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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일거리'에 해당되는 글 116건

  1. 2018.02.03 다시 1월
  2. 2017.12.02 10월+11월
  3. 2017.10.01 오디오북
  4. 2017.08.30 8월 3
  5. 2017.08.27 8월 2
  6. 2017.08.07 8월
  7. 2017.08.02 여름의 라디오 드라마
  8. 2017.07.21 7월 2
  9. 2017.06.18 6월
  10. 2017.03.24 3월

다시 1월

소일거리 2018. 2. 3. 00:18 Posted by 바나나피쉬

시간 참 잘 간다. 지난 한 해는 정말 힘들었다. 정신적으로... 날로 날로 정신이 쇠약해져가니 진짜 쓰기라도 열심히 해서 제정신을 찾아야겠다. 으흐흑. 그런데 다시 상태가 안 좋아져...

 

1. 1월에는 영화를 이것 저것 봤다.

 

밀정 - 공유 멋지네. 공유 나오는 영화/드라마는 거의 본 기억이 없는데, 이건 어쩌다 봤다. 그러나 난 더 이상 잔인한 건 볼 수 없어... 송강호는 일본어도 한국어처럼 한다.

 

범죄의 여왕 - 이거 평이 꽤 좋았던 기억인데, 진짜로 재미있었다. 물론 중간에 스킵은 좀 했다만.

 

사일런스 - 대충 봤지만 여운이 꽤 남는다. 그런데 드문드문 들리는 일본어 번역이... 영어로 번역된 걸 다시 한국어로 번역해서 그렇겠지만 두 개 언어 가능한 사람도 있지 않나? 싶은. 침묵의 의미는 도대체 무엇인가. 신실한 사람이면 이해가 될 지도 모르겠다. 원작 소설도 읽어보고 싶긴 하다.

 

덩케르크 - 이것도 딴 짓 하면서 봤는데, 내용 없고 대사 없는데도 재미있더라. 역시 영화는 만들기 나름인가.

 

다크 섀도우즈 - 흠... 팀 버튼도 이제 끝인가. 조니 뎁은 이미지가 나빠진 탓인지 정형화가 되어서인지 더 이상은 못 보겠다. 질 르포 글은 진짜 잘 읽었는데 흑.

 

카페 소사이어티 - 여기서 못한 거 라라랜드가 했다. 캐릭터 다 별로고, 블레이크 라이블리는 왜 나왔는지...

 

백설공주 살인사건 - 오랜만에 매우 흥미진진하게 본 영화. 유사한 영화를 찾아 헤매고 있는데 엄청 잔인하든지 끔찍하든지 해서 포기 중.

 

2. 오더블은 마션을 끝으로 당분간 안 들을 예정. 마션은... 역시 듣기에는 난이도가 높다. 모르는 단어가 너무 많아 -_-; 거기다 상상도 안 돼! 오디오북은 스릴러나 미스터리가 최고인게지. 그래도 마저 들으려고 도서관에서 책 빌려왔다. 이 전에는 Code Girls를 들었는데, 이것도 전문용어 투성이다만 어느 정도는 아는 거라 흥미진진하게 들었다. 요즘 이런 쪽이 대세인지 한국에 번역나온 타이틀만해도 로켓 걸스에 랩 걸이 있는데 앞으로도 더 나올 듯? 로켓 걸스도 한 반 정도 읽었다만 내 기준에는 Code Girls가 훨씬 낫다. 30-40년대에 개인적으로 더 흥미가 있기도 하고, Code Girls는 (막 들어서인지) 여자들이 어떤 역할을 했고 어떻게 주도를 했는지가 분명하게 드러나는 반면 로켓 걸스는 제목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실제로 이들이 엄청나게 중요한 역할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개별적인 계획에 대한 기록이지 여자 컴퓨터들에 대한 건 아닌 듯 하다. 두 시대 분위기가 달라서이겠지만. 

 

듣고 싶은 오더블은 애너벨 크랩의 아내가뭄. 이거 괜찮다. 내용은 뭐 익히 알고 있는 것과 별 차이 없지만 (모르는 사람이 읽으면 많은 걸 배워가거나 일단 부정하고 볼 것이다) 작가의 유머가 취향. 통계 자료 사용도 좋고, 사례도 흥미진진했다. 한글로 읽다 보면 이게 그렇게 발음되는가? 싶은 부분이 있는데 확인 차 오더블을 질러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 원서로 봐도 좋을 것 같다. 책 읽기가 너무 싫어서 전공서적도 오디오북으로 땜빵하려고 이것 저것 지르는 중. 내일 또 무언가의 CD가 도착한다. 가끔은 CD가 오더블보다 싸!

 

3. 라디오 드라마 다시 듣는다. 조세핀 테이의 The Daughter of Time (이거 뜻도 얼마 전에야 알았... Truth is the daughter of time 이었나)을 BBC 라디오에서 무려 14부작으로 방송하고 있다. 몇 년 전에 한 거 재방인데 Unabridged 인 듯? 흥미진진은 아니지만 그럭저럭 재미있게 듣고 있다. 그런데 이번 주 꺼는 하나도 못 들었네... Tis Pity She's a Whore도 새로운 버전 해줬다. 문제는... 손이 잘 안 간다. 역시 라디오 드라마도 스릴러나 미스터리...

 

마르틴 베크(냐 아니면 마틴 벡이냐...) 시리즈를 라디오 드라마로 방송했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건너뛴 줄 알았더니 앞부분 저장해놨더라. 도대체 라디오 드라마를 얼마나 쟁인거냐... 1퍼센트는 들었나 모르겠다. 소설 자체가 평이 진짜 좋아서 (하지만 읽기는 싫고) 매일 매일 듣고 있는데 괜찮구먼. 요즘 소설처럼 지독하게 잔인하지도 않고, 범인도 진짜 평범한 범인이고. 처음에는 적응이 좀 안 됐다. 일단 나레이터가 남, 녀로 둘이 나오는데 난 부부가 같이 소설을 썼다는 것도 몰랐고, 배경이 60-70년대라는 것도 몰랐거든. 거기다 주인공 역을 맡은 배우 목소리가 내 취향이 아녓! 그래도 듣다보니 적응됐다. 7편까지 듣고 8편부터는 듣다 졸아서 앞부분을 무한반복 중. 어제 밤에 8편은 대충 다 들은 것 같기도 한데 무슨 내용인지 생각이 안 나네... 케이티 힘즈가 각색했는데 역시나 라디오보단 소설일 것 같다. 그래도 읽기 싫으니 대프니 드 모리에 소설도 라디오 드라마로 해결하려 한다. 레베카 하나 들었는데 이제는 My Cousin Rachel 에 도전! 과연 언제? 

 

4. 그리고 HBO's Girls 시즌 3인가까지 보고 아담 드라이버 팬이 되기로 했다. 괜찮다 괜찮다 하더니 진짜 괜찮네. 나쁜 남자지만 순정 있고. 위험한 놈이긴 하지만... 그러나 시즌 4부터는 볼 데가 없어서 포기. 넷플릭스도 집적이고 있는데 한국에는 안 나온 게 너무 많아... 보려면 굿 와이프나 엘리멘트리를 시도하고 싶지만 과연...

10월+11월

소일거리 2017. 12. 2. 15:40 Posted by 바나나피쉬

계속 오더블 들었다. 아예 subscription도 해버렸다 -_-;; 그렇게 열심히 듣진 않지만 그래도 왠지 들을 게 없으면 허전해서. 대신 BBC 라디오는 끊고 ㅠ_ㅠ 라디오 드라마에 흥미가 떨어졌다.

 

1. 옥타비아 버틀러의 Kindred를 듣고 엄청난 감동을 받았다. 이렇게 멋진 소설을 왜 난 그 동안 몰랐던 것인가. 왜 아무도 이 소설에 대해 말해주지 않았는가. 70-80년대에 인기를 끌다가 90년대 이후에는 잠시 사라져서 그랬나. SF 소설로 분류되어있긴 하지만 역사소설로 봐도 무방하다. 짜임새 좋고, 설정 면에서도 요즘 소설에 전혀 밀리지 않는다.

 

2. 비하인드 도어 (원제는 behind closed doors) 를 읽고 여성 작가의 스릴러에 급 관심이 생겨 루스 웨어의 The Woman in Cabin 10을 질렀다. 지난 번에 북토크 갔을 때 루스 웨어 이름이 나왔던 것도 있고, 마침 미스테리아에 리뷰도 실렸길래. 그렇다고 원서로 읽기는 너무 귀찮고, 시간도 없고 해서 오더블 샀다. 이거 엄청 재미있게 들었다. 자다 깨다 하면서 들었는데도 진짜 너무 너무 재미있었고, 흥미 진진에 범인이 누굴지 감이 안 잡혀서! 원래 감은 못 잡지만서도. 물론 뒤로 갈수록 주인공 캐릭터가 짜증이 나기도 하고 (이런 상황에 냉철한 판단과 행동이 가능하면 그게 인간이냐마는) 긴장감이 좀 떨어지기도 했지만, 오랜만에 재미있게 들었다. 거기다 상대적으로 짧아서 더 좋았고.

 

3. 북토크에서 루스 웨어 말고 조세핀 테이의 The Daughter of Time 이야기도 나와서 오더블 찾아봤는데 없더라. 그래서 대신 Brat Farrar를 질렀다. Carole Boyd가 읽어주는데, 처음에는 시큰둥 했다가 앞부분 좀 지나면서 확 꽂혀서 잘 들었다. 1940년대가 배경이라 요즘의 자극적인 미스터리물이랑은 약간 다르지만 재미있었다. 청소년 소설이라고 해도 될 정도의 내용. 내용이나 구성 면에서는 그다지 치밀하지 않아도, 이것 저것 재미있는 요소가 꽤 있었다. 그리고 나레이터가 워낙 훌륭해서, 겁나 빠르게 읽고 단어도 약간 구식이라 제대로 알아들은 건 반 정도 될까 싶은데도, 잘 들었다!

 

4. 그래서 또 Carole Boyd가 읽은 조세핀 테이의 The Franchise Affair를 질렀지. 이것도 Inspector Grant 시리즈라는데 주인공은 다른 사람이다... 한 번에 집중할 수는 없는지라 이것도 적응하는 데 꽤 걸렸는데, 사건이 상대적으로 앞에 나온다는 게 장점이었다. 그리고 캐릭터가 좋다. 요즘에 나와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내용이고. 시대적 배경은 무시할 수 없지만 그 당시에도 상당히 진보적인? 내용이었을 듯. 자면서 듣느라 중간 부분 뭉텅 날렸는데, 결말이 너무 좋아서 ㅎㅎ 다시 들어보려고 한다. 그나저나 오더블에 조세핀 테이 작품은 이 둘이 다인 듯. The Daughter of Time은 킨들 사서 읽어야 하나보다. Derek Jacobi가 읽어주는 건 좀 졸릴 거 같어...

 

5.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 봤다. 각키 귀여운 건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이리 귀여울 줄이야. 호시노 겐은 아마도 여기서 처음 보는 것 같은데, 수수해도 나름 괜찮네. 목소리 좋고, 노래 잘하고. 가~끔 귀엽고. 거기다 이시다 유리코가 너무나 예뻐서 (턱 주름은 가슴이 아팠지만) 한숨 쉬면서 봤다. 캐릭터도 좋았고.  

 

6. <해어화>도 봤다. 한효주 진짜 너무 너무 예뻤고, 천우희는 어떻게 봐도 약간 밀리긴 했지만 캐릭터 좋았다. 노래도 잘 하네... 모든 게 다 자기 꺼라고 당연하게 여기며 살다가, 좋아는 했어도 약간 얕봤던 친구가 자기 꺼 다 빼앗아가는 것 같으면 못 참겠지... 설득력 없다는 평도 많던데 나는 완전 공감. 진짜 재능은 눈에 보이기 마련이라 무시할 수 없을 테니. 그나 저나 다른 남자 배우였으면 더 나았으려나...

 

7. 극장에서는 <아이 캔 스피크>와 <오리엔트 특급 살인>을 봤다. 앞의 영화는 엉엉 울면서 봤고 (으흐흐흑), 뒤는 뭐. 내용은 이미 알고 있으니 그러려니 했는데 많이 졸렸어... 포아로가 액션도 해서 흠. 원래도 액션 캐릭터였나... 수트에 주름 생길까 봐 싸우기는 할 수 있으려나... 2012년인가 드라마 버전에서는 포아로를 독실한 카톨릭으로 그려놔서 논란?이 좀 있었던 것 같은데 벨기에 출신이면 당연 카톨릭인가... 이번 영화는 그냥 그랬다. 캐스팅 화려하고 풍경이 예술이었지만 그 외에는 평범.

 

이거 말고도 책 몇 권 읽었고, 영화도 몇 편 더 봤고 (<트윈스터즈> 훌륭), 스트레스 엄청 받으며 정신 약간 이상해지고 있고... 그래도 조금만 버티면 쉴 수 있을게야, 암...

오디오북

소일거리 2017. 10. 1. 18:39 Posted by 바나나피쉬

한 동안 오디오북 안 듣다가 요즘은 심난하기도 하고 영어 공부의 필요성도 생겨서 (심하게 버벅거린다 엉엉) 몇 개 사뒀다. H Is for Hawk 말고도 나이키 창업자 필 나이트의 Shoe Dog (이건 누군가의 트위터에서 엄청 잘 썼다는 평이길래 그냥 오디오북 지르고), 옥타비아 버틀러의 1979년 sf 소설 Kindred (한국에는 킨으로 번역된 모양. Kin으로 찾았더니 나오는 게 없어서 다시 검색해야 했다)까지.

앞의 두 편은 대충 끝까지 들었다. 요즘은 산책을 꾸준히 하고 일하러 왔다 갔다 하는 게 일주일에 6시간은 소요되니 짬나는 대로 들어서 끝냈다. 자서전 잘 안 읽는데 Shoe Dog은 굉장히 재미있었다. 필 나이트 본인이 트랙 선수인데다 60년대 꿈 많은 문학도 비스무리여서 인문학(?)적으로도 모자르지 않은 글이 되었다. 물론 대필해 주는 사람이 있었겠지만, 대필 안 했다 해도 수긍이 갈 만한 배경이라. 인트로를 필 나이트 본인이 읽어주는데 아무래도 나이가 있고 전문 배우가 아니니 별로고, 나중에 본문 들어가면 한결 듣기가 편해진다. 오니츠카 타이거가 그렇게 오래된 브랜드인지 몰랐고, 아디다스가 독일 브랜드인지도 몰랐다. 많이 배우는구먼.

마가렛 앳우드의 핸드메이즈 테일도 읽지 않고 라디오 드라마로 떼운지라 같은 장르 선상에서 많이 언급되는 Kindred에도 별 관심 없었는데, 흑인이 타임슬립하는 엄청난 내용이라는 걸 알고 오디오북 질렀다. 아직 앞부분 한 시간 반 정도 분량밖에 안 들었는데도 정말 무섭다. 시간 여행자의 아내와 굉장히 비슷한 느낌이다만, 백인 남자의 타임슬립과 흑인 여자의 타임슬립은 무게가 다를 수 밖에 없지. 앞으로 어떻게 될 지 기대가 크다. 그런데 처음부터 너무 무서워서 엉엉.

핸드메이즈 테일도 오더블에서 새로 냈는데 클레어 데인즈를 주연으로 한다고. 이것도 지를까 싶다. 이렇게 막 사면 월정액 하는 게 훨씬 이득일 것 같기도 하지만 내가 또 얼마나 듣겠어. 조만간 듣는 것도 지겨워질 때가 오겠지.

8월 3

소일거리 2017. 8. 30. 23:58 Posted by 바나나피쉬

1. 메이블 이야기
번역을 남들한테 맡겼는지 어쨌는지 몇 챕터 전에 나온 내용도 반영이 안 됐더라. 본인이 했다면 모를 수가 없을텐데. 듣는 건 아무래도 읽는 것만큼 자세할 수 없는데도 책 좀 읽고 오더블 들으니 어떻게 그렇게 번역했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많다. 매가 배설하는 것을 mute라고 한다고 앞에 분명히 나왔는데 몇 장 뒤에서는 mute를 벙어리가 됐다고 해서 엥? 매를 너무 사랑해서 매가 벙어리가 되더라도 핥아 줄 거라고 썼는데 (이게 무슨 말? 어디를 핥아? 부리?) 이거 똥 싼 것도 핥을 수 있을 정도라는 말이잖아 ㅠㅠ 이 외에도 엄청나게 많이 나온다. 100장도 채 안 읽었는데 이러면 어쩌나. 그러나 번역에도 불구하고 책은 재밌고 감동적이고. 나도 이런 거 써 보고 싶네. 참매가 없어서 안 되겠지만. 아, 참매 유무가 문제는 아니지.

2. 왕좌의 게임 시즌 7 끝
스펙타큘러는 분명하지만 예전에는 어떤 말도 안 되는 장면이 나와도 수긍이 됐다면 지금은 음... 윈터펠 레이디들이 제일 맘에 든다. 그래도 끝은 봐야하니 내년까지 또 어찌 기다리나.

8월 2

소일거리 2017. 8. 27. 16:05 Posted by 바나나피쉬

그 동안 읽고 보고 들은 것:

1. 하타케나카 메구미, 뇌물은 과자로 주세요.

용어고 이름이고 뒤 돌아서면 전~혀 기억나지 않지만 재미있게 읽었다. 제목과는 다르게 본격 정치물이네. 과자가 먹고 싶긴 했다. 샤바케 시리즈도 읽어보고 싶으나 동네 도서관에는 책이 없구나.

2. 박현주, 나의 오컬트한 일상

나 왜 때문에 3번째 사건 전혀 이해가 안 되는 것이냐 -_-; 그림까지 그려가면서 이해해 보려고 했으나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다. 그나저나 요즘은 글 쓸 때 브랜드 명을 다 써야만 사실적인 글이 되는 건가... 다들 일상 생활에서도 내 소파는 이 브랜드! 내 침구는 이거! 이러고 살아? 나만 아무 생각 없는겨? 브랜드에서 캐릭터가 드러나나? 딱히 모르겠는데 흠. 평은 다 좋던데 이상하게 책이 안 읽혔다. 내용 파악도 잘 안 되고. 이제는 소설도 못 읽게 된 건지도. 유명한 번역가라 자기 글도 잘 쓸 거라 생각했는데 그거랑은 또 다른 문제인지, 아니면 나에게 문제가 있는 건지 (요즘 책을 안 읽기는 한다만...) 잘 모르겠다. 그래도 가볍게(?) 읽기는 좋은 소설이다.

3. 왕좌의 게임 7시즌
진짜 이러려고 시즌 7까지 왔나, 싶은 부분이 종종 나온다. 혹자는 소설 내용과 달라지면서부터 문제가 시작되었다고 하는데 (허거걱 밸류가 없이 너무 깔끔하다고) 난 소설 안 읽어서 모르고. 하지만 이전과는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는 게 분명하다. 끝을 내려면 어쩔 수 없나. 드디어 오늘이 이번 시즌 마지막!  

 

4. 메리 엘리자베스 브래든, Lady Audley's Secret

이 책 꽤 좋아했다. 이걸로 페이퍼도 썼었나... 이 때부터 asylum을 본격적으로 팠는지도. 예~전에 라디오 드라마 구해놨는데 안 듣고 있다가 며칠 전에 산책하면서 끝냈다. 비밀이 뭔지만 기억나고 나머지는 딱히 생각이 안 났는데 (sibling marriage 도 여기서 나왔었나...) 듣다 보니 엄청 재미있는 것이라 +_+ 이것도 아침드라마 이상의 막장이기 때문에 현대식으로 각색하면 인기 꽤나 끌 듯 하다. 처음에 읽었을 때는 남자 캐릭터에 대해서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지금 들으니까 이것들 나쁜 놈들이었다. 한 놈은 집 망했다고 부인이랑 젖먹이 아이 버려두고 아무도 모르게 호주로 도망가서 3년 동안 편지 한 통 안 보내놓고, 돌아와서는 부인이 반겨줄 거라 기대하고, 다른 놈은 학교 몇 년 같이 다녔을 뿐인 친구가 사라지니까 세상이 무너진 듯 찾으러 다니면서 여자 과거나 들쑤시고... 에라이. 여주인공은 그닥 잘못한 것도 없다고!!! 물론 19세기 말에야 대역죄인이었겠다만 지금이야 뭐!

5. 콜슨 화이트헤드, The Underground Railroad
Wearing his research lightly 임에도 불구하고 배울 게 많다. 과연 내가 다 읽으려는지는 모르겠지만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되니 기대 중. 하지만 이것도 끝은 못 내겠지. 왜 이렇게 책이 안 읽히냐... 요즘은 책 사다가 안 읽고 쌓아놓는 게 취미 생활이 되어 버렸다. 한글 번역으로도 곧 출간된다는데 (작년부터 이 소설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으나 킨들을 지른 건 며칠 전 인터넷 서점 광고 보고) 과연 한국에서도 미국에서만큼 인기가 있을까.

6. 헬런 맥도널드, H Is for Hawk

글을 너무나 잘 쓴다고 칭찬이 자자하길래 원서로 읽을까 하다가 귀찮아서 오더블 질렀다. 지금까지 이것 저것 오더블로 잘 사서 듣고 있었는데 갑자기 에러가 몇 번 뜨길래 지역이 달라서 그런가.. 하고 포기했다가 오늘 다시 해 봤더니 그냥 사졌다 -_-; 이게 뭔 일이래... 도서관에서 한글책도 빌려오긴 했다만, 산책하면서 본격적으로 들을 생각이다. 일단 처음 3-4분 책 펴 놓고 들었는데 그 짧은 시간 동안 번역 오류가 2군데 이상... a couple of late party-leavers 를 "파티를 하고 돌아가는 연인"이라고 번역했고 (뭐 연인일수도 있지만 이 커플이 그 커플이야?), microwaved aluminum 어쩌고를 "전자렌지용 은박지"라고... 전자렌지용 은박지도 있습니까...? 전자렌지에 돌려버린 은박지겠지요 ㅠ_ㅠ 불꽃 팍 튀면서 그을린... 번역 잘 하시는 분으로 유명하던데 이것이 뭔 일이요. 오더블 버전은 저자 본인이 읽어준다. 개인적으로 전문가를 선호하지만 이 작가 분은 목소리 좋고 발음도 좋아서 기대 중이다.   

 

8월도 끝이 보이니, 좋은 시절 다~ 갔구나 엉엉.

8월

소일거리 2017. 8. 7. 15:59 Posted by 바나나피쉬

8월에도 여전히 라디오 드라마와 다른 드라마...

 

1. 예전에 질렀던 라디오 드라마 중 맨스필드 파크 뒷부분과 노생거 애비를 끝냈다. 영화에서는 해롤드 핀터가 버트람 경으로 나오고 노예선에 투자를 했다가 망했나... 하는 내용이었던 기억인데 뭔가 다르다. 노생거 애비는 분명 거의 20년 전에 책으로 읽었다만 생각나는 건 고딕 소설에 빠진 소녀와 오빠 얘기 뿐. 남의 집 가서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치다 보니 결혼했네! 이런 내용이라고 생각했는데, 결말은 맞으나 (이 외의 결말이 있을 수 없으므로) 중간 내용이 매우 복잡했구먼. 데이빗 헤어우드가 주인공인 헨리로 나왔다. 내가 목소리를 전에 들어서인지 아니면 정말 흑인 목소리가 따로 있는건지! (전자라고 생각한다) 누군지 모를 때도 이 배우 흑인 아닌감...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흑인 맞네. 하지만 나는 사회화를 옹호하는 입장이므로, 무의식 중에 나이트 매니저에서 들었던 목소리를 기억하고 있었나보오... 하는 중. BBC 라디오 드라마 콜렉션으로 맨스필드 파크, 노생거 애비, 센스 앤 센서빌리티, 오만과 편견, 설득 다섯 편이 실려있다. 이브 베스트는 뭐에 나왔더라... 오만과 편견은 몇 년 전에 피파 닉슨과 제이미 파커가 공연했던 버전일테고. 나머지도 천천히 들어야지.

 

2. Sebastian Faulks의 버드송도 끝냈다. 토비 스티븐스가 주인공 역할이라 5년 쯤 전에 쟁여놨던 모양인데 이제서야 들었다. 그러나... 매우 대충 들어서인지 왜 제목이 버드송인지 모르겠고, 여자 캐릭터가 엉망진창이라 좌절했다. 이게 아마 토비 스티븐스가 20대 후반 쯤 됐을 때 녹음한 걸로 기억하는데 목소리는 지금보다 훨씬 가늘어도 매너리즘은 여전... 그래도 울거나 흐느끼는 건 정말 잘한다. 몇 년 전 1차 세계대전 관련 드라마 붐이 일었을 때 에디 레드메인이 버드송 주연 맡았는데 드라마는 못 봤네... 목소리 안 들린다고 난리였는데. 내용이 허거걱의 연속인데다 2, 3회에는 참호전이 나와서 따라가기 쉽지 않았지만 들었다는 데 의의를 둔다.

 

3. 비밀의 숲

온라인에서 난리가 났길래 도대체 왜! 하면서 보기 시작했다가 꽂혔다. 요새 가벼운 드라마만 보거나, 그마저도 안 보다보니 따라가기도 힘들었지만... 배두나 캐릭터가 참 좋았다. 캐릭터 자체는 현실에 존재할 수 있지만 그 캐릭터가 놓인 환경은 이 세상에 없을 듯. 용산서가 빻은 듯 해도 그런 구성원들 없지 아마... 조승우도 연기 잘 하고 새삼 멋지네 느꼈지만, 감정 없는 사람이 진짜 저런가에는 약간의 의문이 생기기도 했다. 극 자체가 훌륭했는데 스마트폰 장면만 나오면 답답... 증거품으로 2달 동안 보관되어 있던 전화기, 충전 안 해도 켜지나... 폴더폰은 가능할 수 있지만 이건 스마트폰인데... 극적인 효과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겠지만 전화 신호 가기 전 딸깍 소리만 나도 통화가 되는 건 어쩐 일이오... 끝 마무리도 약간 급했고. 큼직한 내용은 포털 헤드라인에 떠서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10번 놀랠 거 9번 밖에 못 놀래서 조금 아쉬웠지만 재미있었다. 비밀의 숲 끝나니 뭘 봐야할 지 모르겠다.

 

4. 불한당

이것도 온라인에서 난리길래, 감독의 삽질에도 불구하고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길래, 봤다. 잔인한 장면에 약해서 중간 중간 화면을 열심히 문질러야만 했고, 태블릿에서 보고 있었는데 결정적 장면에서 파일에 오류가 뜨는 바람에 PC로 다시 장소를 옮겼어야 했지만, 이것도 훌륭했다. 임시완 나온 건 영화도 드라마도 본 적이 없었는데 듣던 대로 연기 잘 하고 무엇보다 예뻐서... 얼굴이 다 했네. 그 몸매에 그 힘이라니 좀 의아하기도 했다만. 설경구 영화도 공공의 적 이후엔 거의 본 게 없었다. 장르물이 많아서였나... 연기는 역시나 훌륭했다. 브로맨스로 포장한 본격 퀴어물이네. 그렇다고 해석이 한 방향으로만 가는 건 아니니 누가 봐도 부담은 없겠다. 미리 듣고 봐서 그런가 의도한 듯한 장면은 많더라. 영화를 얼마나 잘 만들었는지는 보는 눈이 없어 모르겠지만, 각본 자체는 닳고 닳은 소재로 참신하게 빼서 좋았다. 미스테리아 13호의 감독 인터뷰를 꽤 재미있게 읽었는데, 이렇게 생각많은 양반이 왜 그랬을꼬... 안타까운 마음. 사람 일이라는 게 마음 먹은대로만 되겠느냐마는. 

 

책을 읽어야 할텐데... 눈에 전혀 들어오질 않는구나. 재미있는 드라마나 찾아 봐야지.  

여름의 라디오 드라마

소일거리 2017. 8. 2. 00:15 Posted by 바나나피쉬

1. The Browning Version

테렌스 래티건 탄생 100주년 때 방송했던 라디오 드라마. 제목은 많이 들어봤는데 이게 그 내용인지는 몰랐다. 산책하면서 듣다가 길에서 통곡할 뻔. 초반부터 불륜이 나와서, 아이고 또냐... 했는데 그게 아니었어 엉엉.

 

영국 사립학교에서 고전을 가르치는, 인기도 없고 재미도 없고 거기다 연금받기 전에 학교를 그만두게 되는 바람에 앞으로 먹고 살 길이 막막해진 나이 많은 교사가 주인공이다. 젊을 때는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일했지만 이제 학생들에게 기대를 버린 지 오래. 학교에 많은 공헌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크레딧은 다 교장에게 가고, 훨씬 뒤에 들어 온 교사들에게도 밀려 제대로 대접을 못 받는다. 부인은 과시욕이 지나쳐 늙고 병약한 남편에게는 만족을 못 하고 남편 동료들에게 접근. 학교를 떠나기 전 날, 나머지 공부를 시키던 학생과 이야기를 나누다 열정 많았던 젊은 시절을 떠올리게 된 주인공. 학생도 선생님의 그런 모습을 보고 깨달은 바가 있었는지 다시 찾아와  아가멤논의 브라우닝 버전 (로버트 브라우닝의 아가멤논 번역판)을 작별의 선물로 주고 떠난다. 주인공은 그 어느 때보다도 큰 감동을 받아 눈물까지 보이는데, 거짓말이라고는 안 하는 부인이 사실은 이 학생이 주인공 성대모사를 하며 비웃고 있었다고, 이 선물은 진급시켜달라는 뇌물 같은 거라고 뒤통수를 쳐버린다. 주인공은 부인이 거짓말 안 한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불륜을 저지를 때마다 주인공에게 다 말했던 전적이 있다) 수긍하고는, 자기가  우스갯거리로 전락했다는 데에 분노한다. 이 장면을 다 지켜보고, 또 주인공의 태도에 나름 감동까지 받았던 부인의 불륜 상대 (주인공의 학교 동료)는 주인공에게 부인을 떠나라고 종용하며, 이 사건을 계기로 불륜을 끝내게 된다. 주인공의 심장에 문제가 있다는 복선이 계속 깔리는데 아니나 다를까 (라디오라 분명치는 않지만)...

 

왜 아가멤논인가 했더니 연극의 내용과 딱 맞는 설정이었다. 이건 뒤에 나오는 마틴 자비스의 해설을 듣고야 알게 된 거지만 흑... 부인에게 죽임을 당하는 주인공이라...

 

2. The Deep Blue Sea

톰 히들스턴 나온다고 영화 쟁였는데 아직도 안 보고... 라디오 드라마도 며칠 전에야 산책하면서 들었다. 내용은 대~충 알고 있었다만 구체적으로는 이랬군.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캐릭터를 잘 살린 듯 하다. 주인공들에게도 다 이유가 있고 배경이 있어서 일단 설득이 된다. 라디오 드라마 배우들은 안톤 래서랑 조셉 미슨 (마이슨인가...) 빼고는 모르는데 다들 연기 엄청 잘 하는구먼. 목소리도 다들 워낙 좋고. 이제는 슬슬 영화를 볼 때인가. 헬렌 맥크로이 주연으로 NT Live 방송도 했던 기억인데 이게 잘 나올 지 모르겠네.

 

테렌스 래티건은 한 동안 시들했다가 2000년대 들어와서 부활하더니, 요즘은 다시 시들해지는 것 같다. 노엘 카워드 연극도 그런 듯. 2000년대 말, 2010년대 초반에 한 동안 난리였다 은근 슬쩍 들어간 느낌? 확실히 구식이긴 한데 듣다보면 재밌네 그려. 라디오 드라마 잔뜩 쌓아 놨는데 시간 날 때마다 새로운 걸 들어야겠다. 그러나! 듣던 것만 계속 들어서 문제. 요즘 방송하는 드라마도 듣긴한다. 프린세스 브라이드를 쓴 윌리엄 골드먼의 스파이 스릴러 마라톤 맨과 브라더스를 들었는데 무슨 소리인지 -_-;; 중간에 뭔가 길고 복잡한 사건이 이어지다 갑자기 끝난다 -_-; 집중을 안 해서인가.

 

3. 삼총사

1994년에 BBC 라디오에서 영 클래식으로 해 준 드라마. 1990년대 라디오 드라마계의 총아로 기억하는 제이미 글로버가 달타냥이고, 티모시 스펄, 로버트 글레니스터, 안톤 래서가 삼총사 역에 이멜다 스턴튼이 레이디 드 윈터, 테레사 갤러거가 앤 왕비 역. 삼총사는 아라미스가 여자로 나온 일본 애니메이션 말고는 내용이 기억이 안 나서 흠... 다시 읽으면 재미있으려나. 30분씩 6부로 나눠서 방송했는데 이틀 동안 산책하면서 들었다. 아토스와 레이디 드 윈터가 그런 사이인 줄은 기억도 안 났고 (동화 버전에서는 잘랐나 -_-;) 아무리 나쁜 여자라도 그렇게까지 할 거야... 싶기도 했고. 영 클래식이라고 하기엔 수위가 좀 높지 않은가 하기도. 

 

이제 뭐 듣지... 

7월 2

소일거리 2017. 7. 21. 02:02 Posted by 바나나피쉬

1. 토비 스티븐스 9월부터 연극한다. Oslo. 유진 오네긴 보러 갔을 때 내 옆에서 seat hopping 하던 아줌마가 재밌다고 하던데 (그 분은 왜 뜬금없이 오페라 얘기 하다가 연극으로 옮겨 갔는지... 그 동네가 그 동넨가?), 나는 왜 때문에 이걸 안 보고 유리 동물원을 봤는가... 그 때 안 봐서 다행인가. 그나저나 내가 9월에서 12월 사이에 런던에 갈 수 있을까? 런던 위험한 거 아닌가...? 뉴욕도 가는데 런던 쯤이야 인가... 그래도 뉴욕보다 런던이 무서울 거 같은 이유는 무엇일까. 아무튼 오랜만에 연극하네. 마지막이 2013년이었던 기억인데. 한 번은 보고 싶다. 거기다 Oslo는 평도 좋고 토니 상도 받았고. 개인적으로는 리바이벌을 선호하지만 새로운 극이든 뭐든 한다는 게 어디냐. 좀 생각을 해 봐야겠다. 표만 일단 끊어? 해밀턴은 내년인가? National Theatre에서 공연 시작하든데 NT Live 같은 거 없나?

 

2. 안 맞는 사람은 끝까지 안 맞지... 하지만 내 주변에는 비슷한 유형의 사람들이 자주 보인다. 이제는 인내심도 바닥나서 공격을 하고 싶어지고... 사회 생활 하려면 안 되겠지만. 인터넷 돌아다니다 보면 본인은 일 잘 하는데 다른 사람들이 다 일을 못해서 고생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어느 날은 문뜩, 이 사람들이 진짜 일을 잘 하는 건지, 아니면 일을 잘 한다고 생각만 하는 건지 궁금해지더라. 내 주변 사람 중에는 포장 그럴싸하고 (일단 목소리가 커서) 소위 말하는 스펙도 괜찮은데, 까 보면 엉망진창이 몇 있어서, 이런 사람도 남들한텐 자기만 일 잘 하고 다들 못 해서 힘들어 죽겠다고 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자기 방어 기제가 잘난 척으로 작동된다고 생각은 한다만. 그래서 언젠가는 친구한테, 그렇게 치면 일 못 하는 사람이 어딨냐고 하니까, 아니라고, 정말 있다고 하더라. 상상을 초월하게 일 못 하는 사람이 있다고... 나는 어느 부류인가. 나도 혼자 일 잘 한다고 생각하는데 (적당히는 하지만 잘 한다는 확신은 없다), 사실은 주변에서 욕을 먹어 온 게 아닌가...

 

3. 모던 패밀리 7 시작했다. 기분 전환에는 최고네. 시즌 6 보다가 말았던 기억인데 건너 뛰어도 상관은 없으니까. 한 회에 한 번씩은 울면서 보는 것 같다. 으흐흐흑. 릴리가 많이 컸어. 알렉스 노래 잘 하네. 지정 생존자가도 재밌다길래 1회 봤는데 그럭 저럭이다. 일단 키퍼 서덜랜드는 24 밖에 생각이 안 나고 (24는 보지도 않았다만), 뭔가 애국심 충만한 분위기도 그냥 그렇고.

 

4. 아, 책 읽어야 하는데. 

6월

소일거리 2017. 6. 18. 23:44 Posted by 바나나피쉬

1. Flare Path

2011년에 테런스 래티건 탄생 100주년 기념으로 BBC 라디오에서 드라마 엄청 해줬는데 들은 게 거의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 큰 맘 먹고 Flare Path 시작. 내용이고 뭐고 아무것도 모르고 들었는데 이게 나름 재밌네. 루퍼트 펜리-존스 주연이라는 거 하나 기억났다만 듣다 보니 루스 윌슨 목소리도 알 거 같더라. 목소리 엄청 귀에 익은데 누구지 했던 건 로리 키니어. 로리 키니어는 얼굴로 따지면 슈퍼 스타는 못 되겠지만 연기는 진짜 잘 하지. 나이 들면서 더 빛을 발할게야. 아무튼. 테런스 래티건 연극은 들은 게 아마도 Man and Boy랑 Cause Celebre (내용 생각도 안 나는데 들을 땐 재미있었던 기억이다) 뿐인 듯 하다만 The Deep Blue Sea도 내용은 대충 알고 있지 흠흠. Flare Path도 내용은 빤한데 배경이 2차 세계 대전이고, 사람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상황이라 극에 긴장감이 있다. 극이 벌어지는 장소도 제한되어 있어 집중하기 좋고. 루퍼트 펜리-존스, 루스 윌슨 둘 다 연기 잘 하지만 그래도 로리 키니어가 제일일세.

 

2. 여름

벌써부터 이렇게 더우면 어찌 살라고. 급한 일 해치우면 (그러나 안 하고 있다 -_-) 책을 좀 읽어야지. 나는 어디서든 최대한 튀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실제로도 어디서든 튀지 않는데 (수업 시간에 교수님이 내가 있는데도 나 안 왔다고 -_-; 물론 옆 학생 뒤에 숨어 있긴 했지만 내가 안 보일 덩치는 아닌데. 나랑 여러 번 마주쳤던 교수들도 항상 나를 처음 본다고 -_-; 친구는 우리가 동양인이라, 미국 애들은 못 알아보니까, 자기도 그렇다며 위로 아닌 위로를 해 줬지만 내가 그렇게 안 튀나) 요즘 나서기를 좀 하다가 그릇된 정보를 제공하는 결과를 낳아 의기소침한 상태다. 역시나 난 그냥 가만히 구석에 박혀 있어야 하나보다.

 

3.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항상 하고 싶지 않았지만, 요즘은 더 하기 싫고 이래 저래 회의가 든다. 산다는 건 무엇인가. 귀찮은 일들도 많고. 일단은 정신 상태가 영~ 별로라. 이건 스트레스 때문인가? 내가 이전보다 더 스트레스를 받고 사는 건 아닌 듯 한데 도대체 왜? 덕질이 시들해서? 그렇다고 내가 열렬히 사모하는 연예인이 언제는 있었던가? 아, 있긴 했네. 그런데 그 분들이 활동을 안 하시는구나. 남들 트위터를 열심히 읽으며 부러워만 하고 있다.

 

4. 여름의 TV

왕좌의 게임은 7월에 방송되나? 코모란 스트라이크 시리즈는 8월에 방송 예정이라고. 제목은 Strike 였던 듯. 시녀 이야기가 괜찮다는데 손은 안 간다. 듣는 걸로도 충분히 무서웠어.. 눈 앞에 구현되는 걸 원치 않는다. 언젠가 보긴 하겠지만. 이것 말고 또 뭔가 있었는데 체크를 안 했군.

 

5. 시카고 타자기

시카고 타자기를 절반만 열심히 봤다. 요즘 스트레스의 여파인지, 우울증 전조 증상인지, 포털 사이트의 연예 뉴스란 뉴스 다 보고, 웹툰이며 포털에서 올려주는 각종 스토리를 섭렵하느라 하루에 2-3시간씩 쓰고 있는데 그러느라 정작 드라마는 다 보기도 전에 뒷부분 내용을 알아 버렸다는 슬픈 이야기. 내가 생각하던 스토리가 있었는데 그와 달리 너무 뻔해서 시들. 그래도 연기 다들 좋았다. 고경표랑 곽시양이 제일 괜찮았고, 유아인과 임수정은 특유의 연기 패턴이 있어서 좀... 그나저나 전생 이야기 할 때 얼굴 그대로 안 가져가면 안 되는 것인가.... (권교정의 피리부는 사나이 영향이다). 다시 태어나지 않는 한 내가 오페라 감독을 할 일을 없겠지만, 그래도 열심히 생각해 둔 돈 지오반니 재해석(?)이 있는데 시카고 타자기 보면서 다시 생각났다. 물론 내용은 전혀 비슷하지 않다만... 내가 생각한대로 공연하면 돈 지오반니든 레포렐로든 둘 중 하나는 탈진하겠지... 뭐 상상은 자유니까.

 

6. 마사지

운동은 하기 싫으니 동네 마사지샵에나 다녀야겠다. 마사지는 한 번도 제대로 받아본 적이 없다. 관심의 유무 혹은 돈/시간의 유무와 별개로 전화로 예약하는 게 싫어서 못 다녔던 것 같다 -_-; 낯선 이와의 전화 통화는 무섭다. 이메일 연락도 좀 그래...

 

7. 글쓰기

여기에라도 꾸준히 글을 써야 하나. 영어로나 쓸까... 한글도 못 쓰고 영어도 못 쓰고, 한국어도 영어도 둘 다 버버버벅. 진짜 학원이라도 다녀야 하는 것인가... 아니면 연습을 안 해서 그런가? 외국 연수 나가야 하나? 도약을 위한 정체라기엔 1) 노력 안함 2) 정체기가 지나치게 김. 에휴.

3월

소일거리 2017. 3. 24. 00:05 Posted by 바나나피쉬

시간 잘 간다. 한 것 없이 불안하기만 한데 시간은 눈깜짝할 사이에 흐른다.

 

얼마 전에 미녀와 야수 보고 완전 꽂혔다. 안 그래도 애니메이션 DVD 사 놓고 준비는 하고 있었다만, 직접 가서 보니 옛날 생각이 더 났다. 그렇다고 영화가 진짜 좋았다는 건 아니고... 일단 엠마 왓슨은 연기 톤이 너무 어색. 얼굴 주름 때문인가 말투가 항상 일정해서인가 아니면 영국인의 특징인가, 차가운 연기다. 나쁘진 않았어... 노래도 잘 하는 건 아닌데 워낙 익숙한 음악이다 보니 누가 부르든 그저 좋지요. 댄 스티븐스는 살이 좀 붙었는가, 20대의 샤방함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고, 애니메이션 왕자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터라 장발 -_-; 안 어울려... 배경은 또 프랑스야... 가발에 다리 강조. 노래는 제법 잘 한다. 야수 목소리를 내느라 엄청 깔고 시작하는데 이게 유지하기 힘든지 중간 중간 고음에서 원래 목소리 나오는 게 감상 포인트다. OST 마지막에 조쉬 그로반이 부르는 버전이 실려있는데 둘 다 괜찮았다. 둘이 비교가 될 만한 정도면 훌륭하지. 루크 에반스가 진짜 연기 잘하고 노래 잘 한다. 예전에 레이븐에서 루크 에반스 입 벌리고 있는게 클로즈업 되는데 송곳니가 진짜 길어서 깜놀한 적이 있다. 속편으로 얘가 뱀파이어 되는 게 나오나 했을 정도. 미녀와 야수에서는 송곳니 안 보이게 가치를 꼈는지 뭔지 조치를 취했다고. 아, 엠마 톰슨 노래도 좋았다. 그런데 왜 들으면서 스위니 토드가 생각나는 것이냐. 이멜다 스턴튼의 미세스 로벳과 비슷해! 엠마 톰슨도 링컨 센터에서 미세스 로벳 연기한 적이 있다 (유튜브에서 다운 받아 두고 보지는 않았다... 브린 테어벨이 스위니 토드였나). 거기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냐! 유완 맥그리거도 역시 잘 하더라. 그러나 나는 애니메이션의 Be Our Guest가 더 좋았어 ㅠ_ㅠ 중간에 새로 추가한 음악 빼고는 예전에 하도 많이 들어서 (한국어 버전으로) 지금도 다 생각난다. 10년도 더 전에 이웃의 토토로 보면서 통곡을 하고 온 적이 있는데, 미녀와 야수도 비슷한 느낌. 그래도 이번엔 안 울었다. 대신 OST 무한재생 중이다. 

 

얼마 전에 서점 갔다가 Hedwig and the Angry Inch도 발견. 2014년인가의 닐 패트릭 해리스 버전으로. 가서 들었을 때는 노래 잘 한다는 생각 전혀 안 들었는데 (여자 목소리로 꾸며 불러서 그랬나...) 앨범으로 들으니 진짜 잘 하네. 이것도 열심히 듣고 있다. 그런데 왜 아마존 x-ray lyrics 안 되는겨? 가사가 나왔다가 안 나왔다가 한다. 오류가 생겼나 싶어서 찾아봤는데 답이 없슈.

 

히든 피겨스와 디나이얼도 보고 싶다. 디나이얼은 홀로코스트를 부정하는 세력에 맞서 싸우는 변호사 이야기인가 본데, 예고편 보다 보니 예전 홀로코스트 관련 다큐멘터리 생각이 났다. 인터뷰 대상자는 대부분 홀로코스트를 직접 경험한 생존자지만, 이 외에도 아우슈비츠인지 다른 캠프인지에서 일했던 독일 할아버지 한 명이 나와서 자기는 일하는 거 편해서 좋았고, 그 시절 잘 보냈고, 독일인들 반응이 어땠고, 뭐 이런 얘기를 줄창 하는 거다. 아니 도대체 이런 사람을 왜 인터뷰한 건지 짜증내면서 보고 있었는데 마지막 한 방. 자기가 여기에 나온 이유는 홀로코스트를 부정하는 사람들에게 홀로코스트는 진짜 있었다는 걸 알리기 위해서라고. 자기가 목격했고 경험했기 때문에 홀로코스트가 있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고. 뭐 여전히 부인하는 사람들은 이런 다큐멘터리에 나올 정도면 매수라도 당한 게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보는 나로써는 꽤 충격이었다. 미국에선 이미 DVD도 나온 모양이지만 개봉하면 보러 가야겠다. 히든 피겨스는 When Computers Were Women 뭐 이런 류인가? 배경은 더 뒤인 것 같지만. 2차 세계 대전 중 수학 좀 한다 하는 여자들이 인간 컴퓨터로 일하면서 미사일 사정 거리 계산 같은 기밀 작업에 종사했다는 다큐멘터리였는데, 이것도 보면서 참 슬펐던 기억이다. 조금이라도 계산이 잘못 되면 민간인이 죽을 수도 있으니 얼마나 부담이 컸겠어 ㅠ_ㅠ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아, 그러고 보니 나는 문라이트도 봤구나. 왜 아카데미 작품상을 탔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러브 스토리로는 참 아름답지만 과연... 그 동안 다루지 않았던 내용이라 더 호응을 얻은 건가? 영상미가 뛰어나서? 어쨌든 빈민가 흑인 청소년의 삶이란 참으로 처절하구나 싶어서 울컥했다. The Knick에서 처음 봤던 앙드레 홀랜드가 여기서도 나온다. 어쩐지 엄청 익숙하더라. 잘생겼어... 주인공 역의 배우도 세 명이 등장하는데 다르면서도 느낌이 진짜 비슷해서 감독이 지도를 잘 하긴 했나 보다 싶었다. 그런데 그렇게나 좋은 영화인지는 잘... 

 

영화며 드라마며 볼 건 많은데 마음만 바쁘다. 마음의 평화가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