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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2020.10.11 Distress Signals
  6. 2020.10.02 9월의 소일거리
  7. 2020.07.12 7월의 BBC 라디오
  8. 2020.05.28 5월의 오더블
  9. 2020.05.19 5월
  10. 2020.04.18 4월

BL 드라마

소일거리 2021. 4. 27. 01:23 Posted by 바나나피쉬

아이고야 BL 드라마도 있다니 ㅠ_ㅠ 왓챠에서 얼마 전에 <지저귀는 새는 날지 않는다> 보고 성우 극한 직업! 했는데 BL 만화를 실사 드라마로 만든 것도 있더라. 우울하던 차에 보기 시작했는데 앉은자리에서 1부 다 끝내고 2부도 막 시작해 버렸다는. 배우 극한 직업이다. 나는 보기만 하면서 소리 지르고 있었는데, 연기도 다들 잘하고 무엇보다 미인이네. 제목은 <포르노그래퍼>와 <인디고의 기분>. 둘이 연작 형식이다. 왓챠에서는 첫 번째 제목을 계속 써서 1, 2로 되어있다. 뭐 전형적인 BL 만화가 원작인 듯하고, 만화가 언제 나왔는지는 모르지만 약간 시대를 탄 느낌이기도 한데, 그러니까 드라마로도 만들었겠지. 

주연은 타케자이 테루노스케(키지마), 이즈카 켄타(쿠즈미), 요시다 무네히로(키도). 세 명이 두 편에서 다 등장한다. A-B가 예전에 사귀었는데, B가 다른 사람 찾아 떠나고, 혼자 남게 된 A가 새로운 등장인물 C와 사랑에 빠지며, C는 A 곁을 아직도 맴도는 B에게 질투를 느끼는 그런 식? 일드 꽤나 봤다고 생각했는데 셋 다 처음 보는 배우였다. 타케자이 테루노스케는 연기가 좀... 뭔가 자연스럽지는 않은데 얼굴이 다 했고 (이미지와 딱 맞는 역인 듯), 이즈카 켄타는 역할보다 실제 나이는 좀 더 있는 것 같지만 풋풋한 대학생 잘 어울리고... 요시다 무네히로는 지인(?)과 비슷해서 정(?)이 가는 얼굴. 키가 꽤 큰 편인데 얼굴도 같이 큰 편이고... 일본 드라마는 메이크업 진하게 안 하나 아니면 커버가 안 되나 잡티가 눈에 띄는데 그래도 괜찮더라고. 직업을 바꾸면 비슷한 스토리로 여러 편 나올 것 같은 내용이지만, 나름 작가의 정신을 잘 살려서 분위기 있는 드라마가 되었다. 중간중간 19금 BL 장면이 나오면 화들짝 하면서도 (사실 흐뭇하게 봤지만), 연기 잘하는 배우들 보면서 감동했다. 극한 직업 극한 직업. 많이 버소서. 

어중간한 드라마보다 훨씬 재미있고 짜임새도 좋다. 불만이었던 점이라면 대필하는 쿠즈미가 망상이 잦다는 것이고 (저렇게 빨리 불러주는데 어떻게 다 받아쓰냐... 거기다 넋 놓고 '안 쓰고' 있어서 내가 다 불안), 키도가 키지마를 너무 세게 밀친다는 것 (자기도 전에 뼈 나가겠소...). 좀 제대로 쓰라고!!! 그만 밀어!!!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였다. 

이렇게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는 군. BL이 이제 주류인가. 리뷰에 누가 판타지라고 적었던데 진짜 판타지이긴 하다. 그런데 이런 드라마가 자꾸 나오면 안 그래도 설 자리 없는 여배우들은 더 자리 잃는 거 아닌지 살짝 걱정이 되기도 한다. 잘은 모르지만 압도적으로 BL 파이가 큰 것 같아서. <어제 뭐 먹었어?>도 드라마 나왔던데 봐야 하나... 몇 년 관심을 끊었더니 세상은 발전하고 있구나. 

4월이다

소일거리 2021. 4. 3. 22:53 Posted by 바나나피쉬

벌써 4월이 ㅠ_ㅠ 

그동안 보고 들은 게 많다. 정리할 겸 간단하게만 써야지. 

오더블 플러스를 열심히 듣고 있고 크레딧도 잘 쓰는 중이다. 스릴러에 빠져있다.

1. 캐서린 라이언 하워드, The Liar's Girl: The Distress Signals 듣고 같은 작가의 작품이라 도전하고 싶었는데 지역이 달라서 다운을 받을 수 없었다. 그러다가 뭔 일인지 어느 날 갑자기 다운받아져서... (지금은 다시 안 되는 듯?). 이것도 여러 사람들이 읽어준다. 어느 날 대학가에서 여학생을 대상으로 연쇄살인이 일어나고, 주인공의 남자 친구가 범인으로 몰린다. 10년도 더 지나 남자 친구의 존재도 가물가물해진 주인공에게 다시 비슷한 연쇄살인이 일어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그리고 이제 정신병원으로 전원된 전 남자 친구가 무죄를 호소한다. 엄청 대충 들었지만 반전이 훌륭했다. 

2. 케이트 홀러핸, Lies She Told: 이거 재미있었다. 굉장히 참신한 내용. 지금은 가물가물하지만. 주인공은 작가인데, 본인의 이야기와 소설 주인공의 이야기가 교차되어 흘러가다가 어느 순간 소설과 현실이 하나가 되어 버린다. 나름 설득력 있게 이야기가 진행된다. 내레이터도 두 명인데 매우 훌륭.  

3. 킴벌리 맥크레이트, A Good Marriage: 드라마화 되는 듯? 이것도 고르고 골라 듣기 시작한 건데 꽤 재미있었다. 주인공은 변호사로 로스쿨 같이 다녔다가 꽤 오랫동안 연락이 끊겼던 동창에게 어느 날 연락을 받는다. 누군가 아내를 죽였는데 자신이 범인으로 의심받고 있다는 것이다. 사업에 성공하여 어마어마한 부자가 된 동창이 계속해서 변호를 부탁하자 거절을 하지 못한 주인공은 사건의 진실을 파헤쳐 나간다. 주인공의 남편은 알코올 중독자이고, 동창의 부인에게는 아무도 모르는 비밀이 있다. 그리고 이들이 사는 브룩클린의 부촌에도 더러운 비밀이 가득하다. 

다 여자 작가에 여자 주인공이고, 가지가지 사건이 등장한다. 책으로 읽는 거에 비하면 확실히 집중도가 떨어지긴 하는데 그래도 시간 날 때마다 산책하면서 들었다. 역시 오더블은 스릴러가 최고다. 다른 거 찾아 헤매는 중. 

리디에서는 이제 웹툰에 손을 댔... 그것도 BL. 

1. 모히토, 엔네아드: 완전 훌륭. 우리나라의 미래가 밝다. 이렇게 훌륭한 웹툰 작가가 있다니. 계약 조건이 엄청 열악하다는 글을 어디선가 봤는데 꽃길만 걸으시길. 이집트 신화를 다시 읽어볼까 하다가 귀찮아서 그만뒀지만 웹툰은 소장하고 있으니 천천히 재탕해야지. 그림체 너무너무 예쁘고 내용 훌륭하고 관계 설정 좋다. 

2. 아서, 가면무: 오늘 넋놓고 있다가 하루를 다 날렸네... 처음 그림은 엄청 산만해서 이해가 잘 안 갔는데 결국은 소설도 지르고 웹툰도 다 봤다. 아이고 작화 멋지다. 소설은 약간 시간을 탄 것 같긴 하지만 재미있고요, 여장 남자가 주인공이라 그런지 BL 느낌 덜하고 (덜해서 더 낫다는 건 아니지만), 웹툰은 지금까지 나온 게 2권 중반 정도인 기억인데 계속 챙겨 보겠다. 으흐흑. 

3. 아지/정현, 오피움: 끝났네. 이거 자료 조사 어떻게 했는지 작가님께 물어보고 싶은 심정이다. 

넷플릭스도 열심히 보고 있다. <비하인드 허 아이즈> 괜찮다길래 시작했다가 뭐 이런 이상한 게 다 있나... 남자 주인공 너모 별로... 이러고 있었는데 마지막 회에서 완전 뒤통수를 후려 치는 반전이. 이걸 위해서 앞부분이 있었구나. 딱딱 잘 맞아떨어지네. 오더블 지를까 하다가 어차피 내용은 비슷할 거 같아서 그냥 말았다. 다른 거 또 뭐 없나... 

* 아, 웹툰 작가님 이름 검색했다가 BL 추천을 부탁하는 포스트를 봤는데 댓글에 '세계 제일의 첫사랑, 순장 로맨티카"라고 나와서,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 순장까지 할 정도면 세계 제일이지 했는데, 알고 보니 순'정' 로맨티카라고... 썩었네... 썩었어... 의심도 안 하고 수긍해 버린 나는... 

1월

소일거리 2021. 1. 8. 00:03 Posted by 바나나피쉬

벌써 1월이 이렇게 지나다니 ㅠ_ㅠ 새해를 맞이하여 왓챠까지 질렀다. <킬링 이브> 시즌 3(보는 중. 지루), <베리 잉글리시 스캔들>(그냥 그랬다... 휴 그랜트 주름이 많네 흑), <나이브스 아웃> 봤다. 나이브스 아웃 재밌다.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다. 원작 소설이 있는 줄 알고 찾아봤는데 없다고. 시리즈 물로 나오려나? 이제 <빅토리아> 시즌 3 기대 중. 

넷플릭스에서는 <브리저튼> 봤다. 줄리 앤드류스가 목소리 출연하길래, 거기다 리전시 복장의 흑인 배우까지 섞어놔서 이거 코미딘가? 했더니 줄리아 퀸의 로맨스 소설 원작이었구나. 읽은 적은 없는데 줄리아 퀸은 알고 있지. 줄리 앤드류스가 혹시 실제로 출연도 하나? 해서 보기 시작했는데 재미있다. 하루에 세네 편 거뜬히 끝낼 수 있었다. PC의 정점을 찍었지만 묘하게 잘 어울린다. 처음에는 리전시 드라마에 흑인? 동양인 배우도 제법 많이 썼다! 하면서 화들짝 놀랬다가 안될 것도 없지... 에서 제법 괜찮네... 로 옮겨갔다. 역사 고증도 아니고 어차피 드라마인데 내용에만 맞으면 인종이 무슨 상관이랴. 성별 바꾸는 것도 상관없겠고. 안 그래도 오래전부터 시대극 붐이 일면서 다 백인 일색이라 유색인 배우는 설 자리가 없다는 불만이 많았는데 이렇게 찍으면 일자리도 창출하고 시야도 넓히고 재미도 있고 일석 삼조는 되겠다. 넷플릭스라 가능한겨! 거기다 묘하게 맞아떨어지는 부분도 있다. 사이먼의 아버지가 그리도 집착하던 대를 잇는 것이 흑인으로 차별받다가 가까스로 주류 사회에 편입되면서 겪은 고난 때문이었다거나(딱히 그런 건 아니지만), 여전히 계급의 차이가 인종의 차이로 치환되고 있다거나(컬러리즘도 좀 있지). 물론 '사랑'으로 인종갈등을 넘어섰다는 건 too lame.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던졌지만 사실 드라마 자체는 그저 미인들의 연기를 즐기라고 있는 것이다! 주인공 다들 미인이고 +_+ 어째 사이먼 역 배우 눈에 익다 했더니 (연기는 흠...) <루츠>의 치킨 조지였다. 그때도 완전 미인 +_+ 했는데 여전히 잘 생겼구먼. 중반을 넘어서면 로맨스 소설의 전형적인 공식이 나오는데 눈이 편해서 좋네 ㅎㅎ 아직도 로판을 못 끊었는데 이거 한국 로판에 대입하면 마차 한 대 부서졌지... 아무렴. 그래도 못지않더라. 내용 자체는 구식이다만 방법이 그동안 미디어에서 별로 안 나온(?) 거라 왜 꾸금인지 알겠다는... 어쨌든 이거 보고 엘로이즈에게 꽂혀서 엘로이즈가 등장하는 소설을 질렀는데 상대역이 Sir Philip이라고. 두장 째 읽는데 부인 이름이 나와서 헉!!! 그게 걔였어??? 급 읽기 싫어짐. 평은 엄청 좋더라만... 

<브리저튼> 보기 전에는 BBC 라디오 Drama on 3에서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천 마리 학>을 들었다. 내 그동안 라디오 드라마를 그리 많이 들은 것은 아니지만 <필로우 북>만 봐도 일본인 캐릭터 전부 다 백인 배우가 (흑인은 없었던 기억) 했거든? 그런데 이 드라마에서는 전부 다! 일본인 혹은 일본계 영국인 배우가 맡았다. 이것이 시대의 진전인가! 엄청 놀랬다. 거기다 발음 완벽 +_+ (발음에 약한 속물이다). 주인공은 후루하타 니노가 맡았는데 예전에 LG아트센터에서 <해변의 카프카> 공연했을 때 주연했던 배우였다! 요즘은 영국에서 많이 활동하는 모양? 다른 배우들도 대부분 일본 이름 그대로인데 영국에 베이스를 두고 있는 듯. 이런 거 보면 미국보다 영국이 더 잘하는 거 같다. <프렌즈>에서 유색인 배우 비중이 1퍼센트 정도였을 때, 영국에서는 이미 드라마에 토큰으로라도 유색인 배우(주로 인도나 파키스탄계) 제법 심어놨었지.. 일자리 창출이라는 점에서도 엄청난 발전이지만, 일본어 액센트를 많이 살린 걸로 봐서는 (배우 풀이 부족했나?) 뭔가 이국적인 느낌을 주려고 그런 것인가 싶기도 하다. 중간중간 일본어도 나오고. 어차피 영어로 다 바꿨는데 굳이? 물론 라디오극에서 '분위기'를 살리려면 여러 장치가 필요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타자라는 느낌이 가시지 않는다. 양날의 검이네. 드라마는 꽤 재미있었다. <인간실격> 분위기도 나고. 

아무 생각 없이 샀다가 어린이 책 치고 무시무시하게 길어서 던져놓은 <어린 여우를 위한 무서운 이야기>도 끝냈다. 어린이 책 아니잖아! 저자가 여우를 직접 관찰했던지 공부를 어마 했던지 문외한인 나도 여우의 습성을 이해할 수 있을만큼 디테일이 엄청나다. 내용 자체도 재미있어서 책 좋아하는 아이들은 하루 종일이라도 붙잡고 있겠더라. 부럽네 어린이들. 그리고 이 전에는 살까 말까 갈등하다 마침내 질러버린 오승호의 <스완>도 끝냈다. 이거 진짜 재밌다. 처음에는 집중이 안 돼서 딴짓하며 읽었는데 중반부터 휘몰아치더니 끝까지 완벽. 오랜만에 흥미진진했다. 이제는 <Sir Philip, With Love>를 시도라도 해 봐야 하나... 

12월

소일거리 2020. 12. 25. 21:13 Posted by 바나나피쉬

12월이다 벌써. 올 한 해는 도대체 무엇을 한 것인가... 일은 점점 귀찮아지고 그렇다고 다른 생산적인 활동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그렇다. 12월 하면 홍차와 케이크 (혹은 맛있는 빵) 벌려 놓고 코지 판 투테를 넋 놓고 보던 기억이 지배적이다. 특히 크리스마스 무렵에. 그래서 오늘은 오랜만에 밖에 나가서 이것저것 사들이며 코지 판 투테 듣고 있었다. 토피 레흐티푸가 무릎으로 슬라이딩하는 장면이 언제나 머릿속에 있지. 그때 반했나 +_+

요즘엔 또 열심히 로맨스 소설을 읽고 있고 ㅠ_ㅠ 신작 위주로 챙겨보는데 전만큼 재미있는 게 없다. 너무 많이 봐서 그런가 보다. 최근에 읽은 것 중엔 박하람의 <전장의 론도>가 괜찮았고, 미홍의 <지금, 원수를 사랑할 때>도 나쁘지 않았네. 심약섬의 <광대 공주>도 꽤 재미있게 읽었다. 어제는 그동안 권수가 많아서, 그리고 평이 갈려서 보지 않았던 <디어 에데르트>에 도전했는데 중간중간 빼놓고 읽긴 했지만 생각보다 괜찮았다. 오히려 읽고 난 뒤에 더 괜찮게 생각되는 소설이었다. 아, 그나저나 시리즈물 쌓아놓고 왜 안 읽고 있나. 꾸금이 아니라서 그런가... 오더블 플러스에 YA 소설이 꽤 있어서 도전할까 싶기도 한데 오디오북은 길고도 긴 설명 부분을 스킵하기가 애매하니 시도하기 두렵다. 거기다 요새 나오는 YA 소설은 무조건 3부작에 내용도 많아서 오더블로 하면 한 권에 막 12시간 이래... 몇 달 전부터 저녁잠에 취미를 붙여 7시에 잤다가 11시에 일어나서 잠 안 온다고 방황하는 패턴을 반복하는데 이제는 정신을 차려야 해... 그런데 정신 차리면 일을 해야 하고, 일을 하기 싫기 때문에 멍하니 핸폰 끌어안고 방황하는 삶이 계속되고 있다. 

넷플릭스도 보고 있고. 퀸스 갬빗 재밌었슈... 오더블 플러스에도 원작 소설 있더라. 원작은 좀 다른데 (앞부분이 굉장히 빠르게 지나간다) 드라마가 더 짜임새 있게 잘 만든 것 같다. 

에일리어니스트 2는 뭐여. 이건 원작 소설도 첫 권보다 별로였는데 드라마도 마찬가지구먼. 그나마 원작은 훨씬 담백하다. 법정 다툼에 초점을 맞추는 것도 드라마와는 다르고. 다코타 패닝 불쌍해 ㅠ_ㅠ 아저씨랑 뭐야 흑. 

노는 언니도 매주 챙겨보고 있다. 별 거 없는데 그래도 재밌네. 역시 난 여자 예능이 취향인 듯. 예전에 청춘불패도 날이면 날마다 욕먹으면서 보고 있었는데 ㅎㅎ

화이트라인도 띄엄띄엄 보고 있고. 로렌스 폭스 나와서 본 건데 너무 망가졌어 ㅠ_ㅠ

오더블 플러스로는 You Can Thank Me Later 를 끝냈다. 3년 동안 추수감사절에 벌어진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짧은 소설인데 3시간 반 정도? 나레이터는 로렌 포트갱이다. 캐릭터 다 다르게 엄청 잘 읽어준다. 뻔한 내용이긴 하지만 나름 감동도 있고 반전도 있고 그렇다. 아무래도 짧은 게 부담은 없는데 마땅한 걸 고르기가 너무 힘들다. 넷플릭스 시작 화면만 보다가 끝나는 것처럼 오더블 플러스도 타이틀 고르다가 끝나서... 

로맨스 아닌 일반 소설은 손도 안 대고 있고 (그나마 로버트 갤브레이스(a.k.a J. K. 롤링)의 <Troubled Blood> 끝냈다. 양이 어마어마해서 엄청 오랫동안 붙잡고 있었는데 점점 내용이 별로여... 로빈이랑 코모란이 가까워지는 건 원치 않았는데 아마도 둘이 잘 되면서 시리즈 끝날 듯. 나는 은근 샬롯이 재등장하길 바라고 있었...), 논픽션 책도 쌓아두고 안 읽고... <스완> 읽어보고 싶은데 종이책을 살지 전자책을 살지 고민만 한 달째 하고 있다. 도서관이 문을 열어야 빌려보든 말든 할 텐데. 다른 도서관에는 4월 이후로 반납을 안 한 책이 있어서 -_-; 벌금 한 10만 원 내야 할 듯... 근데 도서관에 갈 일이 없어... 큰 맘먹고 가려고 했더니 마침 휴관이라 대출, 반납 다 안 된다고 하고 엉엉. 어쩌면 좋은가. 아.. 쓰면서도 귀찮다. 귀찮아...   

Distress Signals

연극+책 2020. 10. 11. 12:46 Posted by 바나나피쉬

오더블 플러스를 찝쩍거리고 있는데, 생각보다 들을만한 게 많지는 않다. 내 계정이 미국 거랑 섞여서 그런지 어쩐지는 모르겠지만 included라고 해서 들어가 보면 위시리스트에 넣으라는 것만 달랑 뜨는 게 많고 (리처드 아미티지가 읽어주는 여러 가지가 그런 식이다...) 스릴러나 추리물도 마찬가지고. 그래도 나름 대박을 건졌으니, 캐서린 라이언 하워드의 데뷔 소설 Distress Signals다. 이거 말고 같은 작가의 The Liar’s Girl이 더 인기가 많은 듯한데 스트리밍이 안 된다는...

대충 내용은:

영화 극작가가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다 10여년 만에 드디어 할리우드에 각본을 팔게 된 아일랜드의 작가 아담은 오랫동안 사귄 새라와 함께 살고 있다. 아담은 이제 자리를 잡았으니 새라와 결혼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고, 그동안 묵묵히 뒷바라지해 준 새라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갖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새라가 바르셀로나로 출장을 떠나게 되면서 일이 시작되는데... 바르셀로나에 도착하자마자 연락이 두절된 새라, 거기다 새라가 바람을 피웠다는 친구의 말이 전해지고 (출장이 아니라 새로 생긴 연인과 여행), 돌아오기로 한 날 공항으로 마중을 나갔더니 예정된 시간이 훨씬 지나도 새라가 도착하지 않는다. 처음에는 그렇게 믿었던 여친이 바람을 피웠다는 사실에 분노했던 아담도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하고, 자기한테만 연락을 안 하면 다행인데 부모님과도 연락을 하지 않으니 이게 무슨 일? 경찰서에도 찾아가 보지만 성인 여성이 연락을 끊었다고 해서 바로 실종자로 간주하지는 않는다고 하여 아담은 미칠 노릇이다. 게다가 집으로는 프랑스 니스에서 새라의 여권과 미안하다는 쪽지가 도착하니, 다들 이기적인 아담에게 지친 나머지 새라가 떠나 버렸고, 안전 이별을 위해 연락을 끊은 것이라고 한다. 그래도 믿을 수 없던 아담은 우여곡절 끝에 온라인 상에도 새라에 대한 내용을 실어 추가 정보를 얻어보려 하고, 마침 새라와 똑같은 사람을 크루즈에서 보았다는 제보가 들어온다. 크루즈라니? 해당 크루즈에 대해 알아보던 아담은 크루즈 선에서 연간 실종되는 사람이 꽤 있으며, 범죄도 상당히 자주 일어나지만 쉬쉬하며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거기다 새라가 탔다는 크루즈 선에서 이미 과거에 실종된 여성이 몇 있었지만, 본격적인 수사는 없었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아담은 검색을 통해 새라가 실종되기 1년 전 같은 크루즈에서 부인을 잃은(실종) 영국인 피터와 연락이 닿고, 이 둘은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크루즈에 몸을 싣는다.                             

이렇게 쓰니 무슨 어드벤쳐 같다만 그렇지는 않고... 이 외에도 두 명이 더 화자로 등장하는데 하나는 60대 정도 되는 나이가 지긋한 프랑스 여성으로 해당 크루즈의 직원, 다른 하나는 뜬금없이 프랑스 어느 지역에서 자란, 어릴 적부터 사이코패스로 이름을 날린 소년 살인마(?)이다. 화자에 맞춰 세 명이 읽어준다.                                                            

사실 짜임새는 그다지... 허를 찌르기 위한 구조인가 싶기도 하고, 이런 걸로? 싶기도 하고. 그런데 나름 재밌다. 거기다 뒷부분으로 가면 막 휘몰아쳐서 몇 번을 다시 들었는지 모르겠다 (누워서 듣다가 자 버려서...) 자기 전에 30분씩 맞춰두고 듣다 보니 보통 10-15분 들으면 자고, 다음 날 다시 돌려서 듣고 해서 듣던 데 또 듣고 또 듣고, 진도는 안 나가고, 했다만 모처럼 흥미진진한 스릴러였다. 지난 밤에 자는 시간 놓쳐서 Dawn Eastman의 Unnatural Causes도 시작. 이것도 괜찮은 거 같긴 하다만 앞에 한 시간 정도만 듣고 잠이 들어서... 제대로 들어 봐야지.

9월의 소일거리

소일거리 2020. 10. 2. 20:48 Posted by 바나나피쉬

9월에도 만화는 못 끊고. 이제 네네에서 연재작 보고 있다. 막 캐쉬 충전하고... 미쳤구먼. 리디랑 네네를 왔다 갔다 하면서 보는 중인데 그래도 웹소설은 거의 끊었고... 한참 미쳤을 때 너무 많이 읽었나 별로 땡기는 게 없다. 거기다 요즘은 시각적 자극을 더 추구하는 건가 웹툰 및 만화로... 무료로 볼 수 있는 회차가 많아서 심심할 때 무료로 보기 시작하면 몇 시간은 순삭.

코니시 아스카의 봄의 저주 괜춘. 그림체로만 따지면 그냥 그런데 대범한 화풍에서 섬세함이 느껴진다 ㅎㅎ. 내세에는 남남이 좋겠어 프리퀄 격인 두 사람은 밑바닥도 괜찮았다. 진짜 할리우드에서나 그릴 야쿠자의 세계로다. 내세에는 남남이 좋겠어 다음 권은 언제 나오려나.

요새 찾아 보는 꾸금 작가는 하루미야 판다와 몬덴 아키코. 둘 다 그림 좋다. 몬덴 아키코는 연재보다 단행본이 많은 편인데 (네네 포인트를 마구 쓰며 대여로 봤다...), 연재작으로는 에로스의 종자 재밌다. 보통, 연재되는 에피소드 2편이 하나의 내용으로, 배경이 2차 세계 대전 후인 게 많아서 뭔가 씁쓸한 기분이 들지만 나쁘지는 않다. 무궁무진 쏟아지는 에피소드라니.

브링 더 러브 계속해서 챙겨보고 있고. 역시나 이런 건 한방에 몰아보는 재미가 있는데, 매주 챙겨보려니 약간 감질난다. 그래도 내용은 여전히 잘 나가가고 있다. 노아랑 슐츠 더 나오게 해주세요 ㅠ_ㅠ

리디에서 추석맞이 세일하길래 CTK의 롭플롭(완결)을 다 보고. 작가님 뉴욕에서 사셨나? 배경 제대로던데. 얼핏 보이는 영어도 직접 쓰진 않으셨겠다만 다 내용에 적절하게 맞는 거라 신경 많이 쓴 느낌이 팍팍. 그나저나 나 KJK 작가랑 헷갈렸네... 같은 작가님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구나. 역시 내 눈은 장식 ㅠ_ㅠ 다른 것도 더 챙겨보고 싶은데 할 일이 있지... 엉엉.

아지, 정현의 웹툰 오피움도 굉장하다. 세상엔 능력자가 이리도 많구나. 잘은 모르지만 시대 배경 좋고, 배경 고증 매우 잘 된 느낌이고, 캐릭터도 탄탄하고, 사건 자체도 과장없이 있을 법한 이야기라 앉은 자리에서 훌훌 다 끝냈다. 그러느라 새벽 3, 4시에 자서 늦게 일어나고, 또 낮잠자고 날밤 새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

오더블은 얼마 전까지 구독자에게 audible original 을 2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지난 몇 달 동안은 제한 없이 한 달에 6~8편 정도였나)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게 해줬는데 이제는 플러스인지 뭐시기인지를 새로 만들어 included라고 써 있는 오더블은 스트리밍할 수 있게 (라이브러리에 추가하면 다운도 받을 수 있다) 해 줬다. 이걸로 무라타 사야카의 편의점 인간(convenience store woman이라고 번역)을 들었다. 왜 굳이 woman이라고 번역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뭐, 인간을 영어로 적절하게 번역하기가 어렵긴 하지... human 이라고 할 수도 없고, mankind 의 느낌도 아니고. 번역을 일단 거치면 내용이 좀 쉬워지는 느낌인데 이것도 약간 비슷했다. 처음 편의점 인간 책 나왔을 때 서평 기사를 꽤 봤다만 이런 내용인 줄은 몰랐네. 진짜 편의점 인간이다. 주인공이 약간 (사실은 많이) 특이한 성격으로 설정되어 있다는 걸 몰라서, 그냥 극히 평범한 사람이 편의점에서 일하는 내용이라고 생각하다 허를 찔렸다. 뒷부분은 너무 대충 들어서 다시 들어볼 생각. 이거 말고도 꽤 많이 있던데 굳이 찾아 듣기가 귀찮아서 과연... 9월의 오더블은 말콤 글래드웰의 다윗과 골리앗이었는데, 글래드웰은 다 잘 맞는 거 같으면서도 뭔가 삐끗하는 부분이 좀 있다.

이거 말고는 뭐 했지? 이제 듣기도 보기도 귀찮아서 넷플릭스 등한시 하고 있는데 슬슬 손을 대야 하나... 연휴라도 할 일은 없어지지 않으니 엉엉.

7월의 BBC 라디오

소일거리 2020. 7. 12. 21:11 Posted by 바나나피쉬

한동안 BBC 라디오 끊었다가 다시 듣고 있다. 찰스 패리스 시리즈가 새로 나왔고, 예전에 열심히 들었던 럼폴 시리즈도 재방되고 있으며, 이것 저것 재미있는 추리물이 방송되고 있다.

일단 BBC Radio 3로 시작하자면, 코로나19로 영국도 극장 문을 닫았기 때문에 새로 시작했던 연극이 타격을 입은 모양. 버티 카벨이 주도하여 Lockdown Theatre Festival을 기획했다. 극장 공연 버전을 녹음해서 (이것도 각자 했다고 했나... 그건 다른 기획이었나) 라디오로 방송한 것. 그중 마이크 바틀렛의 Love, Love, Love를 들었다. 이 마이크 바틀렛이 Cock의 그 마이크 바틀렛인가 싶어서 검색했더니 희곡 엄청 쓰다가 TV로 진출하여 쀼의 세계 원작인 닥터 포스터를 썼다고. 헐. 깜놀. 79년 생인데 30대 초반부터 이미 성공해서 이름을 날렸고 이제는 완전 자리 잡은 듯. 마침 바로 전에 Lungs를 들어서 뭔가 비슷하기도 하고 아닌 거 같기도 하지만 그래도 재미있다는 결론을 내렸... 리처드 아미티지가 브로드웨이에서 공연했었나... 요즘은 들어도 읽어도 생각이 안 난다. 베이비 부머 세대에 대한 지나치게 신랄한 비판이라고 했던가. 60년대부터 현재까지를 다 다뤄서인지 어떤 나잇대가 들어도 다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나온다. 레이첼 스털링 목소리 오랜만에 들어서 좋았슈. Lungs도 괜찮았는데 (김동완이 한국 버전 공연한다는 기사를 읽었는데 계속 렁스라고 나와서 이게 뭐여... 거기다 작가 이름도 안 나와서 이거 한국 오리지널이여 라이센스여 했던 기억이... 작가는 던컨 맥밀런이다) 교육을 잘못 받았나 자꾸 남자 주인공에 감정 이입하는 나를 이해할 수 없었다... 공감력을 더 키워야겠어. 하지만 작가가 남자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는지도. 이것도 마침 전에 퍼스트 리폼드를 봐서 뭔가 연결이 되더라는.

이거 외에는 DI Gwen Danbury 시리즈를 들었다. 시리즈 2만 올라와 있는데 재밌더라. 사람은 죽어 나가지만 코지 미스터리 스타일이다. 덩치좋은 여자 DI 댄버리와 그의 어머니, 그리고 이혼남 DS 헨리 제이콥스가 소소한 사건들을 소소하게 해결해 나가는 이야기. 몇 년 전에 들으면서 그냥 자버렸던 기억인데 정신 차리고 들으니 재밌네. 벌써 생각은 안 나지만.

아, 그리고 Don't Look Now. 대프니 듀 모리에의 단편을 라디오 드라마로 바꾼 거라고. 산책하면서 들었는데 소름 쫙, 등골이 서늘한 부분이 몇 번 있었다. 간단 내용을 적자면. 이탈리아 베니스로 여행 간 부부가 식사를 하다 나이가 지긋한 자매 여행객을 만난다. 자매 중 언니는 눈이 안 보이지만, 영적 능력이 있어 이 부부에게서 병으로 죽은 딸의 존재를 감지한다. 부인은 딸을 잃어 너무도 상심하던 차에 위로의 말을 듣고 기운을 차리나, 남편은 뭔가 석연치 않은 느낌을 받고 자매 여행객을 의심한다. 특히 자매 중 언니가 남편에게도 영적 능력이 있으며, 가능한 한 빨리 이탈리아를 떠나야 한다고 부인에게 귀띔해 준 상태라 더욱. 거기다 부부가 가는 곳마다 자매 여행객이 등장하고, 남편의 눈에 이상한 장면이 계속 들어오자 (살인 장면) 남편은 자매 여행객이 자신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미치거나 사기를 계획하고 있는 게 아닌지 점점 더 의심하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호텔에 돌아오니 학교에 다니고 있던 아들이 갑자기 아프다는 전화가 걸려오고, 부인은 자매의 예언이 맞았다며 허겁지겁 짐을 싸서 비행기로 영국에 돌아간다. 짐도 많고, 차를 타고 한 여행이라 어차피 운전을 해서 영국으로 돌아가야 했던 남편은 부인보다 나중에 출발하기로 한다. 그런데 뒷정리를 하고 돌아가려는 남편의 눈에 보트에 올라 탄 부인과 두 자매가 들어온 것. 비행기를 타고 있어야 하는 부인이 다시 호텔 근처에 나타나자, 남편은 비행기가 취소되었던지 다른 문제가 있던지 해서 부인이 돌아온 줄 알고 호텔에서 기다린다. 그러나 부인은 오지 않고, 결국 경찰을 동원해 두 자매까지 찾아내어 부인에 대해 묻지만 부인의 행방은 묘연하다. 더 큰 문제는 그 지역에서 연쇄살인사건이 일어나고 있던 것. 부인에 대한 걱정으로 어쩔 줄 모르던 남편에게 전화가 걸려오는데, 그게 바로 부인. 무사히 도착해서 아들 상태도 잘 확인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렇다면 남편이 본 사람은 누구였지? 왜 두 자매와 같이 있었던 거지? 왜 슬픈 표정이었지? 도무지 영문을 모르는 와중에 길을 걷다 예전에 봤던 살인 사건과 비슷한 장면을 마주하게 된 남편. 그의 운명은! 이게 내용의 거의 전부다. 결론만 한 줄 남은 상태. 오랜만에 조마조마 재미있게 들었다.  

오더블도 열심히 듣고 있는데 완전히 빠질만한 책은 아직 못 찾았다. 괜찮은 책 찾기가 쉽지 않아...

5월의 오더블

연극+책 2020. 5. 28. 00:23 Posted by 바나나피쉬

매달 구독은 하고 있지만 집중해서 듣지도 않고 몇 달에 걸쳐 하나씩 간신히 끝내고 있는 중이었는데 이번 달은 벌써! 끝장을 보았다. 제목은 Pretty Things. Jannelle Brown의 소설이다. 신간 중에서 고른 거였나, 스릴러에서 골랐나, 아무튼 별생각 없이 골랐는데 생각보다 금방 끝냈다. 일단 나레이터가 두 명으로 여자 주인공 둘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이야기를 각각 맡아 엄~청 잘 읽어준다. 주인공 중 하나가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라 시기상으로도 업데이트 잘 되었고, 내용 자체도 뻔한 듯하면서 흥미롭다. 처음 들으면서는 계속 헨리 제임스의 The Wings of the Dove (안 읽고 영화만 봤다. 헬레나 본햄-카터에 빠져 있을 때)가 생각났는데 다른 독자들도 궁금해했던 듯.

사기꾼 엄마 밑에서 영재교육(?)을 받고 자란 니나가 일생일대의 사기를 꿈꾸며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이자 미국 "귀족" 집안 출신(가족 성이 잘나가는 "그룹"의 이름이고 백여 년 이상 대를 이어 부유하게 살아온 집안)인 바네사에게 접근하는 것으로 사건이 시작된다. 니나는 부잣집 아이들의 인스타그램을 뒤지며 사기를 칠 상대를 고르고, 이들에게 접근해 물건을 훔쳐내는 식으로 엄마의 암 치료비를 충당하고 있다. 남자 친구 역시 사기꾼으로 아일랜드 출신에 배우 지망생이었던 터라 온갖 종류의 연기에 능하다. 그러나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훔쳐낸 앤티크 가구를 팔아주던 장물아비와 연락이 끊기고, 엄마의 암이 재발하고, 급기야 경찰까지 집 앞을 기웃거리자 니나는 평생 걱정 없이 살 수 있도록 한 탕 크게 하고 이 세계를 뜨기로 한다. 마지막 제물이 된 상대는 바네사 리블링. 인스타그램에서 패션 스타일로 인플루언서가 되었지만, 원래부터 대대손손 부잣집 자손으로 유명했고 니나와는 과거에 스쳐 지나가듯 만난 적이 있다. 바네사의 남동생 베니가 니나의 10대 시절 남친이었던 것. 바네사는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파혼까지 당하자 어린 시절 지냈던 레이크 타호의 성으로 돌아가고, 그 성의 금고에 100만 달러가 들어있다는 사실을 베니에게 들은 적이 있는 니나는 돈을 훔치기 위해 이름을 바꾸고 사기꾼 남자 친구와 함께 바네사에게 접근한다. 여기까지도 니나와 바네사가 왔다 갔다 이야기를 들려주고, 이후에도 같은 사건을 다른 시점으로 전달해서 재미있었다. 이것만 보면 딱 The Wings of the Dove. 헨리 제임스 소설도 미국 졸부집 딸에게 영국인 커플이 접근하는 내용이었던 기억인데, 소설에서는 남자가 너무도 순수하고 병약한 미국인 졸부 딸에게 빠져버리고 말았던 듯. 그래서 헐... 혹시 같은 내용? 했는데... 사건이 팡팡 터지지요.

내용이 참신하진 않지만 (거기다 이게 그렇게 오랫동안 마음에 담을 일인가... 싶은 부분이 많았다) 구성이 잘 되어있고, 무엇보다 끝까지 지루하지 않게 이야기가 진행된다. 비밀도 생각보다 빨리 밝혀지는 등, 고구마 구간 없고. 그리고 나레이터의 퍼포먼스가 좋다. 물론 남친의 아일랜드 액센트는 흠... 했지만, 미국에서 오래 살아서 액센트가 거의 안 남아 있다는 설정이니 그러려니 싶기도. 니콜 키드먼이 아마존 프라임 드라마로 제작도 한다는 듯? 한국에는 아직 출간이 안 된 것 같던데 이것도 나오면 꽤나 인기 끌지 않을까 싶다.

5월

소일거리 2020. 5. 19. 01:24 Posted by 바나나피쉬

5월도 벌써 중반을 넘어서서 후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왜 이렇게 시간이 빠르게 가는 것이냐. 분명 2주 전에 시간 많으니까! 했더니 오늘일세... 처리할 일이 이것 저것 있어서 귀찮아!를 입이 마르도록 외치며 지내고 있다. 그렇다고 뭔가를 하는 것도 안 하는 것도 아니여... 나는 집순이라 며칠이고 집에서 안 나가도 괜찮은 인간인데 나마저도 우울해지다니 이건 정말 새로운 세계로구나.

5월에는 뭘 했나... 아직도 리디의 노예로 살고 있다. 거기다 네네까지 진출해서 포인트 모으는 중. 미쳤나봐. 거기다 BL 만화도 본다 -_-;; 미쳤어. 이렇게 놀고 있으니 내가 그동안 얼마나 놀았는지가 확 와 닿으면서, 남들처럼 열심히는 못 살겠다 싶은 것이... 일을 바꿔야하나. 글도 하도 안 써지고 못 써서 필사를 한 번 해볼까 했는데 그마저도 귀찮아서 한 장 하고 끝이다. 앤 패디먼의 훌륭한 영어 실력을 모방하고자 했는데 책을 잘못 골랐나.

아, 요즘 읽고 있는 책은 Smoke Gets in Your Eyes다. 한국어로도 번역되었다길래 일단은 킨들을 지르고 번역된 건 도서관에서 대출을... 쿨럭. 괜찮은 책이다. 20대 여자 장의사로 이목을 끌긴 했지만 워낙 기본기가 있는 분이라 그런지 (학벌에 약하다. 그리고 중세사 전공이라잖아) 일상과 학문을 적절히 섞은 좋은 글이 많다. 물론 뜬금없이 인용되는 부분도 없다고는 못하겠다. 몇 년 전에 죽음 관련 책을 사 두고 아직도 안 읽고 있는데 (벽돌 수준의 두께라 감히 손을 못 댔다. 방 구석 어딘가에 깔려 있을 듯) 이 책은 접근성이 높아서 좀 더 본격적인 책으로 가기 전 워밍업으로 읽으면 되겠다 싶다. 물론 몰랐던 사실을 너무나 많이 알려줘서 약간 충격이기도 하다. 영어 공부 한답시고 원서는 그대로 보는 편인데 요즘은 번역도 궁금해져서 둘 다 같이 보고 있다. 그러나! 번역에 오류가 좀 있더라고요. 제일 벙찐 건 Medieval Times를 언론사로 번역하셨... 이거 중세시대처럼 꾸며놓은 테마 파크 아닌가. mead wench면 차 심부름하는 아가씨가 아니라 중세시대 옷 입고 테마 파크에서 서빙하는 여자 직원 아녀? 중세사 전공은 일자리가 워낙 없어서 이런 테마 파크 직원 아니면 갈 데 없다는 거 아니었나!!! (여기 말고도 갈 데는 물론 있다.) 피넛 버터 에피소드에서도 Jif는 접착제가 아니라 피넛 버터 브랜드자녀! 그리고 책을 언급하면서 "내가 복사한" 이라는 말이 나와서, 헐... 책 복사는 불법아닌가, 절판도 아닌데, 했더니 my copy, 내가 갖고 있는 책이라는 걸 이렇게 ㅠ_ㅠ 이거 말고도 꽤 있더라고. 역시 번역은 문법이 아니라 배경 지식의 문제인가. 접한 적이 없으면 모르는 게 당연할 수도 있고... 그러나 좀 충격. 물론 가장 큰 충격은 10년도 더 전에 YA 소설 읽다가 배에 식스팩 있다는 걸 음료수캔 여섯개짜리(이것도 식스팩이긴 하지)를 한 번에 들 수 있을 정도라고 번역한 걸 발견했을 때였다만. 나는 한 손가락으로도 식스팩 들 수 있지만 배에 왕 자는 없다고. 으흐흑.

아무튼 이러고 있다. 인터넷 뒤지면서 리뷰도 읽고 있는데 번역이 별로라는 리뷰에 번역하신 분 본인이 댓글을 달아서 허거걱. 그래 비난하기는 쉽지만 직접 하라면 나는 더 못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록은 해 두겠다.

4월

소일거리 2020. 4. 18. 23:25 Posted by 바나나피쉬

4월의 유흥도 계속된다. 그러나 지난달에 비하면 책에선 약간 손을 뗐고 (눈이 침침해서.. 노안이 오나), 그렇다고 딴짓을 엄청나게 하는 건 아니지만 안 하는 것도 아닌 애매함이 계속되고 있다.

요즘 넷플릭스를 좀 보는데 새로운 건 손이 안 가서 예전에 보던 걸 계속 반복.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일본어와 영어로 보며 약간 우울해졌고, <이웃집 토토로>까지 손을 뻗쳤으나 이것도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늙었네. 이제 다음 세대에게 물려줘야 하는가.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기무라 타쿠야와 크리스찬 베일의 더빙을 번갈아 들었다. 둘 다 잘하는구먼. +_+ 기무라 타쿠야 목소리가 특히나 어리게 들리던데 따지고 보면 그땐 젊었었네. 예전에 DVD도 질렀다만 정품이 아닌가 잘 안 나오고 버벅거려서 띄엄띄엄 봤다가 이제 넷플릭스에서 돌리고 있다. 다음에는 얼마 전에 시즌 2가 나온 어글리, 딜리셔스를 봤지. 이런 프로그램은 거의 보질 않아서 새로운 시도인지 뭔지는 모르겠다만, 일단 데이비드 창이 너무 귀엽고 (말도 잘하시지. 근데 10여 년 전에 갔던 모모후쿠는 솔직히 별로였...), 내용도 제법 알차며 (프라이드 치킨이랑 프라이드 라이스 편이 굉장하다), 감동 포인트(시즌 2 첫 번째 에피소드 대박. 지나치게 개인적인 내용이긴 하지만 울면서 봤다)가 넘쳐난다. 다 보는 게 아까워서 시즌 1의 마지막 에피소드 2개 남겨놨었는데 이번에 끝. 프라이드 라이스 편에는 안 그래도 요즘 읽고 있는 책의 저자 제니퍼 8 리가 나와 정말 똑소리 나는 발음으로 설명 잘해준다. 난 목소리와 발음에 언제나 약해... 프라이드 치킨 편은 역사 수업에 써도 될 정도. 그러나 한 번 보고 안 봤나... 아, 킹덤 2도 보긴 했지. 재밌었슈. 전지현 언제 나오나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다 김이 좀 새긴 했다만.

아, <머니 게임>도 봤다. 유태오가 맡은 유진 한 역할이 포털에 종종 뜨길래 궁금해서 티빙 월정액권까지 질러가면서 봤다!!! 괜찮네. 연기 다들 잘하고. 고수가 급 늙게 나와서 조금 슬펐지만 여전히 잘생겼고, 연기 잘 하고, 멋있어요. 심은경이 나온 드라마는 본 기억이 없는데 괜찮네. 전반적으로 연기 잘한다만 가끔 딱딱한 느낌이 있었는데 <머니 게임>에서는 전혀 없었던 듯. 그리고 대망의 유태오. 완전 귀요미 ㅠ_ㅠ 한국어 거의 못했다고 들은 기억이다만 많이 늘었나 보다. 그러나 여전히 좀 어색. 물론 발음을 엄청 정확하게 해서 듣기는 나쁘지 않았는데 정확도를 높이려니 속도가 느려져서 어눌하게 들렸다는 것이 단점. 그러나 이 정도만 해도 워디여. 영어도 엄청 잘한다만... 미국인으로 패스는 못 하겠... 뭐 이 모든 것이 상쇄될 만큼 연기 괜찮고, 얼굴 괜찮고, 몸 괜찮... 옷도... 심은경이랑도 잘 어울렸고. 요 며칠 행복했다 흑. 근데 <머니 게임> 보면서 <시동>을 같이 봤더니 (이것도 재밌었다. 어쩜 연기가 다들 이렇게 자연스러운지. 정해인은 그닥 좋아하지 않았는데 연기 잘하는구먼) 머니 게임에 나오는 인간들은 별세계 인간이라 이런 애들이 진짜 있는가 싶고, 내 세계는 오히려 시동 쪽인가 싶어서 약간 우울(?)해졌다.

로설은... 리디와 네네에 함께 발을 담구어 이제 파멸의 길로... 정말 심난할 때 읽으려고 이것저것 사놨는데 문제는 쟁인 걸 안 읽고 자꾸 사이트를 또! 기웃거리며 미리보기를 한다는 것. 얼마 전에도 <성스러운 그대 이르시길> 사놓고는 (평이 하도 좋아서 1권 무료인데도 다 사버렸고 지금은...) 안 읽고 다른 책에 눈을 돌리고 있었다고. 그래서 오늘 읽어버렸다. 흠. 기대가 너무 컸는가. 재미는 있는데 생각보다는... 재탕을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1권 무료는 나 같은 사람을 위한 것인지, 무료로 읽고 나서 그 자리에서 다음 권 질러 버린 것도 꽤 있다. 이번에는 <어느 왕국의 서사시>. 이거 재미있었슈. 꾸금이 아닌데도 열심히 한 자리에서 다 끝내버렸다. 아무 생각 없이 봐도 돼서 좋다. 물론 내용이 없다는 게 아니고 내가 평소 읽는 이상한 책에 비해서 그렇다는... 그래서 복잡한 책을 못 읽겠다. 로설도 정독하려면 할 수 있는데 다른 책만큼 내용이 촘촘하게 박혀있는 게 아니니까... 어차피 기웃거릴 거면 그냥 읽던 거나 끝내자 싶어서 <폐하의 밤>도 다 끝냈고. 이건 진짜 명작이 될 줄 알았는데 뒷부분에서 약~간 힘이 빠져서 아쉬비. 그러나 어차피 결말은 정해진 것. 이렇게 쓰니 다 까는 것 같지만 그래도 재미있어서 끊을 수가 없다. 아 이를 어째. 네네에서는 네네마트 때마다 나담을 지르고 있는데 이것도 다 사면 6권이고, 읽기 시작하면 끝을 봐야니까 당분간은 멀리 해야겠구나. 읽을 책이 산더미인데 왜 눈이 안 가는가. 노안이 와서?