 며칠 몰아 들어서 끝냈다. 이미 자면서는 한 번 이상 끝냈지만... HBO 드라마도 봤고, 2011년인가 퍼블릭에서 한 연극도 다 봤고 (브로드웨이 트랜스퍼는 안 됐던 듯). 그러나 책은 안 읽은... 그래서 그런가 내용이 하나도 기억 안 나더라. 가서 봤을 때는 딱히 이해하기 힘들지 않았던 것 같은데. 퍼블릭은 극장이 매우 작아서 한 줄에 20-30명 정도 앉았었나... 극장에 200명 정도 들어갔었나. 아무튼 나는 혼자 터덜터덜 갔었는데 나를 빼고 양 옆, 앞 뒤가 다 남남 커플 일색이어서 완전 충격이었... <남남 남남 남여 남남 나 남남 남남 남남 남여> 뭐 이런 분위기. 원래 재커리 퀸토와 크리스찬 볼이 주연이었는데, 이 둘 빠지고 나서 연장된 공연에는 아담 드라이버와 마이클 유리가 주연을 맡았었다. 넋 놓고 있다가 처음 라운드 놓치고 두 번째로 한 비싼 공연 (흑), 그것도 1, 2부 따로 봐야 하는! 연극이라 갈까 말까 망설이다 질렀었는데. 가길 잘 했지... 생각은 안 나도. 천사 등장하는 장면이 궁금해서 갔었는데 그냥 줄 묶어서 천장에서 내려 줬던 것 같다. 거기다 주연들이 다들 "진짜" 벗고 나오셔서 쩝. 극장 안이 고요~ 아직도 이건 생각난다 ㅎㅎ

아무튼 이 장광설은 오더블을 다 끝낸 기념으로 푸는 것이고. 들으면서도 내내 아이고 잘 한다, 발음 좋다, 액센트 훌륭하다 했는데 배우들 거의 다 영국 사람. 헐. 앤드류 가필드야 어릴 때 미국에서 살았다쳐도 (부모가 다 미국인이고 본인도 미국 태생이었나?), 제임스 맥아들은 완전 깜놀. 다 듣고 나서야 검색해 봤는데 Mary, Queen of Scots에서 메리 오빠였어? 그런데 미국 액센트 이렇게 잘 한다고? 전혀 몰랐다 +_+ 이것 말고도 루이스 버벅거리는게 원래 극에 써 있었던 건지가 급 궁금해져서 책 사야 하나 생각 중. 루이스가 젤 잘하더만! 리 페이스의 조 피트는 목소리 엄청 좋은데 너무 천천히 말해서 의도가 무엇인지 좀 궁금했으나, 중간에 프라이어 선조로 나와 영국식 액센트 하는게 맘에 들어 궁금한 걸 잊었슈. 드니스 고프도 목소리 진짜 좋다. 하퍼는 HBO의 메리 루이즈 파커 이미지가 강해서 계속 이 비주얼과 목소리를 연결지었는데 실물과는 차이가 좀 있더라. 그러나 또 미국 액센트 너무 잘해서 깜놀. 아일랜드 출신이라며! 이렇게 잘 하냐... 하나도 안 거슬렸다 (좀 막귀이긴 하다). 벨리즈 역도 영국 배우더라고 헐. 영국 사는 흑인도 그런 액센트 쓰나? 그렇진 않을테고. HBO 버전의 벨리즈가 연상되는 연기인데 그래도 괜찮았다. 네이선 레인은 뭐 말할 필요도 없는 거고.

다 듣고 궁금해서 배우 인터뷰 찾아봤는데, 1, 2부 다 3시간 넘고, 일주일에 한 두번은 두 편 연속으로 공연해서 스트레스가 상당했던 것 같다. 드니스 고프가 1부만 계속 공연하다보면 끝이 안 나서 정신적으로 힘들었다고, 2부의 night flight 대사를 해야 끝이 난 것 같았다는 식으로 인터뷰 했고. 진짜 그럴 듯. 사실 보는 사람도 벼르고 가야만 할 정도라 공연하는 배우들은 오죽했을고. 런던 공연 끝나고 브로드웨이 제안 받았을 때도 이거 또 6개월 어떻게 하냐고, 못 한다고 했는데, 그래도 브로드웨이! 하면서 갔다고 한다. 그렇지 브로드웨이잖아. 뉴욕이잖아. 베데스다 분수가 있잖아. 으흐흑. 베데스다 분수 찍어 놓은 사진이 어디인가 있을 텐데 찾을 수는 있으려나 모르겠네. 2018년 공연은 어차피 가지도 못했고 갈 생각도 없었지만, 오더블로라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HBO 드라마를 다시 볼까. 근데 이상하게 손이 안 간다. 밀려 있던 오더블을 하나씩 해치우는 중인데, 아무래도 오더블로 듣기에는 스릴러가 최고고 그 다음은 연극이나 라디오 드라마, 그 다음이 인기 소설이나 자서전 류이고, 마지막이 역사서인 듯. 지른 역사서가 몇 권이냐... 끝낸 건 한 권도 없... 아 Code Girls 하나 다 끝냈나... 생각이 안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