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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일거리'에 해당되는 글 11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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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9.08.27 8월 중순의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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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19.05.02 5월
  5. 2019.04.14 3-4월의 소일거리
  6. 2019.01.29 넷플릭스 드라마
  7. 2019.01.03 연말의 영화/드라마
  8. 2018.08.22 Seoul Searching
  9. 2018.08.20 Dear White People
  10. 2018.03.31 3월

12월

소일거리 2019. 12. 30. 00:19 Posted by 바나나피쉬

올해도 다 갔구나. 일도 끝났고. 왜 그런지 이번은 항의가 많을 것 같은 느낌적 느낌이... 지난 번이랑 다를 것도 없었는데 왜 그럴까. 왜 시간이 지날 수록 나의 자신감만 없어지는가. 하지만 항의도 받아줘야 하는 거고. 지난 번이 최악이라고 엄청 욕했는데 또 지나고 보니 그렇지도 않은 거 같기도 하고 -_-;; (돈에 팔렸다). 역시 정확하게 수치화할 수 없는 건 마음가짐에 따라 바뀌기 마련인가.

마일리지 날아간다고 해서 편도 일등석 신공을 발휘해볼까 했는데 돈은 둘째치고 가기가 싫다. 제대로 뽕을 뽑으려면 미국이나 유럽 가야는데 너무 귀찮다고 엉엉. 이번에 안 가면 마일리지 날아가서 언제 일등석 타볼 지 모르는데! 하지만 마일리지 공제를 위해 나가기는 싫고... 여행 계획을 미리 세우는 것도 아니라 상황이 어찌될 지 모르는데 모험을 할 수는 없지. 그래서 로고 상품 사들이는데 너무 허접해서 더 짜증난다. 그마저도 품절이고 난리.

요즘도 리디를 못 끊고 엉엉. <브링 더 러브>랑 <폐하의 밤> 너무 재밌어. 그런데 <폐하의 밤>은 이제 좀 끊을 수 있을 거 같다. 모아두고 봐야지 감질나서 원. <브링 더 러브>는 주연 커플보다 노아랑 슐츠가 더 좋아서 매우 기대 중... 이지만 이제 할 일이 끝나니까 관심이 놀랍게도 뚝 떨어졌다. 역시 스트레스 해소였던 것이다. 이렇게 사람의 마음이 간사하다. 로맨스 장르는 쓰는 사람보다 읽는 사람의 마음가짐이 문제라 정독해도 못 따라갈 것을 대충 읽어제끼니 ('로맨스'라 그래도 될 줄 알고 - 하지만 댓글 읽다보면 내가 뭘 읽었나 싶을 때가 많지) 더 끊을 수가 없나보다.

읽을 책 쌓아두고 사재기를 하고 있는데, 요즘은 솔직히 읽어야 할 책도 안 읽히고 머리도 안 돌아가고 그렇다고 티비를 보는 것도 아니고 뭐가 뭔지 모르겠다. 아이패드 미니5를 야심차게 지르고 애플 펜슬도 샀지만 결국 하는 건 리디북스 보는 거랑, 킨들 좀 끄적거리고, 노트에 낙서(완전 악필)하고, 굿노트 좀 쓰고 (아직 잘 쓸 줄 모름). 이게 다네. 아, 넷플릭스도 가끔 본다. 거기다 커버까지 큰 맘 먹고 씌웠더니 전에 쓰던 갤탭에 비해 너무 무거워서 손가락이 휘는 느낌. 빼고 그냥 쌩으로 가지고 다녀야 하나. 킨들로는 톰 스토파드의 <Rock'n'Roll>을 드디어! 들으면서 읽고 있다. 문학에 정치 개입 안 시킨다는 비판(?)을 많이 들었다고 하던데 이건 완전히 정치네. 무슨 소린지 모르겠슈. 거기다 <The Invention of Love>에서 시작했던 (아마도 <Arcadia>에서 손을 댔던 거겠지만) 그리스 문학과 대중 음악(<The Real Thing>!)을 섞어서 따라갈 수가 없다. <Arcadia>도 안 읽고 보면 못 따라간다고 평을 내서, 연극 보는 중에 책 읽던 분도 계셨는데 이거야 말로... 루퍼스 시웰이 얀이던데 얼마나 잘 했을고. 난 왜 때문에 그 때 넋을 놨던거냐.

아, <히스테리아> 드디어 봤다! 루퍼트 에버렛 눈 올라간 건 그대로네. 왜 손을 대서 ㅠ_ㅠ 그 예쁜 얼굴을 엉엉. 영화 보고 IMDB 트리비아 읽었는데 Rachel Maines 책이 debunked 라고 해서 깜놀. 내가 읽은 것과는 다른 기억인데, 관심은 가지만 찾아보지 않고 있다. 이거 완전 정설 아니었나. 본인 스스로도 증거 자료 가져다 내밀면 다들 입다물었다고 썼던 거 같은데, 나중에는 또 이론일 뿐이라고 밝혔다니 뭔 일이여. 그리고 또 뭘 봤더라. <Mary, Queen of Scots> 끝냈고 (시얼샤 로넌 멋짐, 마고 로비도 괜찮은데 엘리자베스가 그런 성격이었을까는 잘 모르겠....). 토비 스티븐스 출연작 찾다 나온 <Summer of Rockets>도 vimeo 인가에서 구해봤다. 1, 2편은 없고 3-6편은 그대로 다 올려져 있더라는. 그것도 4-5편은 시각장애인 용이라 화면에 나오는 글자나 등장 인물 표정 설명해줘서 재미있었다. 봐도 모르는 나로서는 인물이 긴장했는지 두려워하는지 어떤 감정인지 설명이 되어서 이해가 쉬웠다 -_-; 대충 내용은, (1, 2편 안 봐서 모르지만) Russian Jew(토비 스티븐스가 유대인 역이라니! 거기다 러시아인이여! 러시아 어도 한다. 내 막귀로도 못함이 느껴진다...)인 주인공이 사업을 도와줄 테니 영국 상류사회 사람들과 어울려서 정보를 빼내라는 비밀정보국의 지령을 받게 되고 이로 인해 복잡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는 것. 친분을 쌓게 된 이들에게도 비밀이 있어 한 집안은 연락 끊고 사라진 아들을 찾고 있고, 다른 집은 정치에 깊이 개입해 있고, 주인공네 집은 흑백 인종 갈등에 사춘기 애들 돌보느라, 거기다 발명품(삐삐-bleeper)을 시장에 내놓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한 자리에서 끝내기는 했지만 뭔가 엄청 허술했다. 각본, 감독이 다 스티븐 폴리아코프던데, 이 사람은 뭘로 이렇게 유명한 거지? 그래도 토비 스티븐스는 괜춘. 몸이 좀 불고 턱수염 엄청 길러서 어색했지만 여전히 차밍하시고요, 목소리 좋고요, 그리고 이번엔 완전 원탑 주연이셨습니다. 아, 또 하나 재미있었던 건 당시 냉전 시대고 원폭에 대한 공포가 너무나 커서 등장 인물들이 여기에 완전히 매몰되어 있다는 것. 역사 반영을 잘 했네 그려.

12월의 유흥은 이걸로 끝.  

8월 중순의 드라마

소일거리 2019. 8. 27. 23:48 Posted by 바나나피쉬

,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서 계속 딴짓을 한다. 그나마 뭐라도 보거나 읽으면 다행인데, 이제는 그 상태에서도 벗어나 하염없이 집안을 왔다 갔다 한다는... 진짜 밖에 나가기라도 해야 하나. 아무튼 여전히 뭔가를 보긴 한다. 왓챠 플레이 구독료가 아깝기도 하고. 넷플릭스는 거의 안 보니 다음 달에 끊어야지 흑.

8월 셋째 주의 유흥거리는!

체르노빌. 솔직히 그다지 재미가 있지는 않았는데 (아무래도 끔찍한 사건이라) 많이 배웠다. 당시에 상황을 접했다면 이해가 더 잘 되었을지도. 어릴 적 외국에 살았던 친구가 체르노빌 사건 있을 때 노르웨이에 있었다고, 아마 다 영향권 안에 들어갔을 거라고 해서 놀랐던 기억이 있는데 (밖에서 못 놀게 했었다고), 이건 진짜 상상도 못할, 어떤 상상도 뛰어넘는 일이었구나. 드라마는 과하지 않으면서도 비극을 잘 보여줘서 좋았다.

다음은 HBOBig Little Lies. 이 전에 The Little Drummer Girl도 끝내긴 했으나, 박찬욱의 미학은 잘 모르겠고... 70년대는 할 말이 없으며, 스파이 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다시 깨달았다. 아, 책을 읽어보고 싶긴 했다. 도대체 얜 무슨 생각인거야! 싶어서. 이것이 원작있는 드라마 및 영화의 미덕 아니겠나. 플로렌스 퓨 연기는 좋았네. 특히 목소리. 전형적인 여자 주인공 스타일은 아니지만, 거기에 대해 뭔가 딱히 변화를 주려고도 하지 않으면서도 계속 캐스팅 잘 돼서 좋다. 작은 아씨들에서 기대한다 (그러나 노안인 편이라 에이미라니... 그 중 제일 나이 들어 보이는데...).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서. The Little Drummer Girl에 나왔던 알렉산더 스카스가드가 또 나온다. 트루 블러드 시절만 해도 전혀 몰랐는데 나이가 들기 시작하니 아버지 얼굴이 나와서 신기. 계속 아이고 닮았네, 아버지랑 똑같네, 했다는. Big Little Lies는 리즈 위더스푼과 니콜 키드먼이 나온다고 들어서, 아니 이런 배우가 TV 드라마에! 하고 시작했다. 첫 화 초반은 좀 지루해서 볼까 말까 했는데 조금 지나니 확 사로잡더라. 연기는 물론 좋았다. 원작은 안 읽어 봤지만 리안 모리아티의 다른 작품에서 등장했던 스타일이 유지되는 듯했고, 나름 소소한(?) 상황을 잘 붙잡아서 끝까지 끌고 갔다. 리즈 위더스푼은 평소 연기를 답습하는 게 아닌가 싶었는데, 생각해 보면 본인이 가장 잘하는 역할 더 잘한 거고. 니콜 키드먼이 약간 의외였지만 어쩌면 나이 드는 걸 받아들이고 변화를 추구한 건지도. 뭐 그동안 딱히 고정된 역할만 했던 것도 아니었고. 다른 여배우 연기도 다 좋았다. 남자 배역은 비중이 별로 없다만, 그 중에서도 알렉산더 스카스가드 너무 깨서 역할 맡는 데 큰 용기가 필요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 그래도 없으면 안 되는 역이니. 두 번째 시즌에는 무려 메릴 스트립이 나온다! 두 번째도 좋았지만 아무래도 첫 시즌이 흡입력은 더 있었다. 하지만 다시 보라면 못 보겠지.

말로만 듣던 Victoria도 시작했다. 아이고 귀여워라. 이걸 왜 진작 보지 않았을까. 제나 콜먼 너무 너무 귀엽고, 톰 휴즈도 잘 어울린다. 둘이 알콩달콩(?이라기엔 어깨에 얹은 짐이 무겁다만) 사는 거 귀여워!!! 뭐 왓챠 플레이 댓글에 나오듯 로드 엠과의 관계가 더 흥미진진하긴 했다만 그래도 둘 귀엽다고! 현실에서도 사귄다니 망붕 안 해도 되고! 루퍼스 시웰은 꽤 오랫동안 시대극 악역을 도맡다가 이제는 이런 역할도 하는구나. 여주의 love interest라니. 실제로는 전혀 아니었겠지만. 시즌 1 끝내고 시즌 2 시작했는데, 시즌 3에 로렌스 폭스가 출연했다고 해서 시즌 3도 기다린다. 소소하게 알고 있던 역사적 사실을 잘 끼워 넣어서 (실존 인물 시대극이니 안 할래야 안 할 수 없지) 더 흥미롭다. 시즌 1의 노예제 폐지 에피소드(아, 로드 엠 부인이 캐롤라인 램이라는 건 덤. 아니 그 카로라니!)와 시즌 2의 배비지, 러브레이스, 아이라 올드리지 등장도 재미있었슈. 빅토리아랑 넥플릭스의 The Crown 같이 보면 이놈의 왕실이 왜 이렇게 돌아가는지 더 잘 알 수 있을 듯. 근데 자막 너무 심하더라. 에피소드 하나당 서너 개 이상 오역이 나온다. 문장 좀 길어지면 번역이 안 되시는 듯. 영상 안 보고 스크립트 번역만 한 건지 등장인물 이름 발음 틀린 건 기본이요 숫자도 오류나고... 왓챠 플레이 자막 번역가한테 돈 안 주나?

그리고 전쟁과 평화도 봤다... 많이 봤군. 딴짓 안 하고 그냥 줄창 본 거네... 릴리 제임스가 주연이라길래, 거기다 평도 나쁘지 않아서 방영 당시부터 기억은 하고 있었는데 볼 방법이 없었지. 그러다가 왓챠에서 찾았다. 나폴레옹 전쟁이 배경이라는 것만 알고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는 전혀 몰랐는데 이런 내용이었구나... 파격적이네. 이거야말로 요즘 틀어도 막장 소리 나올 내용이잖아! 거기다 첫 편부터 쿠라닌 남매가 수상쩍다 싶어 검색했더니 톨스토이 원래 책에도 incestuous relationship이 암시되어 있다고! . 요즘 나오는 드라마에 비하면 전쟁이 배경임에도 불구하고 느리게 진행돼서 중간에 딴짓도 좀 했다 ㅠ_ㅠ 그래도 전체적으로 짜임새 있게 잘 만든 듯. 주인공 중에는 폴 데이노가 유일한 미국인인데 액센트를 잘한 건지, 아니면 본인 액센트에 약간만 더한 건지 알 수가 없더라. 분명 영국식 발음이 나오긴 하는데 뭔가 달라! 릴리 제임스는 여전히 귀엽고 예쁘고. 금사빠라 화들짝 했으나 뭐 원작이 그렇다면야. 드라마 봤더니 갑자기 Natasha, Pierre, and the Great Comet of 1812 뮤지컬이 생각났다. 2012년 오프-브로드웨이에서 공연했을 때 엄청난 찬사를 받은 뮤지컬인데 이게 몇 년 전에 브로드웨이로 트랜스퍼해서 무려 조쉬 그로반을 주인공 시켰었지. 그 때 표 사려고 보니까 다 매진이라 조쉬 그로반의 인기를 새삼 실감했었는데. 돈 좀 써서라도 보고 올걸. 하지만 그때 못 본 것이 이 뮤지컬만은 아니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전쟁과 평화의 뮤지컬 버전이다. 여기선 아나톨이 주인공급이야. 거기다 나타샤 역에 흑인 배우 캐스팅해서 논란이 일었다고 알고만 있었는데 (오리지널에서도 필리파 수가 주연이라 백인 아닌 건 마찬가지였다만), 유튜브 찾아서 노래하는 거 들으니까 주인공 맞네. 논란의 여지가 없어. 완전 꾀꼬리. 그래서 앨범 샀다는... 이것도 해밀턴처럼 전체 극을 다 녹음해서 듣기만 해도 공연 내용 알 수 있게 해줬다. 근데 다운로드도 아직 안 했... 언제 듣지? 가사 보면서 들어야 들리는데... 드라마 보니까 책 읽고 싶더라. 하지만 안 읽겠지...

이거 말고 영화도 봤는데... 나 이래도 되는 건가. 현생을 살아야 하는 거 아닌가... 웨스트월드도 시작했는데 ㅠ_ㅠ

8월의 드라마

소일거리 2019. 8. 13. 18:52 Posted by 바나나피쉬

킬링 이브

인터넷에 그렇게 칭찬이 자자하길래, 거기다 산드라 오가 상도 받았다길래 보기 시작했는데 앉은 자리에서 한 번에 끝낼 수도 있을 만큼 재미있었다 (나는 이틀 걸렸다). 빌라넬, 이브 캐릭터 다 좋고, 주변 캐릭터도 괜찮았다. 주연 배우 둘의 나이 차가 22살이라 흠... 이게 남녀 커플이었으면 기분 나빴을지도 모르겠다만, 이렇게 붙여 놓으니 아무 생각 없는 것이... 물론 산드라 오가 상당히 동안이고 조디 코머가 완전 노안이라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조디 코머, 정말 순진하고 물정 모르는 소녀 표정도 잘 하더라. 문제는! 빌라넬은 킬러치고 기술이 매우 별로이며 (아무리 드라마라지만, 거기다 attention-seeking psychopath라지만 훔치는 것도 잘 못하면서 어떻게 안 들키지?), 이브의 한국어는 정말 끔찍할 정도였다. 그리고 달걀귀신이 웬 말이냐. 뭔 소린가 했네. 컬러블라인드 캐스팅이었는지 남편 이름 따서 이브 성이 폴리쉬인거였지만, 시즌 둘 통틀어서 이브를 가리키는 단어 중 Asian이 나온 건 한 번뿐이라, 이런 식으로 발전하는구나 싶기도 했다. 한자리 차지한 캐릭터도 다 여자여서 재미있었고, 반면에 러시아 쪽은 다 남자라... . 다음 시즌도 기대된다. 원작 소설을 읽을까 하는데 드라마 이상은 아닐 듯한 느낌이.

걸스

작년 초에 시즌 3까지 정신없이 보고 시즌 4를 보겠다는 희망에 넷플릭스 구독 신청했다가 없어서 좌절했는데, 이번에 왓챠로 갈아타면서 시즌 4 시작했다. 그리고 또 이틀 만에 시즌 6까지 끝냈지. 아담 드라이버 잘생겨 보인다. 눈이 점점 적응을 하는 것인가. Butterface답게 몸이 엄청 좋아라. 시즌이 계속되면서 벌크업에 머리와 수염까지 함께 업그레이드. 아담이 끝까지 해나와 잘 되길 빌었는데 (안되는 게 당연했지만) 좀 슬펐다. 걸스는 HBO치고도 파격적이고 특히나 주인공을 너무 벗겨대서 (그 주인공이 작가에 프로듀서니 할 말은 없다), 그리고 그게 너무나 자연스럽게 보여서 난감했다... 레나 던햄은 진짜 다 내려놨구나... 그 외에는 매튜 리스 나오는 화. , 아는 얼굴이다 했다가, ... 내용은 좋았다만 아직도 내가 제대로 이해를 했는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극중 해나는 주위에 있었다면 상종도 안 했을 진짜 짜증나는 캐릭터인데 그래도 시즌 6까지 보니 짠하기도 하고, 정도 들어서 마지막에는 거의 울 뻔했다. 오랜만에 뉴욕 거리 봐서 슬프기도 했고. . 이렇게 또 한 세대가 가는구나. 레나 던햄은 요즘 좀 주춤한 거 같던데 더 잘되길 바란다.

영상을 보니 역시 글을 읽는 빈도가 줄어든다. 조만간 진짜 정리를 한 번 하고 리디를 떠야겠다 흐흐흐.

5월

소일거리 2019. 5. 2. 23:40 Posted by 바나나피쉬

벌써 5월이다. 시간이 엄청 잘 가는구나. 여전히 리디는 끊지 못하고 있으며, 미친 듯이 결제를 하는 바람에 핸드폰 진동이 열심히 울리고 있다는... 으흐흑. 언젠가 읽은 것들 정리를 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는데 너무 귀찮다. 이번에 <상수리나무 아래> 2부가 시작된다길래 김수지 작가에 대해 잠시 검색을 했는데! 아니 이렇게 젊은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잘 쓸 수가 있는 것이냐! 타고 났네... 끽해야 이제 겨우 서른인 듯하다만 대단하다! 나는 그 나이에 뭐 하고 있었지... 이상한 책이나 읽고 있었나. 아무튼 다른 건 다 필요 없고 젊은 나이에 글도 잘 쓰는 훌륭한 분이신 게 그저 부럽습니다. 오래오래 대성하시길. 그러나 <상수리나무 아래>로 나의 4개월이 순삭... 원망을 해야 하는 것이냐 그저 감사해야 하는 것이냐.

내 취향은 로맨스 판타지로 어지간한 건 다 읽어버려서 요새는 읽을 게 별로 없다. 슬프네. 사실 3월 말쯤이면 다 끝날 줄 알았는데 역사 로맨스에도 손을 살짝 살짝 대는 바람에 지금까지 끊지를 못했다. 이거 말고도 읽을 게 산더미인데. 리디 앱으로 읽고 있다만 문제는 집중이 매우 안 되어서 그냥 맘대로 건너뛰고 있으며 (170페이지 한 권 읽는데 30분 남짓 걸리면 과연 뭘 읽는 것이냐...) 이게 다른 책에까지 옮겨가 책은 물론이고 페이퍼 하나도 제대로 못 읽는다는 것이다. 그 옛날 쪽지 쓰는 데 미쳐서 논술을 말아먹은 전적이 있는데, 이게 읽는 것에도 해당되는 듯. 아니면 노안이 와서 제대로 글이 안 읽히는 것인가... 이것도 아주 말이 안 되는 것은 아니네. 이도 저도 아니면 나 우울증인가... 책을 제대로 읽을 수가 없... 제대로 읽은 책이 뭐가 있나 모르겠다. 그래서 오더블을 듣지. 트레버 노아의 <Born a Crime>은 여러 번 재생하고 있으며 심지어 CD도 사 버렸다. 싫다고 해도 막 선물하고 싶을 정도로 괜찮은 책이다. 요즘에는 출퇴근 길에 미셸 오바마의 <Becoming>을 듣는다. 초엘리트라서 듣다 보면 기분이 좀 더러워지는데 (아, 내가 안 엘리트이기 때문에 질투 나서 그렇다) 그걸 상쇄할 정도의 감동이 있다. 아직 12시간쯤 남았다만 어제 들은 건 오바마의 청혼. 감동이었어 ㅠ_ㅠ 잘난 사람 둘이 사랑도 잘나게 하는구나. 아무튼 엄청난 사람들이다. 미셸 오바마는 심지어 목소리도 좋다. 물론 다른 오디오 북과 마찬가지로 저자가 읽으면 감정이 북받치는 게 다 들려서 약~간 불편하기도 하지만.

그나저나 정말 시대가 바뀌었는지, 아니면 내가 꼰대가 되었는지, 요즘 것들은 상종을 못하겠다!!! 정신이 나간 게 아닌가 싶은 애들이 너무 많... 동네 물에 약이라도 탄 건가 진짜 왜 다들 미친 거지? 국적을 초월해서 미쳤다. 작년에도 짜증 엄청 났는데 올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나 이 정도로 참을성 없는 사람은 아닌데, 히스테리 부린다고 할 정도로 화가 치밀어 오르고 있다. 그런데 화가 나는 것만큼 일도 하기 싫고 준비도 안 하고 실력도 떨어져서 더 문제다. 미친 건 난가?    

3-4월의 소일거리

소일거리 2019. 4. 14. 23:58 Posted by 바나나피쉬

1. 대박 오디오북을 건졌다. 트레버 노아의 Born a Crime. 이번 달 크레딧 써야해서 질렀는데 웃다가 울다가 하면서 들었다. 트레버 노아 본인이 읽는다. 남아공 액센트가 이런 것이었군! 처음 알았네. 단어 끝의 t 발음을 매우 정확하게 하는구나. 목소리 좋고, 책 읽으면서 연기 잘 하고, 마지막에는 기억해내는 것만으로도 슬펐는지 목소리 떨리기까지 (책 쓴 사람이 직접 읽으면 감정 이입을 지나치게 하는 경향이 있긴 하다... Lab Girl은 정신병 발작 부분에서 저자가 거의 흐느꼈던 기억이... 자면서 들어서 잘은 모르겠지만). 이 책은 트레버 노아가 어머니에게 바치는 헌사다. 처음에는 뭐 저런 엄마가 있어 싶었지만, 훌륭한 분이었다! 애도 잘 키우셨어 ㅠ_ㅠ 트레버 노아가 6-7살쯤 됐을 때 인종분리정책이 끝난 모양인데, 이 정책이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엄청난 것이었다. 미국의 인종분리와는 또 다른 양상이네. 얘네도 미국 남부한테 배워갔을 텐데 말이지... 어린 시절 이야기를 주로 하고, 마지막 부분은 한 챕터가 몽땅 어머니 이야기다. 올해 두 번째 자서전이 나온다니 기대한다.

2. 로맨스 소설은 계속 읽고 있다. 이거 중독이네... 왠만한 건 다 읽어서 이제는 평점과 리뷰와 미리보기를 조합하여 취향을 찾아가고 있다. 보통 목요일 저녁에 시작하여 금요일 쯤이면 그만 두는데 이번 주는 완전 주말을 날려버렸어 엉엉. 그나마 취향 저격 소설을 찾긴 했다. 재미있었어... 

3. 토피 레흐티푸 3월에 새로운 오페라 했다. 그러나 지난 달 공연 시작 전 트레일러 올라온 거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흑 왜 그 미모를 그딴 데 쓰는 거야!!! 프랑켄슈타인의 Creature 역인데 분장을 엄청나게 하고 거기다 자연으로 돌아간 모습을 의상(!이것도 거의 분장이라 봐야한다. 누덕누덕 기운 형상을 몸에 구현하더라)으로 만들어서 헐.... 적나라하게 나오더군 ㅠ_ㅠ 왜, 아니 왜! 홈페이지 들어가면 공연 다 올라오긴 했겠지? 감히 손을 댈 수가 없다.

4. 그리고... 뭘 했더라. 요즘은 영화도 시들, 드라마도 안 보고, 그저 로맨스 소설만 파고 있다만 정신이 피폐해져서 이제 이것도 그만둬야 겠다. 과연... 충전하기도 귀찮아서 (나를 믿을 수 없기도 하지만) 막 그냥 사고 있는데 이제 그만!!! 그만하고 내 할 일을 해야 해 ㅠ_ㅠ 할 일이 산더미인데 이럴 순 없다... 아, 요새 다시 빠진 건 가네시로 가즈키의 Go. 거의 20년째 붙잡고 있는 책이다. 영화도 매우 사랑하지. 무려 극장에서 개봉했을 때 찾아가 본 영화라 -_-; 원서로도 쟁였는데 그건 언제나 도전해 볼 것인가. Go에서 가장 사랑하는 부분은 아버지랑 공원에서의 결투. 작가 본인의 경험을 (아마도 70년대 말에서 80년대 초반) 90년대에 투영했던 모양이라 뭔가 시대배경이 미묘하게 안 맞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재미있다.

넷플릭스 드라마

소일거리 2019. 1. 29. 21:20 Posted by 바나나피쉬

할 일은 안 하고 이것 저것 보고 있다.

1. 지난 번에 끝낸 건 <킹덤>. 솔직히 첫 4화 정도?는 매우 지루하게 봤다. 일단 좀비 영화/드라마를 좋아하지 않고, 공식도 전혀 모르며 기괴한 분장과 물고 뜯는 것에 매우 반감이 있다. 그러나 사극에 좀비를 접목시키고 정치적 구조를 넣은 것은 꽤 기발했다. 김은희 드라마는 아마도 본 게 하나도 없을 텐데... 그래서 그런가 클리셰로 느껴지는 부분이 많았고 (특히 이상한 농담 넣은 부분) 전반적으로 느리다는 생각도 들었다. 좀비를 그렇게 많이 보여 줄 필요가 있었나 싶기도 하고. 그런데 뒤로 갈수록 몰아치더니 마지막 화에서는 시즌 2 기다리게 만들어놓고 끝내더라 ㅠ_ㅠ 시즌 2는 훨씬 재미있을 것 같다. 연기는 류승룡이 진짜 최고. 상황이 너무 짜증나서 화가 치밀긴 했지만 연기 잘 하는 건 두말할 필요가 없고. 주지훈도 괜찮았다. 배두나는... 연기 톤이 진짜 달랐는데 어차피 아직까지는 비중이 큰 게 아니라. 중전역의 배우도 대사 치는 거며 생김새며 좀 그렇다 했다만 아버지까지 능멸하려는 치기 어린 소녀를 연기한 거라 생각하면 의외로 괜찮기도. GoT 생각나는 부분이 꽤 있긴 했으나 나름대로 독특한 드라마가 될 것 같다. 좀비 영화 초짜는 1-3화 소화하는 게 관건일 듯. 

2. <The Crown>. 재미있다고 말만 듣다가 그냥 시작했는데 하루에 세 편씩 보고 있다. 아직 못 끝냈지만 시즌 3 없는 게 아쉬울 정도다. 하지만 나는 아껴 보는 걸 못 하는 사람. 모든 등장 인물의 행동에 의미가 부여되고, 그게 또 드라마에 재미를 더한다. 여왕도 몇 장면은 "too heavily dramatized" 하다고 했다던데, 과연 이 정도였을까 싶은 부분도 물론 있고. 작가가 The Queen 영화와 The Audience 연극을 썼는데, 영화는 아마 못 봤지만 (봤나?) 연극을 매우 재미있게 본 기억이 있다 (NT Live 방송본). 1940년대 이후에 시작해서 지금 보는 화는 1950년대 말 쯤 됐다만 (Suez Crisis가 언제였더라) 자를 부분 과감히 자르고 집중을 잘 해서 지루하지 않다. 거기다 회마다 감독들이 약간씩 다른 방식을 사용해 이야기를 전개하기도 하고. 힘은 잃었지만 왕권의 상징을 져버릴 수 없는 여왕의 의무, 그 의무때문에 거의 모든 것을 희생해야 하는 왕실 가족 (뭐, 바깥에서 보면 이들의 희생 따위는 아무것도 아닐 수 있지만), 그리고 당시 전개되던 정치, 사회적 이슈 등이 잘 드러난다. 클레어 포이는 동생 마가렛보다 수수하고 무난한 성격이지만 졸지에 왕위를 물려받아 그 의무에 서서히 적응하는 (그리고 파묻혀가는) 엘리자베스 2세를 잘 그리고 (클레어 포이가 수수하다니 ㅠ_ㅠ), 맷 스미스는 배경도 시원찮고 영국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데다 심지어 부인을 모셔야 하며 아들한테도 순위에서 밀리는 에딘버러 공작 역에 잘 어울린다. 그러나 난 맷 스미스가 연기한 드라마를 본 적이 없지 아마도... 다른 배역도 다 괜찮았다. 존 리스고우가 처칠 역이라 깜놀했지만. 키부터 다르잖아!!! 게리 올드먼은 어떻게 연기했으려나. 에피소드 중에 처칠의 초상화 편이 나오는데 이건 예전에 BBC 라디오에서 드라마로 방송한 적이 있고 심지어 듣기도 했으나 기억이 안 났다... 여기서는 스티븐 딜레인이 처칠의 초상화를 그리는 화가 역. 여왕의 교육을 다루는 에피소드 scientia potentia est (knowledge is power)도 재미있었다. 그러나 순방 다니는 부분에서는 당시의 제국주의적 인식이 그대로 반영되어 화들짝 하기도. 이런 말이 21세기에 방송을 타다니!!! 역사극이라 가능하구나!!! 하면서. 시즌 2 에피소드 5 보는 중인데 드디어 토니 암스트롱-존스가 나왔다. 그러나 매튜 굳은 금발이 아주 안 어울린다...

연말의 영화/드라마

소일거리 2019. 1. 3. 17:10 Posted by 바나나피쉬

닥치는 대로 봐서 뭘 봤는지도 제대로 기억이 안 나지만 아무튼.

넷플릭스를 짬짬히 뒤지고 있는데 진짜 첫 화면만 바라봐도 진이 빠져서... 대충 적자면.

1. 그레이스 (Alias Grace): 재미있었다. 원작은 사 놓기만 하고 안 읽었다만... 문제는 도대체 그레이스한테 뭔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르겠고... seance는 왜 나오는 거였나. 결말은 어떻게 된 거야! 그리하여 결말 부분만 읽어보고 있는데 2주 전에 읽다가 그만 둬서 아직도 모르겠... 드라마 자체로도 괜찮지만 책을 읽으면 더 확실할 듯 하다. 거기다 뜬금없이 안나 파퀸이 나와서 흠... 역할 안 가리고 열심히 한다.

2. Watership Down: 흠... 이건 또 뜬금없이. 70년대에 인기있던 드라마(?)를 리메이크 한 것인지 아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다시 만든 건지는 모르겠다만. 주연은 무려 제임스 맥어보이와 니콜라스 홀트다. 그런데 토끼가 주인공이야... Lapine이라고 토끼언어도 나온다. 아.. 토끼들에게도 이런 세계가 있구나 하고 흥미롭게 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인간 사회의 잔혹함이 잘 드러난다. 문제는 토끼들이 전혀 구별이 안 가고 -_-; (목소리로 대충 때려맞춰야 한다) 내용이 너무 빨리 진행되어서 따라갈 수가 없다는 거. 1편은 흥미로웠지만 뒤로 갈 수록 그냥 멍~하니 아무 생각 없이 봤다.

3. 보디가드: 마지막 회가 최고 시청률 올렸다고 했던가. BBC 홈페이지에서 얼마 전에 본 기억인데 벌써 넷플릭스에 떴더라. 다들 재밌다고 보라고 보라고 하던데 킬리 호스는 좋아도 리처드 매든이 흠... 이어서. 하지만 일단 보기 시작하면 끝장을 내게 되는 것이지. 리처드 매든이 전직 군인에 경찰에 보디가드로 나오는데 괜찮았다. 잘생긴 얼굴이지만 GOT에서 처음 본 거라 수염 없으면 어색했는데 여기서는 나쁘지 않았다. 내용 자체도 폭풍우처럼 몰아쳐서 -_-; 영화 보디가드 내용처럼 전개되지만 더 큰 정치적 계략이 뒤에 숨겨져 있어 흥미진진. 끝까지 다 한자리에서 볼 수 있을 정도였지만 너무 졸려서 두 번에 나눠봤다. 리처드 매든이 Medici 라는 드라마 주연도 했던데, 보고 싶긴 하다만 비주얼이 어째 별로여 -_-;

4. 원더러스트: 토니 콜렛 좋아하지... 스티븐 매킨토시는 작년에 마틴 벡 시리즈 들으면서 목소리만 익혀두었고 (십이야에서 세바스찬 역으로 나왔을 땐 훨~씬 젊어서 그런가 전혀 매치가 안 됐다). 나이 들어도 매력 있구먼. 20여년의 결혼 생활을 더욱 원만하게 만들어 줄 무언가를 찾는 therapist 이야기인데 50여분 동안 계속 얼마나 남았나 확인할 정도로 페이스는 느렸지만 그럭 저럭 괜찮았다. HBO의 완전 자극적인 화면에 길들여져 있어서 그런가... 내용에 비해 자극적인 이미지도 없었고. 게다가 나름 반전도 있었다. 소피 오코네도가 또 다른 therapist 로 나온다. 

5. 굿 플레이스: 그럭 저럭 재미있게 보긴 했는데 계속 손이 가진 않는다. 시즌 1, 7화에 머물러 있다.

6. You Again: 여기도 케이티 벨 나온다. 그냥 아~무런 생각없이 보면 재미있는데 깔 부분이 너무 많아서. 학창시절에 심각하게 왕따 당했던 사람은 진짜 분노할 영화다. 영화니까 이 정도로 끝났지... 캐스팅은 또 뜬금없이 화려해서 제이미 리 커티스에 시고니 위버까지 등장.

8. 기니피그 프로젝트 (Birthmarked): 여기서는 토니 콜렛이랑 매튜 굳 나왔다. 실화에 바탕을 둔 모양. 1970년대 양육이 타고난 성향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두 과학자 부부가 자신의 아이와 입양한 두 아이를 대상으로 12년에 걸친 실험을 한다. 결과는? 이것도 흥미진진 하더라. 거기다 부부가 매우 정상적인 인간들이라 더 신기했고. 타임킬링 용으로 좋다.

또 뭐 봤지... 아,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이랑 브리짓 존스의 일기 다시 봤는데 진짜 넋 놓고 봤다. 명작이야 ㅠ_ㅠ 이런 영화들 다시는 안 나올 거야 흑.

아무튼.. 굳이 따지자면 보디가드가 넘사벽으로 재미있었고 나머지는 그냥 비슷한 수준으로 괜찮았다. 이젠 뭘 보나. 굿 와이프에 도전할까? 시작하기가 힘드네 그려.

Seoul Searching

소일거리 2018. 8. 22. 20:58 Posted by 바나나피쉬

재미있게 봤다. 유태오 연기 잘 하고 잘 생김... (외국어 잘 하는 사람 좋아한다...) 81년생으로 알고 있는데 2015년에 10대 역할을 소화하다니! 눈 옆 주름 빼고는 표 안 나더라 (이미 눈이 멀었다). 나도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사람인지라 교포 하면 당연 미국이라고 생각했는데, 나름 골고루 독일이며 멕시코(보다는 아르헨티나나 칠레가 더 어울렸을 지 모르지만), 영국, 캐나다 등을 집어 넣어 균형을 맞췄다. 한국에서 재외동포를 상대로 진행했던 80년대 캠프를 바탕으로 개개인의 정체성 문제와 당시의 시대상을 녹여내려고 한 듯. 보면서 느낀 건.

1. 서사가 지나치게 깔끔하다. 뭔가 복잡한 게 없으라... 다 자로 잰 듯 딱딱 떨어져서 좀 불만. 2시간 남짓한 영화 안에서 해결을 하려면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그렇지... (특히 가족사 해결방식이 흠...) 게다가 악인이 없는 건 좋지만, 악한 행동은 벌 받아야 하는 거 아닌가.

2. 한국 아버지들은 왜 다 저러냐... 감독 자신의 경험이 들어간 것인지, 아니면 현실이 그래서 절대 변형이 불가능했는지 모르겠다. 제대로 된 아버지라고는 클라우스 아버지 뿐이네. 아니면 미국에서 한국 아버지라 하면 다 저런 이미지인가.

3. 굳이 한일관계를 다룰 필요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핏줄을 강조하려고 그랬는지, 아니면 80년대 상황이 그랬는지는 분명치 않지만 너무 작위적이라...

그래도 제법 재미있게 봤다. 중간에 ㄱㅇㅅ wannabe 로 진짜 ㄱㅇㅅ이 나와서 웃겼고, 여러 소소한 설정도 괜찮았다. 아, 차인표는 s 발음 하는 거 보니 숀 코너리더라...

Dear White People

소일거리 2018. 8. 20. 23:02 Posted by 바나나피쉬

영화가 먼저 나오고 Netflix에서 드라마화했다고 어디선가 들은 기억인데 어제서야 보기 시작했다. 영화는 아마존에서 DVD 샀다가 한국에도 VOD 나온 걸 보고 좌절하고는 그냥 쟁여만 놨고...The Alienist 끝나고 뭐 볼 거 없나 뒤지다가 드라마 시작.

영화 트레일러만 보고도 재밌다고 생각했는데 드라마로 길~게 제작하니 좋구나. 발상 자체도 참신하고 배울 거리가 많다. 흑인의 시각에서 주로 진행되지만 백인 캐릭터도 나름 잘 살렸다. 물론 Gabe 처럼 착한(?) 백인은 현실에서 찾아보기 힘들겠다만. 다른 드라마나 영화처럼 결국 얘네도 white savior 끝까지 못 버리나! 했는데 아니었다.

하지만! 제작진에 동양인도 좀 섞여 있는 것 같던데 역시나 아시안 캐릭터는 못 살리는 것이, 아무래도 honorary white 로 자리매김한 것 같고 (시즌 1에서 잠시 등장한 이쿠미 캐릭터는 무엇?) 분명 동양 혼혈로 보이는데 당당하게 완전 백인처럼 등장하는 캐릭터도 좀 있어서 (중간에 Gordon 바뀐건가?) 이것이 컬러블라인드 캐스팅인지, 아니면 구별을 못하는 것 뿐인지 잠시 혼란이 왔다.

배우들이 다들 완전 미인이라 이것이야 말로 미의 획일화냐, 글로벌화냐 의문이 들기도 했다만 뭐... 시즌 3도 제작 확정된 듯. 시즌 2 끝무렵부터 내용이 산으로 가는 삘이라 어떻게 진행될 지는 모르겠다. 그나저나 나레이터는 처음부터 자기 목소리를 "ethnic, but non-threatening voice"라고 밝히는데, 물론 막귀가 들어도 흑인인갑다 할 목소리지만 굳이 따지자면 혼혈이잖아... 거기다 절반은 백인 비스무리잖아... 이런 경우는 뭘로 목소리의 인종이나 민족성을 결정하는 것이냐!!! racial이라고 안 하고 ethnic 이라고 한 게 이것 때문인가? 백인 목소리가 아니라는 걸 강조할 겸?

언제나처럼 산으로 가는 소일거리 기록 끝.

3월

소일거리 2018. 3. 31. 19:45 Posted by 바나나피쉬

한 달에 한 번 쓰기도 힘들다. 인생은 참 무료한데 그렇다고 이걸 벗어날 방법도 없구나. 아무튼 이것 저것 본 건 제법 있다.

1. 미스티 & 키스 먼저 할까요
드라마 잘 안 보는데 어쩌다가 두 편 챙겨보고 있다. 미스티는 무려 본방 사수까지! 재미있더라. 마지막 회 이상하다고 욕 많이 먹던데 나는 그럭 저럭 괜찮게 봤다. 뭔가 급하게 마무리 지은 느낌이지만 자기애에 충만한 사람들이라면 이런 결정을 내릴 수도 있을거라 본다. 김남주 너무 너무 예쁘고 목소리 멋지고. 지진희는 원래 좋아해서 -_-; 잘 봤다. 전혜진이 뭔가 애매한 캐릭터라 좀 그랬고 나머지는 뭐. 키스 먼저 할까요도 그럭 저럭 재미있게 보고 있는데 김선아가 진지와 개그를 너무 정신없이 왔다 갔다 해서 짜증이 나다가도 이해가 되고 그렇다. 감우성은 초반에 급 늙고 피로한 얼굴로 나타나 충격 받았다만 이제 내가 적응이 된 건지 아니면 살을 좀 찌우셨는지 처음만큼 초라해 보이진 않아서 다행. 결말이 어찌될 지 궁금하구나.

2. 아마데우스
생각보다 별로였다. 원래도 살리에리 나레이션이 많아 극으로는 어찌 표현될 지 궁금했는데 (영화 말고는 라디오 드라마 들은 게 다라) 아, 산만하고 지루하더라. 거기다 번역도 전부 다 한 건 아닌 듯 (라디오 드라마에선 분명히 들었는데 극에는 안 나오는 대사가 좀 있었다). 중요한 대사가 사라진 느낌이었다. 영화랑 연극을 약간 섞었나 싶기도 하고. 아니면 코믹 요소에 초점을 맞추려다 어긋났나? 사실 보러 가기 전 가장 큰 불만은 살리에리 역 배우가 너무 젊다는 거였는데, 실제로 처음 모차르트와 살리에리가 만났을 때 각각 20대 중반, 30대 초반이었던 걸 생각하면 그렇게 젊지도 않더라. 그래도 살리에리 역이 나이가 좀 있어야 무게를 잡을텐데 (이안 맥켈런도 40대 초반에 살리에리 하긴 했다) 뭔가 아쉽. 이제 연극도 귀찮아서 못 보겠다.

3. 신데렐라
케네스 브래너 감독의 실사영화. 진작에 보려고 했는데 이제서야 보고는 완전 꽂혀서 ost 사고 난리 났다. 릴리 제임스 노래 잘 하네. 거기다 선함의 personification 이다. 엄청난 미인은 아니지만 착하다고 얼굴 전체에 써 있다 +_+ 그래서 캐스팅됐구나. 리처드 매든도 잘생겼네. 수염이 없으니까 훨 낫다. 개성은 없지만. 이제는 미녀와 야수 dvd 사서 달려야겠어.

4. 마셜
아는 분께 미국에서 개봉했다 전해 듣고 혹시나 해서 찾아봤더니 dvd 출시도 됐더라. 그래서 질렀다. 사실은 댄 스티븐스가 조연으로 출연해서 질렀다. Thankless role 이 뭔가 싶었는데 이거야 말로 thankless role 이다. 왜 출연했니. 영화 자체는 매우 재미있었는데, 실화라는 걸 생각해 보면 마셜의 아바타로 등장하는 유대인 변호사네 가족들이 열받을 만 하다. 이건 진짜 완전 인형일세. 영화에서 그려낸 게 100퍼센트 사실도 아닐테고, 영화적으로도 협동의 결과를 보여주는게 훨씬 나았을 터인데. 그래도 이것 저것 배울 건 있었다.

5. 애처가 야마모토
아베 히로시가 헝클어진 머리에 구부정하게 걷는 고등학교 교사로 나온다. 그리고 아마미 유키가 무려 부인! 장성한 아들이 있는 부모 역할! 일본 영화답게 잔잔하고 잔소리 많지만 둘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결말도 엄청 깔끔했다. 칸노 미호가 조연급이라 웽? 했는데 아직 주연급 맞는거지? 애 낳고 왔다고 갑자기 조연되는 건 아니지?

4월엔 뭘로 달리나. 아 2월 말엔 영화관도 다니고 했었지 참. 영화 볼 시간은 있으려나 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