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nker Tailor Soldier Spy

Colin Firth 2012. 4. 4. 08:42 Posted by 바나나피쉬

콜린 퍼스님 아직 건재하시구나. 얼굴은 예전에 비해 매우 후덕하지만 그 미소는 여전해요 ㅠ_ㅠ 드디어 봤다. 팅커 테일러 솔져 스파이. 제목은 nursery rhyme 인가에서 따온 거. Tinker, Tailor, Soldier, Sailor, Rich man, Poor man, Beggar man, Thief 뭐 이렇게 나간다고. 이런 식의 영화가 그렇듯 주연 하나를 빼면 나머지는 아무리 유명하고 잘 나가는 배우를 가져다 써도 조연 및 배경이 되기 마련이고, 여기서도 게리 올드먼을 빼면 다른 사람들은 왜 나왔니... 하는 분위기가 약간 있더라. 나만 그럴 수도 있지. 어쩌면 스파이의 본분에 충실하여 다들 포스를 누르고 이 사람이나 저 사람이나 그게 그거, 뭐 이렇게 나온 것일 수도. 게리 올드먼은 광기 없는 역할도 잘 하네. 한참 동안 게리 올드먼 얼굴 구별을 못했는데 배트맨 시리즈를 기점으로 (아님 해리 포터였나) 확실히 얼굴은 알게 됐다. 전에 본 친구가 영화 이해 안된다고 그러더니 시점이 많이 왔다 갔다 하더라. 거기다 원작 소설을 읽은 것도 아니라 막판가면 웽?하게 되는 부분도 있었고. 특히 위치크라프트 나오는 장면부터 웽? 다시 보니까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다만. 다 보여주고 들려주기는 하지만 너무 절제미가 있어서 따라가느라 힘들었다. 이제 사이먼 러셀 빌이 등장하는 세 시간짜리 라디오 드라마 들어야지 흐흐흣. 원작과 내용이 다르다는 이야기도 어디선가 들은 기억이. Tinker, Tailor, Soldier, Spy는 Karla trilogy 중 첫번째라 그러던데 그럼 앞으로 영화 두 편 더 만드는건가? +_+

 

내용과 관련없는 잡상. 베네딕트 컴버배치 왜 나왔수? 톰 하디는 머리가 왜 그 모양이우? 흑. 뭐 둘 다 중요한 역할이긴 하다만 (원래 피터 귈럼은 조지 스마일리와 거의 동급으로 나오는 모양이던데 -_-;;) 한편으로는 충분히 대체 가능하기도. 베네딕트 컴버배치 옷은 멋지더라. 완전 딱 떨어져서 어딜 잡아도 괜찮더군. 연하늘색 타이/커치프도 계속 나오고. 톰 하디는 뭐. 할 말이 별로 없다. 마이클 패스빈더가 했으면 더 어울렸을까? 마크 스트롱이 멋지더구먼. 중간 머리가 비어서 좀 아쉬웠지만 흑. 키아란 하인즈는 거들먹거리는 역할에 제격이나 눈에 띄게 늙어가고 있어서 슬프고. 콜린 퍼스님은 오만과 편견에서도 나왔던 그 희미한 미소를 제법 많이 띄고 나오셔서 꺄아아악! 존 허트도 ㅠ_ㅠ 중간에 젊은 시절 사진이 잠깐 나오는데 이안 맥켈런과 매우 비슷하더라는. 남자배우들 얼굴 보고 품평회하려는 목적은 아니지만 그래도 눈에 띄는 건 그것 뿐인 걸 흑. 아, 내용도 재미있었다. 물론 중간에 이메일도 써가며 대충 대충 봤지만 액션이 넘쳐나고 서스펜스로 가득찬 영화보다 훨씬 재미있게 몰입해서 봤다 +_+ 왠지 냉전 때가 삶에 좀 더 치열함이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이 스파이 분들은 최고의 교육을 받고 남부러울 거 없이 살던 사람들이라 보통 인간과는 생각하는 게 달라서 이렇게 비밀 정보 기관을 꾸려나갈 수 있었던 것도 같고. 그래서 당시에는 오만하게 보였을 지도 모르는 이중첩자 짓도 (우리는 도덕적이므로 이 모든 비밀을 소련과 나누겠다! 뭐 이런 식의 -_-;; 실제로 2차 세계 대전 후 핵개발 비밀 빼낸 것도 이런 도덕적인 스파이들 아니었던가) 서슴치않고 할 수 있었던 건가. 연기는 다들 훌륭. 그런데 너무 등장 인물이 많아서인지 시간이 짧아서인지 아니면 정말로 스파이 역에 충실해서인지 다들 묻혀! 그나마 게리 올드먼은 절제하는 와중에도 감정이 뚝뚝 묻어나는 듯한 연기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접근할 수 없는 거리감이 있었다. -_-;; 라고 나는 생각한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차가운 느낌이긴 한데 마지막에 가서는 감정이 넘쳐흐르는지라 헉... 하는 부분도 없지 않았다. 특히나 (스포일러) 빌 헤이든(콜린 퍼스가 연기한다)이 피눈물 흘리는 장면 ㅠ_ㅠ 일부러 의도한 듯한 절묘한 상처. 거기다 빌 헤이든의 모델이 캠브리지 스파이 중 하나인 킴 필비라고. 날로 발전해가는 콜린 퍼스님을 보니 그저 기쁘다. 그나 저나 싱글맨을 어서 봐야할텐데 손이 안 가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