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소일거리

소일거리 2022. 12. 5. 19:22 Posted by 바나나피쉬

1. 하우스 오브 드래곤

House of the Dragon이어야겠지만. 맘에 드는 캐릭터가 하나도 없다. 하나같이 다 짜증난다. 이거 시즌이 계속되면 나아지는 것인가? <왕좌의 게임>도 생각해 보면 처음부터 좋은 캐릭터는 없었나? 그래도 뭔가 <왕좌의 게임>이 스케일이 컸고 캐릭터도 많았고(인물이 더 낫고) 스토리도 복잡한 것 같은데... 전작에 비하면 많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 재미는 있다. <왕좌의 게임>은 몇 시즌 씩 몰아봐서 더 재미가 있었나. 마지막에 엄청나게 떡밥을 던지면서 끝났으니 기대는 해 봐야겠다. 

2. 벌써 기억이 가물가물... 뭘 봤나. 

Blood, Sex & Royalty도 봤는데 여주인공 앤 해서웨이 닮음. 예전에 보고 웃겼던 표현 중에 the poor man's xxx 가 있는데, 예를 들어 누구누구는 the poor man's Kate Winslet 이라고 하면, 케이트 윈슬렛 쓰고 싶지만 비싸서 대체재로 동원했다는 의미. 여기서는 여주인공이 the poor man's Anne Hathaway 정도 되려나. 너무 비하하는 표현인가. 요즘은 그다지 많이 쓰지 않는 듯. 이것 말고도 well-preserved 나이 나오는 것도 있었지. 베라 파미가 생각보다 젊다면서 well-preserved 50인 줄 알았다고 ㅎㅎㅎ 이것도 좋지 않은 표현이야... 아무튼 앤 불린을 독립적인 신여성으로 그리는 퓨전 사극에 다큐멘터리 더한 드라마인데 그냥 그랬다... 이것도 시리즈로 나오려나. 차라리 정극이 나을 듯. 

3. 로잘린 

로미오와 줄리엣 스핀오프 격인데 꽤 괜찮았다. 믿을 수 없는 이야기, 돕식에서 죽어라고 고생만 하던 Kaitlyn Dever가 나름 안 고생하는 역으로 예쁘게 차려 입고 나와서 좋았네 ㅎㅎ 내용이야 뻔하디 뻔한 롬콤인데 나름 귀엽고 재미있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그렇게 불같이 사랑에 빠져서 결국 잘 살았을까? 에 대한 그럴 듯한 답도 있고. 너무 리얼해서 더 웃겼다. 

4. 씨 하우 데이 런 

이거 왜 만든 거지? 나이브스 아웃 보고 이 정도는 나도 할 수 있겠다 싶었나? 시얼샤 로넌은 왜 이런 무리수를 둔 것인가? 에이드리언 브로디까지 동원해서 왜 이것 밖에 못 만든 거지? 그러나 왠지 영화를 보고 나니 애거서 크리스티 작품을 보고/듣고 싶더라... 그걸 노린 건가. 나이브스 아웃은 시리즈 물로 만들 것 같던데 역시나 2편이 나왔다고. 미국에서 추수감사절 무렵에 개봉한 것 같은데 평도 나쁘지 않은 듯. 아무튼 나이브스 아웃이나 다시 봐야 할까? 

이것 말고도 잡다한 걸 엄청 많이 봤는데 기억이 하나도 안 난다... 영화도 뭔가 봤던 기억인데 뭘 봤지? 그리고 앞으로는 또 뭘 봐야하지? 봤던 거 재탕해야나??? 

8-9월

소일거리 2022. 9. 18. 19:17 Posted by 바나나피쉬

- 파트너 트랙 

넷플릭스에 떴길래 보기 시작. 처음에는 그냥 그랬는데 절대 끊을 수 없는 유치함이 있더라고... 전형적인 로맨스 소설 영상화였다. 사실 배우는 별로고... 아든 초 예쁜데 연기는 넘 못... 전혀 변호사같지 않고 대사도 억지스럽고... 둘이 비밀연애 할 때도 티 너무 남... 헐. 근데 예쁨. 남자 주인공 하나같이 다 별로... Z가 제일 낫다고 생각하는데, 아무튼 열 편 까짓거 한 방에 끝낼 수 있을 정도의 몰입감은 있었다. 이거 내 취향이었나. 순위가 얼마나 되려나... 시즌 2 계약할 수 있으려나? 원래 주인공이 중국계 미국인인데 한국계로 바꿔버렸다더니 각색은 잘 한 것 같다. 배우들 다 한국말 섞어 쓰는 것도 (거의 안 나오긴 하지만) 자연스럽고. 너무나 정형적이긴 한데 그래도 어느 정도 주변부를 다루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그 주변부마저도 스테레오타입이 가득하지만. 원작 소설을 읽어봐야 하나 싶다가도 뭐 크게 다르겠나... 

- 데어데블 

나름 찰리 콕스 좋아했는데... 어디서 봤는지 생각이 안 나고. 스타더스트는 확실한데 다른 데 어디서 봤던 거지? 'Tis Pity She's a Whore 연극 사진 보고 좋아했나?? 라디오 드라마를 엄청 했었나? 아무튼 데어데블은 벤 애플렉 주연으로도 안 봤는데 디즈니 플러스에서 드라마로 보고 있다. 말도 안 된다 싶다가도 나름 괜춘... 찰리 콕스가 슈퍼 히어로라니 역시 영국 배우의 work ethic은 뭐든 하게 만드는 건가... 눈은 안 보이지만 예쁜 여자는 귀신같이 잘 아는 새내기 변호사의 고군분투가 눈물겹다 흑. 두건은 언제 벗고 뿔은 언제 다는겨? 

엄브렐러 아카데미는 한 시즌 정도 간신히 봤는데 내 취향은 아니네. 보다가 파트너 트랙으로 선회해서 다 끝내고... 브리저튼 시즌 2 또 보고 있고. 조나단 베일리 왠지 루퍼트 에버렛 닮지 않았나? 구글에서 막 검색했는데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지도. 내 선입견이 또 이런 데서 활약하는 것이냐. 코랑 목소리 비슷하지 않나? 목소리만 들어도 gaydar 돌아간다는 사람이 있던데 나도 그런가...흑. 브리저튼 1에서는 그다지 눈에 안 띄었는데 아마도 구레나룻 때문이었던 듯? 오만과 편견의 다시처럼 구레나룻 고수하다가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밀어 버렸나 보다. 없는 게 훨씬 낫긴 하다. 나는 혐관이 취향이라 시즌 1보다 2가 훨씬 좋은데 백인 남자와 유색인 여자 커플은 워낙 깔린 게 많아서인지 좀 꺼림칙하다. 그나마 배경이 영국이라 다행인가... 미국이었으면 빼박 농장주랑 노예라... 제국주의도 딱히 낫지는 않다만... 인종이 무서운 게 눈으로 안 볼 때는 아무 생각 없었는데 스크린으로 구현되니 피부색의 대비가 극명해서 이해가 안 되다가도 될 것 같고, 그렇다... 뭐 이렇게 레이어를 많이 깔아 놓으니 생각할 거리가 있어서 나쁘지 않지만. 앞으로 2시즌은 더 나올 거 같은데 별로 기대는 안 되는구먼... 엘로이즈는... 상대가 될 배우가 맘에 안 들고... 엘로이즈까지 가려면 시즌 5는 되야겠지. 그래도 방송 시작하면 넋 놓고 보고 있을 테니 왈가왈부가 의미 없나. 

Lost Treasures of Egypt

소일거리 2022. 3. 17. 17:16 Posted by 바나나피쉬

디즈니플러스에 왕가의 계곡 나오는 다큐가 있어서 보기 시작했다. 시즌이 두 개나 된다. 배경 음악처럼 틀어 놓고 딴 짓 하다가 재미있어 보이는 부분이 나오면 보는데,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쇼맨쉽이 뛰어나진 않아서 상황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물론 시선을 끄는 사람들이 있긴 하다. 말을 너무 너무 잘하거나 아니면 말투가 독특하거나, 그것도 아니면 희한하게 하고 다니거나. 이 셋에 다 해당되는 게 아마 시즌 1 중간 쯤부터 나오는 이집트학 학자 부부일텐데 처음에는 부인 말투가 좀 거슬려서 신경이 쓰였고, 그 다음에는 복장이 특이해서 눈이 갔다. 나일강의 죽음을 봐서 그런가 1920년대 이집트 관광하는 영국인 부부 같은 느낌. 남편은 나비 넥타이, 파나마 햇(?) 갖추고 부인은 완벽한 20년대 단발머리에 파라솔, 빈티지 옷, 구두를 하고 나와서 흠... 코스프레(?) 제대로 하네 싶었다. 요즘은 검색도 귀찮아서 안 하니까 그냥 그런가 보다 하다가, 도대체 이 사람들 어디 교수인겨 하고 찾아봤더니... 예일에서 이미 2013년에 한 차례 돌풍(?)을 일으킨 커플이더라고. 교수가 학생이랑 바람난 걸로 부족해서 학생 고용할 때도 개입하고 둘이 예일에서 교수하다가 문제가 불거지는 바람에 남자는 정직, 여자는 학교 옮긴 모양이더라. 둘이 결국 결혼했고. 인터넷에서는 꿈꾸던 삶을 실제로 사는 빈티지 이집트학자라고 엄청 띄워주는 것 같은데, 옷 입는 걸로 이래저래 말도 나오는 듯. 어떻게 보면 이거 완전 인종주의 아니냐... 1920년대에 발굴한다고 이집트 가서 보물 다 긁어다가 영국에 실어 나른 사람들 복장을 21세기에 똑같이 하고 나타나 상형문자 해독 실력을 자랑하는 거, 이거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는 건가? 작년에 비판하는 글을 리트윗한 고고학자도 있던데 원글은 삭제되어 없더라고. 그 학자는 남자 교수 밑에서 지금은 부인이 된 학생과 같이 공부했고, 그 당시에도 남자 교수가 자기처럼 옷 입으라고 푸쉬했다고. 요지경 속이다. 

지금은 이집트 정부에서 관리를 엄청나게 하는 모양이다. 허가증 발급해서 명시된 기간에만 발굴할 수 있고, 발굴한 물품 일체는 정부에 귀속되고, 감시하는 사람들도 붙고. 거기다 사막지대라 날이 좋지 않아서 모래바람 불면 발굴 현장 사라지고, 비 오면 발굴해 놓은 곳 물로 다 차고. 사람들 쓰는 것도 돈이니까 작업 가능할 때 최대한 일 많이 해 두려고 하고. 발굴 책임자는 대부분 유럽 출신 백인인데 일하는 사람들은 다 이집트 현지인이고. 자기 가족 같은 사람들이라고 말은 하지만 진짜 그런가 싶더라. 그나마 이집트 정부에서 관리를 하니 일단은 발굴할 때도 숙이고 들어가는 듯. 허가증 안 내 주면 끝이니까. 발굴 작업이 지금도 진행되고 있는 걸 보면 신기하다가도 제국주의의 영향은 어디까지인가를 생각하면 좀 착잡하다. 그래도 재미는 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