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다 갔구나. 일도 끝났고. 왜 그런지 이번은 항의가 많을 것 같은 느낌적 느낌이... 지난 번이랑 다를 것도 없었는데 왜 그럴까. 왜 시간이 지날 수록 나의 자신감만 없어지는가. 하지만 항의도 받아줘야 하는 거고. 지난 번이 최악이라고 엄청 욕했는데 또 지나고 보니 그렇지도 않은 거 같기도 하고 -_-;; (돈에 팔렸다). 역시 정확하게 수치화할 수 없는 건 마음가짐에 따라 바뀌기 마련인가.
마일리지 날아간다고 해서 편도 일등석 신공을 발휘해볼까 했는데 돈은 둘째치고 가기가 싫다. 제대로 뽕을 뽑으려면 미국이나 유럽 가야는데 너무 귀찮다고 엉엉. 이번에 안 가면 마일리지 날아가서 언제 일등석 타볼 지 모르는데! 하지만 마일리지 공제를 위해 나가기는 싫고... 여행 계획을 미리 세우는 것도 아니라 상황이 어찌될 지 모르는데 모험을 할 수는 없지. 그래서 로고 상품 사들이는데 너무 허접해서 더 짜증난다. 그마저도 품절이고 난리.
요즘도 리디를 못 끊고 엉엉. <브링 더 러브>랑 <폐하의 밤> 너무 재밌어. 그런데 <폐하의 밤>은 이제 좀 끊을 수 있을 거 같다. 모아두고 봐야지 감질나서 원. <브링 더 러브>는 주연 커플보다 노아랑 슐츠가 더 좋아서 매우 기대 중... 이지만 이제 할 일이 끝나니까 관심이 놀랍게도 뚝 떨어졌다. 역시 스트레스 해소였던 것이다. 이렇게 사람의 마음이 간사하다. 로맨스 장르는 쓰는 사람보다 읽는 사람의 마음가짐이 문제라 정독해도 못 따라갈 것을 대충 읽어제끼니 ('로맨스'라 그래도 될 줄 알고 - 하지만 댓글 읽다보면 내가 뭘 읽었나 싶을 때가 많지) 더 끊을 수가 없나보다.
읽을 책 쌓아두고 사재기를 하고 있는데, 요즘은 솔직히 읽어야 할 책도 안 읽히고 머리도 안 돌아가고 그렇다고 티비를 보는 것도 아니고 뭐가 뭔지 모르겠다. 아이패드 미니5를 야심차게 지르고 애플 펜슬도 샀지만 결국 하는 건 리디북스 보는 거랑, 킨들 좀 끄적거리고, 노트에 낙서(완전 악필)하고, 굿노트 좀 쓰고 (아직 잘 쓸 줄 모름). 이게 다네. 아, 넷플릭스도 가끔 본다. 거기다 커버까지 큰 맘 먹고 씌웠더니 전에 쓰던 갤탭에 비해 너무 무거워서 손가락이 휘는 느낌. 빼고 그냥 쌩으로 가지고 다녀야 하나. 킨들로는 톰 스토파드의 <Rock'n'Roll>을 드디어! 들으면서 읽고 있다. 문학에 정치 개입 안 시킨다는 비판(?)을 많이 들었다고 하던데 이건 완전히 정치네. 무슨 소린지 모르겠슈. 거기다 <The Invention of Love>에서 시작했던 (아마도 <Arcadia>에서 손을 댔던 거겠지만) 그리스 문학과 대중 음악(<The Real Thing>!)을 섞어서 따라갈 수가 없다. <Arcadia>도 안 읽고 보면 못 따라간다고 평을 내서, 연극 보는 중에 책 읽던 분도 계셨는데 이거야 말로... 루퍼스 시웰이 얀이던데 얼마나 잘 했을고. 난 왜 때문에 그 때 넋을 놨던거냐.
아, <히스테리아> 드디어 봤다! 루퍼트 에버렛 눈 올라간 건 그대로네. 왜 손을 대서 ㅠ_ㅠ 그 예쁜 얼굴을 엉엉. 영화 보고 IMDB 트리비아 읽었는데 Rachel Maines 책이 debunked 라고 해서 깜놀. 내가 읽은 것과는 다른 기억인데, 관심은 가지만 찾아보지 않고 있다. 이거 완전 정설 아니었나. 본인 스스로도 증거 자료 가져다 내밀면 다들 입다물었다고 썼던 거 같은데, 나중에는 또 이론일 뿐이라고 밝혔다니 뭔 일이여. 그리고 또 뭘 봤더라. <Mary, Queen of Scots> 끝냈고 (시얼샤 로넌 멋짐, 마고 로비도 괜찮은데 엘리자베스가 그런 성격이었을까는 잘 모르겠....). 토비 스티븐스 출연작 찾다 나온 <Summer of Rockets>도 vimeo 인가에서 구해봤다. 1, 2편은 없고 3-6편은 그대로 다 올려져 있더라는. 그것도 4-5편은 시각장애인 용이라 화면에 나오는 글자나 등장 인물 표정 설명해줘서 재미있었다. 봐도 모르는 나로서는 인물이 긴장했는지 두려워하는지 어떤 감정인지 설명이 되어서 이해가 쉬웠다 -_-; 대충 내용은, (1, 2편 안 봐서 모르지만) Russian Jew(토비 스티븐스가 유대인 역이라니! 거기다 러시아인이여! 러시아 어도 한다. 내 막귀로도 못함이 느껴진다...)인 주인공이 사업을 도와줄 테니 영국 상류사회 사람들과 어울려서 정보를 빼내라는 비밀정보국의 지령을 받게 되고 이로 인해 복잡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는 것. 친분을 쌓게 된 이들에게도 비밀이 있어 한 집안은 연락 끊고 사라진 아들을 찾고 있고, 다른 집은 정치에 깊이 개입해 있고, 주인공네 집은 흑백 인종 갈등에 사춘기 애들 돌보느라, 거기다 발명품(삐삐-bleeper)을 시장에 내놓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한 자리에서 끝내기는 했지만 뭔가 엄청 허술했다. 각본, 감독이 다 스티븐 폴리아코프던데, 이 사람은 뭘로 이렇게 유명한 거지? 그래도 토비 스티븐스는 괜춘. 몸이 좀 불고 턱수염 엄청 길러서 어색했지만 여전히 차밍하시고요, 목소리 좋고요, 그리고 이번엔 완전 원탑 주연이셨습니다. 아, 또 하나 재미있었던 건 당시 냉전 시대고 원폭에 대한 공포가 너무나 커서 등장 인물들이 여기에 완전히 매몰되어 있다는 것. 역사 반영을 잘 했네 그려.
12월의 유흥은 이걸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